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을 가는 비행기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옆에 앉은 일본인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비즈니스로 싱가포르에 갔다가 쿠알라룸푸르로 이틀 후에 이동한다고 했다. 해외를 자주 나간다고 하니 살짝 부러웠다.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갔는데, 누군가가 아까 그 일본인을 벤츠 S 뒷자리로 안내했다. 나도 저렇게 비즈니스를 하며 해외를 다니고 싶다.
[2017년 가을] 사업을 시작한지 지금 6년이 지났다. 무역의 ‘무’자도 모르고, 영어조차도 안 되던 내가 지금 혼자서 해외에 나가 해외 바이어들과 소통에 큰 문제없이 미팅을 다닌다. 무역하길 진짜 잘했다.
무역회사를 설립하다
그동안 나는 투자했던 회사가 많이 기울어지고 있어 투자금 회수와 내회사를 소생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런데 싱가포르 비행기 사건(?) 후 투자한 회사의 제품을 가지고 무역을 하기로 결심했다.
단순한 것 같지만 그 비행기 안에서 만난 일본인이 선택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리고 지금 나는 더 이상 그 일본인이 부럽지 않은 반면에, 절실히 깨달은 것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함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2011년 8월, MDP 는 ‘모두 함께 즐겁게 행진하자(Marching forDelightful Passing)’라는 의미를 담아 (주)MDP를 설립하고 직원 1명과 함께 무역을 시작했다. 의욕은 충만했지만 무역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핵심 세 가지가 부족했다. 첫째 바이어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영어)능력, 둘째 무역 경험과 실무적인 업무 능력, 셋째 바이어를 발굴할 방법 등이다.
언어적 능력은 함께 사업을 시작하는 이사님이 미국에서 살다왔기에 해결이 어느 정도는 됐는데 무역 경험과 바이어 정보는 시간이 필요한 요소였다.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결국은 돈인데, 우리 회사는 정부와 유관 기관의 지원 프로그램과 한국무역협회(KITA)에서 운영되는 무역현장 자문위원의 자문 및 현장 컨설팅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무역을 하려면 KITA와 함께 하라!
아래는 우리 회사가 KITA에서 실제로 혜택을 입은 제도만 간추린 것이다.
-홈페이지 외국어 지원 서비스
-KITA를 통한 홈페이지 해외 홍보
-브로슈어 제작지원 (약 80만 원 정도 지원받았음)
-통번역 서비스 (회원사는 무료 이용)
-KITA CEO 조찬회 참석
(인터콘티넨탈에서 진행하는 월간 조찬회로 근사한 아침식사도 제공)
-해외 바이어 초청 무역상담회 참가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일본 GFair 등)
이외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소소한 지원이 있으며 강남 무역센터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등도 때에 따라서는 큰 도움이 됐다. 무역센터 이용은 특히 해외 바이어에게 조금 으쓱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무역협회로부터 받은 지원 가운데 당시는 특히 통번역 서비스와 브로슈어 제작 지원 서비스를 매우 요긴하게 사용했다.
베테랑 컨설턴트의 큰 도움
KITA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특히 고맙고 강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이는 바로 무역전문가 활용이다. KITA에는 무역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베테랑 전문가 집단이 있고 KITA 회원사는 누구나 활용이 가능하다.
사실 이와 유사한 전문가 집단을 운영하는 정부 및 지원 기관이 몇군데 더 있지만 그동안의 이용 경험으로는 그다지 유쾌한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KITA의 M 위원의 컨설팅과 실질적인 무역 업무 지원은 우리회사에게 큰 도움이 됐다. M 위원은 삼성물산에서 오랜 해외 영업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당사는 대만의 유수 병원그룹인 D사와 함께 중국에 진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금액이 100억 원을 넘는 대규모 계약건이라 추후 생길 수 있는 계약서의 조항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했고 통상전문 변호사도 이를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때 M 위원이 본인 평생의 노하우가 담긴 계약서 양식을 아낌없이 제공해 줬고 당사는 이를 활용하여 계약을 깔끔하게 체결할 수 있었다.
문서와 양식이 국제 거래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때로는 회사의 수준을 좌우하는 잣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M 위원의 지원은 ‘가뭄의 단비’란 말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우리 회사
는 이런 여세를 몰아 2016년 수출 유망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는 무역보험공사의 무역기금 지원으로 이어져 회사 성장에 큰 거름이되었다.
또한 D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R&D 정부지원 대상(해외 수요처 과제)으로 선정되어 7억 7천만 원을 지원받는 쾌거로 이어졌다.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북미시장에서 브랜드 굳혀 수출 80%
본인은 경제학으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경제학에서 핵심 본질가치는 ‘효용’이다. 작은 것을 투자해서 큰 것을 일구어 낼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여러 무역업체들에게 KITA 회원사에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권한다. 가입비 20만원, 연회비 15만원인데 활용하기에 따라 그 ‘효용’은 수천 배, 수만 배에 이를 것이다. 당사는 이미 그 효용 극대화를 체험하였다.
당사는 설립 6년차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수요에 맞추어 제조를 겸업하고 있으며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작은 회사이지만, 북미에서는 고유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통한다.
처음 내수를 기반으로 시작했다면 회사 성장의 방향도 속도도 지금보다 많이 달랐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감히 결론을 말한다.
“무역하라! 가치관과 사업관이 달라질 것이며 성공의 기회를 더욱 빠
르게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