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상거래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전국의 모든 물리적 상점이 문을 닫았다. 온라인애플리케이션이 쇼핑 수요를 담당하는 유일한 선택이 되면서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주문의 급격한 증가를 기록했다.
플랫폼은 건강 위기가 발생한 이후 적어도 20%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일부는 평일보다 150% 증가하기도 했다. 라자다(Lazada)의 경우 손 소독제는 160%, 화장지는 60%, 통조림 및 포장 식품의 경우 50% 증가했다. 2020년 첫 3개월 동안 식료품 소비가 45%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기반 온라인쇼핑 통계 기업인 아이플라이스(iPrice Group)의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재택근무수요의 상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웹캠(webcam)은 624%, 키보드는 264%, 장난감은 388%, 홈 트레이닝용품은 116% 증가했다. 주방용품 카테고리 상품 판매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닐슨(Nielsen)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직접 구매보다 온라인쇼핑에서 더 많이 주문한다고 응답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여 소비자의 현관 입구에서 접촉 없이 배달(touch-free delivery)하거나 신선한 음식 배달과 같은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이플라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평균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판매는 증가했지만, 방문자 수가 감소한 원인은 일자리를 잃은 소비자들이 생활필수품 이외의 소비는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에 전자상거래 성장에 크게 이바지한 품목은 전자제품 및 패션이었다. 전자제품은 가정의 체류 시간 증가 요인에 의한 주방용 및 재택근무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자 수가 5% 증가에 그쳤다. 패션은 방문자 수가 38% 감소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Big 4는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브이엔다이렉트(VNDIRECT) 증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불타는 돈’의 경쟁이라고 불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회사의 치킨게임 경쟁에서는 시장점유율 1%를 늘리기 위해서 540만 달러의 비용을 소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은 근본적으로 창고 시설의 확보 등 인프라에 투자되기보다는 신규 이용자 확보를 위한 이벤트 등에 사용된다. 소비자에게는 2시간 이내 배달 서비스를 해 주고, 다량 판매사업자에게는 판매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배달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식이다.
롯데L과 같이 롯데마트의 창고를 활용하면서 전문업체 그랩(Grab)을 통해 1시간 이내 배달하는 실속 있는 서비스에 비해 플랫폼 사업자의 시스템은 열악한 편이다. 늘어나는 주문을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창고 시설이 부족하여 자연스럽게 물량이 많은 대형 판매사업자의 상품만 창고에 입고하여 직접 배달하고 판매 수량이 적은 중소 판매업자의 상품은 판매사업자가 지정된 방식에 따라 포장하고 배달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따라서 라자다 및 쇼피(Shopee)의 이런 판매 방식에서는 낮은 품질 및 가짜 제품의 판매가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많은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잘못된 품목을 구매하고도 플랫폼으로부터 보상이나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신고했다.
라자다의 소비자는 주문과 다른 품목을 배달받은 것에 대해 불평했다. 라자다는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문 시스템이 외부에 있기에 소비자는 반품이나 환불과 같은 정책을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쇼피에서 일본산 마스크가 정상가격의 10배에 판매되기도 하였으며, 인증되지 않은 상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2020년 1분기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월평균 방문자 수는 정품 위주로 판매하는 티키(Tiki)는 50만 건이 감소해 2400만 건을 기록했다. 라자다는 730만 건이 감소한 1976만 건, 센도(Sendo)는 960만 건이 감소한 1760만 건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티키의 경우 일정한 검증을 거친 상품만을 플랫폼에서 취급하고 있다. 수입인증은 되었는지, 정식으로 통관하여 수입스티커는 부착되어 있는지, 생산업체와 판매업체가 다른 경우 생산업체로부터 판매 위임은 받았는지, 유통기한은 6개월 이상 남아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한국의 수출 도매센터에서 취급하는 수출용 중에는 가격이 매우 값싼 유통기한을 위조한 상품도 있다. 베트남의 온라인쇼핑에는 수입스티커 없이 정식으로 통관하지 않은 제품이 정품보다 20%~30% 정도 싸게 팔리는 상품들로 넘쳐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체들도 우선 팔아야 하는 데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소지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바탕을 근간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수출을 위해 바이어가 어떤 방식으로 베트남에서 판매하는지에 관심을 두고 확인하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