베트남, 젊지만 고급인력은 여전히 부족
베트남경제를 평가할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풍부한 노동력일 것이다. 이는 베트남 인구의 절대적인 수를 고려해 본다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2010년 7월 공식적으로 발표된 베트남의 인구는 8957만1130명으로 1억 명에 곧 다다를 전망이다. 더욱이 인구의 구조를 보면 총 인구의 평균연령이 27.4세로 매우 젊고, 경제활동인구라 할 수 있는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가 68.3%나 차지하여 절대적 기준에서 보면 매우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사람을 고용하려면 딱히 쓸 만한 현지인을 찾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자연자원 등 경제성장에 필요한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경제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만큼의 충분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 못함은 인력의 질적 구성과 무관하지 않다.
고급노동 인력은 전체의 10% 정도
베트남에서는 매년 약 백만 명의 신규구직자가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따라서 이렇게 새롭게 진입하는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일자리가 창출되어져야 하는데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기에는 아직 베트남 경제가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베트남 노동시장은 전형적인 개발도상국 형태의 초과공급 상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관련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실업률은 3% 대 이하로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도농 간의 고용형태가 다름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 농촌지역 대부분의 노동력은 스스로 고용되는(Self-employed)의 구조이기 때문에 실업 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에서 사실상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또한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하여 일을 더 하고 싶으나 실질적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하지 못하는 저고용(Under-employment)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이다. 고용관련 자료에서도 농촌지역의 실업 율은 1%대 이하인 반면 도시지역은 그 보다 훨씬 높은 5-6%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노동력의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노동력의 질인데, 이를 교육과 연계하여 생각해 본다면, 베트남 노동력 중 직업훈련학교에서의 교육을 포함하여 그 이상 전문대 및 대학교육을 받은, 즉 소위 숙련 또는 고급노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인력은 전체의 약 10% 정도에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 정도의 인력은 소위 저임금의 단순 노동력인 셈이다. 더욱이 문제는 고급인력의 양성이 시간이 지나가도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데 베트남의 고민이 있다. 전체 노동생산성 측면에서도 베트남은 다른 아세안국가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약간 높으나 중국과 비교해서는 아직도 현저히 낮은 편으로 앞에서 언급한 고급 교육을 받지 못한 단순 노동력이 너무 많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도농 간, 산업간 임금격차로 소득분배의 불균형
베트남 노동시장을 수요측면에서 보면, 베트남에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당연한 현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농업부분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제조업의 성장은 성장만큼 고용을 흡수하지는 못하고 있다. 즉 제조업이 1% 성장하면 노동력을 1% 또는 그 이상 흡수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베트남이 당면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많은 노동력이 아직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농업부분이나 단순한 서비스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게끔 된다. 호찌민시에서도 많은 건장한 젊은 인력이 단순히 식당에서 서빙하거나 배달직원 등으로 허드렛일을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현상의 하나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베트남의 노동시장의 특수한 구조는 궁극적으로는 소득분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도농 간, 학력 간 그리고 산업간 임금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은 결국 사회적으로는 부정적 요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여 5개년 사회개발계획에서도 이미 농촌지역의 인력을 50% 대로 낮추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노동시장 구조가 질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으로 인한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강승원 호찌민경제대 교수
(애드윈 베트남 경제연구소장)
약력
미국Texas A&M 대학교 경제학박사
미국 Texas교통연구소 연구원
대전 우송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호찌민경제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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