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뷰티·식품업계가 거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일본에 추격당할 위기에 처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대일 수출길이 좁아진 상황에서 주력 수출국인 중국마저 일본에 빼앗긴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13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일본이 수입액 7억7000만 달러로 한국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2위는 7억3000만 달러를 수출한 프랑스가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한국은 이번에 7억2000만 달러로 3위로 추락했다.
한국과 일본 간 격차는 50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일본의 수출액 성장률이 80%에 달하는 등 약진이 두드러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제품군은 색조화장품인데, 이 시장에서도 일본이 맹활약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율을 더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가 조사한 중국 색조화장품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13.89%의 성장률(유로모니터 기준)을 보이고 있다. 향후 5년간 11.9% 연평균 성장률로 2023년까지는 660억 위안(약11조 3341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입액도 지난해 98억9200달러로 이중 한국산 색조화장품의 수입액은 26억 달러로 1위에 올랐다. 일본은 23억 달러 규모로 2위다.
한국산 색조화장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감률 면에선 일본이 2017년 전년대비 80%, 지난해 전년대비 91.5% 증가하는 등 증가세가 한국(70%)보다 월등히 높아 한국을 추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경간 전자상거래(온라인 수출입)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온라인 수입 증가율은 20%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전자상거래 수입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 중이다.
올해 상반기 수입액 기준으로는 일본이 한국을 앞질렀다. 일본은 전체 수입액의 19.1%로 1위, 한국은 10.7%로 3위다.
중국의 온라인 수입 상위품목은 화장품과 식품으로, 중국 온라인 수입 시장에서 K-뷰티와 K-푸드가 일본에 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K-푸드는 화장품에 비해서는 위기감이 덜하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일본에 시장을 빼앗겼거나 추격당할 수 있는 조짐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58%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수입식품을 구매 중이다. 그런데 수입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유럽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 외 국가로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제품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뒤처지는 6위에 그쳤다.
중국에서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수입 라면의 경우에도 한국이 압도적으로 1위다. 한국산 라면은 중국에서 지난해 9821만4000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이는 전년대비 6.5%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일본 라면은 수입액 기준으로는 대만, 홍콩에 이어 4위지만 증감률 면에서는 전년대비 43%나 성장해 한국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 무역관은 “중국인의 소득이 늘고 가격보다 제품의 품질을 우선시하는 트렌드가 점차 자리잡으면서 수입제품을 찾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면서 “수입품종과 수입대상국이 다양화되면서 수입대상국 순위도 크게 변동되고 있는 만큼 품질을 강조하는 한편, 온라인 등 현지 유통 채널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