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가 먼저 제안한 FTA 대응, 선물로 돌아오다
S사는 카메라 교환렌즈 전문 기업이다. 약 40년 전부터 카메라 렌즈를 생산해 왔으며 최근 새롭게 도약 중이다. 투명한 기업지배 구조를 실현하고 렌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자유무역지역에 소재하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고품질 카메라 교환 렌즈를 판매하고 있다. 세계 58개국에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구축해 제품을 공급 중이다.
회사 매출도 계속 성장했다. 연평균 9% 이상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선행 기술과 마케팅에 투자를 강화 중이다. S사는 핵심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지속 성장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2015년에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영화촬영용 시네마 렌즈 제품을 출시했다. 수동포커스 렌즈 시장에서의 회사 인지도와 영향력을 기반으로 2016년에는 오토 포커스 렌즈 시장에 진입했다. 사용자 층이 더 넓어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DSLR 카메라 렌즈 등 라인업을 점차 확대 중이다.
매출의 40%를 좌우하게 된 FTA
한-EU FTA가 체결되면서 회사는 깜짝 놀랄 일을 경험했다.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FTA 적용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국가에 수출해 온 업체인 만큼 S사가 처음부터 FTA에 대한 준비를 잘 해 왔을 것 같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FTA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자유무역지대에 회사가 위치하고 있어 수입 등에 이미 관세 영향이 없었기에 FTA가 그렇게 중요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회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영진은 관련 부서에 빠른 준비를 주문했다. 해외에서는 FTA에 대응할 수 있어야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유럽 비중이 컸기에 바이어 요구에 빨리 대응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 있었다. 관련 부서원이 FTA에 대해 듣고 관련 교육이 열릴 때마다 준비를 조금씩 해왔기 때문이다. ◯◯세관과 △△세관 등에서 이뤄지는 교육으로 정보를 어느 정도 알던 상태였고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획득을 위한 서류 등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이어 요구에 전사적으로 FTA 대응
하지만 S사는 사내에 원산지관리 전담자가 없었다. 운영 정보도 부족했고 원산지관리 절차도 구축되지 않았다. 또 여러 협력사의 인식 부족도 FTA 활용의 어려움 중 하나였다. 정확한 품목 번호의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받지 못해 사내 원산지관리 부담이 컸다.
S사는 FTA를 보다 정확히 알고 활용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였다. 한-EU FTA는 물론이었고 지속적인 FTA 협정국가 확대에도 대비했다. 협정 체결 국가에 수출할 경우 숨어 있는 관세이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현지 바이어의 지속적인 FTA 원산지증명서 요청에도 대응했다.
회사는 경영진의 지원으로 사내 원산지관리 전담자를 지정하고 원산지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내 제품과 원재료의 원활한 재고관리, 적정 원산지 증빙서류 보관 또는 관리를 위해 2011년 통합자원관리시스템(SAPERP)을 도입한 후 2014년 FTA 원산지관리 시스템을 추가 구축했다. 그 결과 원산지관리 시스템의 적극적인 유지 및 보수 관리로 사내 원산지관리 절차를 확실히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생을 위한 협력업체 지원
S사는 생산 제품에 투입되는 부품의 품목 번호인 HS CODE 앞 4단위가 동일한 원재료가 상당수였다. 안정적인 FTA 활용과 제품의 협정상 역내산 충족을 위해 공급협력사의 지원 협조는 물론 정확한 협력업체의 역내산 원산지 확인서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협력업체는 규모가 작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5인 이하 영세 업체가 70% 이상에 달했다. 당연히 FTA를 전담할 담당자가 없었다. 또 복잡한 원산지 규정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자체적으로 원산지 판정 및 서류 작성이 힘든 여건이었다. 이에 회사는 협력업체 원산지 관리 지원활동에 나섰다.
먼저 협력업체별로 개별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유관기관 지원 사업에 동반 참여했다. 협력사의 공급 품목에 대한 관세평가분류원의 품목분류 사전심사제도를 활용하여 공급 품목의 품목 분류도 지원했다. 협력사 지원은 역내산 원산지확인서 수취율을 높이는 성과를 가져왔고 원산지 업무의 정합성을 담보할 수 있어 중소 협력기업 사이에 상생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연도별 매출액 추이 (단위:억 원)]
FTA 효과를 톡톡히 보다
바이어의 요청으로 시작됐던 FTA 대응은 결과적으로 회사에 큰 이익으로 돌아왔다. 회사는 해외 구매업체가 관세인하 혜택을 받은 것은 물론 이익을 공유한 탓에 제품가격 상승과 판매 물량 증가가 동시에 진행됐다. 2016년에는 독일에서 한-EU FTA 사후검증 시 원활한 대응을 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으며 대외적 신인도도 증가했다. 이 밖에도 FTA 특례 기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업 경영 이익을 높이고 전담 관리자 지정 등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매출 증가는 당연했다. 지난 2011년 512억 원에서 2017년 663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무역의 날엔 ‘5000만불탑’도 수상했다. 적극적인 FTA 활용으로 해외 신시장 개척에 성공한 덕분이다. 각 수출 시장에서도 성장을 계속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2014년 수출액은 81억 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48억 원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회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업 가치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 기존 제품은 물론 신규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자동차용이나 의료, 산업, 보안용 등으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판매 경로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