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헨스(RUHENS) 정수기로 알려진 ㈜원봉은 1991년 설립된 국내 정수기 제조업체다.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전해수기 등 청정가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올해 코로나19 상황에도 FTA 수출 활용 등으로 1분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29%(145억→187억 원)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 업체는 2018년에는 FTA 활용 컨설팅에 참여해 정수기 품목에서 한-ASEAN(아세안) FTA 품목별 인증수출자 자격을 취득했고, 이듬해인 2019년도 수출액은 전년도 617억 원에서 22% 증가한 752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공기청정기 수요증가에 대응해 인증수출자 자격을 획득했고, 코로나19발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1분기 공기청정기 수출은 전년 대비 170%대 증가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아세안 가전제품 시장에서 우리 가전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청정·고효율·소형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이 유망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최용민)이 6일 발표한 ‘아세안 가전시장 동향 및 진출 전략’에 따르면 2014년부터 아세안의 가전제품 수입은 연평균 8.5%씩 늘어, 2018년에는 122억3048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지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 및 소득 수준 향상은 수입가전 수요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2030년까지 전체 인구의 65%가 중산층으로 편입될 전망이고, 수입 가전제품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층이 두터워 향후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기존 우리 수출의 주력 상품인 4대 가전(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의 글로벌 시장은 성숙 단계로 스마트·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추가 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반면, 교체 주기가 짧은 소형가전과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확대된 청정가전 등의 수요는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미국, 중국, EU 등 우리나라의 주요 가전 수출국 대비 가전제품 보급이 더딘 만큼 잠재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아세안 수입시장 규모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는 대기와 수질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헬스케어 및 건강 관련 가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성비와 효율성이 높은 소형가전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청정가전 ▷고효율가전 ▷소형가전의 세 가지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우선 ‘청정가전’ 수요에 대응한 현지의 가전 렌탈시장 활용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아세안의 청정가전 수입은 연평균 10.5%씩 증가했으며, 현지 렌탈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청정가전은 위생적 관리와 소비자 경험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만큼 렌탈시장을 활용하는 한편 방문관리사를 통한 파생 영업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이 효과적일 전망이다.
보고서는 먼저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비데,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 청정가전은 렌탈 방식 진출이 유망하다”면서 “렌탈은 이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은 데다 현지 방문 관리사(코디)를 통한 파생 영업이 가능하고 위생 관리 측면에서 소비자들도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효율 가전’ 등을 통한 가성비 제고 전략을 추천했다. 최근 아세안 지역에 중국기업들의 저가 가전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기술력을 활용한 절전형 가전과 다기능 가전을 생산하면서 에너지 효율과 가성비를 홍보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아세안은 전기 인프라가 낙후돼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면서 “최근 중국의 저가 가전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가격 면으로는 경쟁이 어려운 만큼 고효율·고성능·저소음의 기술력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1인 가구의 증가로 이동식 에어컨, 차량용 공기청정기, 화장품용 냉장고, 도마 살균기 등 ‘소형가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아이디어 제품과 현지화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아세안 지역의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형가전 시장 규모 역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인다. 휴대용 공기청정기 등 기존 제품의 소형화와 함께 화장품용 냉장고 등 아이디어 상품의 개발은 젊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됐다.
또한, “현지의 종교와 기후 등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생산과 마케팅 방식 변화도 새로운 수요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신뢰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에 주력한다면 아세안 가전시장 진출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무역협회 손창우 수석연구원은 “작년 우리나라 가전제품 수출 중 절반에 가까운 44.4%가 미국과 중국 수출로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면서 “아세안은 가전제품 시장을 독식하는 기업이 없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이 많아 시장 상황에 맞는 신규 수요를 발굴한다면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세안 가전시장 유망 품목>
국가명 |
유망 품목 |
베트남 |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어, 면도기, 두유제조기, 에어프라이어 등 |
태국 |
믹서기,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청소기, 피부관리기, 면도기 등 |
인도네시아 |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정수기, 면도기, 헤어드라이어 등 |
말레이시아 |
제습기, 에어컨, 선풍기, 정수기, 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
필리핀 |
에어쿨러(이동식 에어컨), 소형 냉장고, 건조기, 청소기,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