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노사관계

kimswed 2014.02.13 11:35 조회 수 : 587 추천:116



주호치민총영사관_최태호 영사

2013년 베트남 노사관계는 그 어떤 해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기침체에 따른 인력공급 과잉 및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에 대한 인식 증가 등으로 인해 노사분규 건수가 감소하고 근로자들의 이직률도 줄어들었다.

베트남 노동 분야에 있어서 2013년에는 전면 개정된 노동법(10/2012/QH13)과 노동조합법(12/2012/QH13)이 시행된 것이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이다. 그러나 개정된 두 법률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하반기 이후부터 발행되었고, 아직까지도 시행규칙의 대부분은 발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개정 노동법 및 노동조합법은 2014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기업들에게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베트남 노동정책 변동사항들과 전망은 다음과 같다.


최저임금 인상은 지속

베트남 2014년 지역별 최저임금 시행령(182/2013/ND-CP)에 따라 2014년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25~35만동(14.3~16.7%) 인상된 190~270만동이 적용된다.

2014년 최저임금은 노․사․정 위원들로 구성된 베트남 국가임금위원회(2013년 8월 신설)에 의해 최초로 결정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베트남노동총연맹이 제시한 인상안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201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는 인상폭이 낮지는 않다.
베트남 경제상황,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향후에도 매년 15% 내외의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벌이 강화

“노동, 사회보험, 해외 인력송출 분야의 규정 위반에 대한 행정처벌 시행령(95/2013/ND-CP)”은 노동법 위반행위에 대한 벌금액을 종전보다 2~10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기업이 최저임금, 초과근로시간 규정을 위반하거나 노동허가증이 없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1~3개월까지 사업 운영이 정지될 수 있다.
주호치민총영사관, 코참 등에서는 위반사항이 적발된 경우에도 사업운영 정지를 곧바로 적용하기 보다는 경고 또는 시정기간 부여를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제공해 줄 것을 베트남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2014년에 이 행정처벌 시행령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이므로, 한국기업들은 노동법 위반으로 인해 사업 운영을 정지 당하는 시범 케이스가 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준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외국인 노동허가증을 발급 받기 더 어려워진다?

2013년 11월부터 시행된 개정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외국인근로자에 관한 시행령(102/2013/ND-CP)”의 규정만을 보면 외국인 노동허가 요건이 종전보다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종전 시행령은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자 또는 5년 이상의 해당분야 경력이 있는 자에게 외국인 노동허가증을 부여하였으나, 개정 시행령은 전문가(expert)의 경우 학사 이상의 학위와 해당분야 경력 5년을, 기술자(technician)의 경우 기술훈련 1년과 해당분야 경력 3년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직 시행규칙이 발행되지 않아 관리자(manager)와 운영책임자(executive officer)의 인정범위, 이들에게도 학력 및 경력요건을 함께 요구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차관은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자 또는 5년 이상의 해당분야 경력이 있는 관리자에게 노동허가증이 부여되는 것으로 시행규칙이 발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한국 고용노동부와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는 2013년 12월 31일 “베트남에 취업하는 한국인 전문가 인정에 관한 협력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학력과 경력에 상관 없이 한국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하거나 K-Move School을 졸업한 자는 전문가로 인정*되어 외국인 노동허가증을 발급받게 된다.
* 전문가 인정서는 한국산업인려공단에서 발급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들로 인해 시행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외국인 노동허가증 발급이 종전보다 오히려 수월해 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도 노동조합 지원금 납부

베트남 내 기업들은 법적으로 단위 노동조합을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법적 규정은 없다. 다만, 직속 상위 노동조합이 단위 노동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기업들을 방문하고, 근로자들을 설득․교육하여 노동조합 설립을 유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종전 노동조합법은 근로자의 권익보호 활동 및 노동조합 전임자 인건비 등에 사용하도록 노동조합이 있는 기업에게만 임금의 일정액(베트남기업 2%, 외국투자기업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노동조합 지원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었다.
* 외국투자기업에 대해서는 2009년부터 노동조합 지원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 노동조합법, 노동조합 재정에 관한 시행령(191/2013/ND-CP)에 따라 기업내 단위 노동조합 설립 여부와 상관 없이 기업은 사회보험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2%를 노동조합 지원금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들은 직속 상위 노동조합에게 노동조합 지원금을 납부하게 된다.


2014년에도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계속

일반적으로 노사분규는 경기 변화와 역행한다. 최근 베트남의 노사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베트남 경기침체 영향에 기반한다.
베트남에서 발생하는 노사분규의 70% 이상이 임금 상승을 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노사분규가 감소하게 된다. 물론,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그간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정책적 노력의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베트남 정부는 2014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5.8%로 설정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상승 추세도 유지하는 등 2013년에 비해 더 높은 경제목표들을 설정하였다. 그럼에도, 베트남 경제의 급격한 개선은 당분간 현실적으로 어려운 바, 2014년에도 안정적인 노사관계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경제․사회적 발전이 진전됨에 따라 고용․노동 분야의 관련 법령도 세분화되고 있으며, 노동 관련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베트남 국회는 2013년 11월 고용법을 제정하였고, 201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사회보험법 및 직업훈련법의 개정 뿐만 아니라 노동안전․위생법, 최저임금법 등의 제정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베트남의 지속적인 임금 상승 및 규제 강화에 적정하게 대응하면서, 어떻게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점에 당면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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