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국가 중에서 한국인의 여행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2016년부터 베트남이었다. 2015년부터 베트남에 입국하는 외국인 중에서 한국인이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에 입국하는 관광객은 매년 증가를 거듭하여 2015년 796만 명에서 2016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하고 매년 20%가 넘는 높은 성장률로 2019년에는 1800만 명을 기록했다. 2019년 베트남에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은 430만 명을 넘어섰다. 관광객 1인당 소비하는 평균 금액도 900달러를 넘어섰다.
여러 국가의 외국인에게 비자 면제를 대폭 확대하는 프로그램 시행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정책이 이어졌으며 2020년에 2500만 명의 방문자와 GDP의 10%에 해당하는 3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정부가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매년 7%를 넘나드는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내국인의 관광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였다. 취미생활 1호가 여행인 베트남 사람들에게 여행 수요는 숙박업과 함께 외식업이 대폭 성장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팽창하던 외식산업은 상점 일시 폐쇄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온라인 주문을 허용하고 배달을 할 수 있었지만, 베트남 외식업은 이에 대해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20개의 브랜드로 구성된 400여 개의 레스토랑을 보유한 골든게이트 그룹을 비롯해 모든 외식업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상점 운영의 일시 중지를 이행하면서 1개월간 문을 닫았다.
5월부터 95%가 넘는 점포가 문을 다시 열었지만, 점포를 찾는 고객은 50% 정도 감소한 상태이다. 언론이 고객들과 인터뷰한 내용에 의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방문 시기를 늦췄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 준 건물주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거리 두기 기간이 해제된 이후에는 2~3개월 정도 일시적으로 30% 할인해 줌으로써 외식업체는 매출은 줄었으나 임대료를 보전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점포수가 많은 프랜차이즈 체인들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임대료 50% 할인 요청이 있었으나 건물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울러 기업들은 점포를 닫은 기간 동안 종업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요청했으며, 점포를 다시 연 기간에는 월급을 감액 요청했으나 일부 직원은 이를 거부하고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근무하지 않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업무시간이 줄어든 실업자까지 합산하면 500만 명이며 3분기에는 730만 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노동부는 추정했다.
ICT, 은행 및 대기업 등에서 고임금을 받아 소비계층을 형성하던 새로운 중산층도 근무하던 기업이 경비절감의 방법으로 종전급여의 30~50%를 감액하여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온라인 광고 전문 기업인 크리테오(Criteo)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외식이 어렵게 되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기회가 76% 늘었으며 특히, 간편하게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의 소비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는 소득이 줄어들면서 구매력이 저하되었으며 시장조사 전문기업 닐슨(Nielsen)에 의하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상당 기간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종전과 같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줄면서 상대적으로 경비는 줄어들지 않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1인당 GDP가 베트남 평균의 2배가 넘는 호치민시의 중심업무지구(CBD)는 갑자기 줄어든 외국인으로 인해 많은 점포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점차 새로운 수요를 찾아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내수 프리미엄 외식업체들은 매출이 다소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유명 쇼핑센터 등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할인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 특성을 활용하고 소비자의 줄어든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할인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이미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경제성장으로 외식산업의 소비에 탄력을 받은 베트남이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가 진정되면 새로운 환경으로 회복하면서 외식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한국업체들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