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2020년 상반기 베트남의 주요 산업을 마비시켰지만, 전염병을 조기에 봉쇄했기 때문에 경제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0년 GDP 성장률이 2.91%라고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2020년 베트남의 GDP 성장률이 아시아 최고인 2.8%를 예상했고 글로벌은 마이너스 4.4%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 아시아 3개 국가 중 다른 2개 국가는 미얀마(2.0% 성장), 중국(1.9% 성장)이다.
베트남의 2020년 경제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은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이다. 1월~11월 기간 수출은 2546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으며, 수입은 2345억 달러로 1.5% 증가에 그쳤다. 무역흑자는 201억 달러이다.
꾸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수출을 견인했다. FDI기업은 6.9% 증가한 1816억 달러 수출로 전체 수출의 71.3%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의 수출은 약 730억 달러로 1.6% 증가에 그치며 28.7%를 차지했다.
수출 업종별로는 전자 및 컴퓨터(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 기계정비(44.5% 증가), 목재(14.1% 증가)와 같은 업종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보호조치가 취해진 2월~3월에는 생산자들이 중국에서 재료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제조업 부문이 타격을 입었다. 4월에 수입이 재개되었지만, 미국과 EU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수요가 급감하며 구매자가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했고 생산자들은 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1월~11월 기간에 약 9만3500개 기업이 문을 닫았다. 전년 동기 대비 거의 16%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9월 누적으로 약 3180만 명의 근로자가 전염병의 영향을 받았으며 14%는 해고되었고 나머지 인원은 근무시간과 소득이 감소했다.
글로벌 대출기관 HSBC와 시장조사업체 피치 솔루션(Fitch Solutions)은 2021년에 베트남의 GDP 성장률이 8%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6.0%~6.5%를 예상했다.
2020년 8월 발효된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덕분에 2021년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아시아 태평양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RCEP) 및 베트남-영국 자유무역협정(UKVFTA)과 같은 무역협정의 성공은 베트남의 수출시장의 다변화에 도움이 되고 향후 수년 동안 수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신발 및 섬유 수출에서 수많은 자유무역협정(FTA)이 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전문가들이 말했다. 특히, EVFTA는 수출에 큰 도움이 되며 신발 및 섬유는 2025년까지 각각 50%와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기업들이 EU로 수출하는 관세 특혜를 받기 위해서는 원부자재의 엄격한 원산지 요구사항을 구현해야 한다. 특히 EU로의 수출은 베트남이나 EU에서 생산된 직물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베트남은 대부분의 원자재를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EVFTA 협정에 따라 베트남은 누적 원산지 규정에 대해 EU 국가와 협상하여 베트남 수출업체가 한국처럼 EU와 FTA를 맺은 제3 국가에서 만든 직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받았다. 한국 섬유의 EU 수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화장품의 베트남 수출이 고공 성장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는 소득이 줄어들면서 필수 소비재 이외의 상품에서 구매를 망설이게 되었고 화장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국제선 항공편이 통제되면서 보따리상의 베트남 유입도 함께 감소하는 바람직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의 90%는 수입품이며 수입품의 중심에는 한국산 화장품이 자리 잡고 있다.
색조 및 스킨케어 화장품 시장은 지난 5년 사이 연평균 각각 14.8%, 10.5%씩 성장하고 있다. 수입인증 없이 정식통관 수입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채 화장품을 판매하는 비율이 80%가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베트남-한국 FTA에 따라 2021년부터 립스틱 및 눈 화장 메이크업 제품은 고정관세 20%에서 5%로, 스킨케어 제품의 관세도 8%에서 6%로 인하된다. 보따리상에의해 정식 수입 서류 없이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의 벌금도 대폭 높아진다.
2021년부터 수입인증을 득하여 수입스티커를 부착하고 원산지증명(C/O)으로 관세 특혜 적용을 받은 정품 화장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코로나19 이후 침체되었던 화장품 시장에서 회복의 변화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베트남에서 다시 날개를 달고 한국 화장품의 수출이 증가하는 2021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