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 네이밍 4단계 프로세스에서 2단계는 ‘기억하기 쉽게 네이밍 하라’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 가장 좋은 네이밍이다.
중국어는 발음은 같지만 뜻이 전혀 다른 표의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좋은 의미의 브랜드 네이밍 작성법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중국 여성 내의 브랜드인 ‘아이니(艾妮)’의 경우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뜻을 가진 ‘아이니(爱你)’와 발음이 똑같다. 중국인이라면 거의 90% 이상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아이니(爱你)’를 연상하게 된다.
따라서 한자는 다르더라도 똑같은 발음의 비슷한 좋은 뜻을 가진 중국어 표현이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 보는 게 좋다.
2단계에서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중요한 네이밍 꿀팁이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좋은 전파력이 강한 브랜드의 별명을 하위 개념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외국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멋있고 우아한 중문 브랜드 네이밍은 공식적인 상표등록에 사용하는 대신, 실제 판매 유통을 위한 바이럴 마케팅 차원의 귀엽고 예쁘고 전파력 강한 브랜드의 중문 별명을 하나 만들 필요성이 있다.
다시 말해, 공식적인 메인 중문 브랜드 네이밍과 서브 개념의 유통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중문 별명을 작명하라는 것이다.
예전 중국 무협소설의 거장인 '고룡(古龙)' 선생은 ’한 사람의 이름은 틀릴 수 있어도, 별명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고룡 선생의 무협소설을 보면 등장인물의 특징에 따라 그에 맞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독자들은 실제 본명보다 별명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자동차, 패션, 가방, 휴대폰, 화장품 등 제품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재미있고, 친근하고 전파력이 강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초창기 공유자전거의 선두주자인 오포(ofo)의 별명은 ‘작은 노란 자동차’라는 뜻의 ‘샤오황처(小黄车)’로, 현지에서는 이 별명이 더 잘 알려졌다.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급속히 전파되면서 그 이후 네이밍을 아예 오포 공유자전거에서 ‘샤오황처’로 바꾸었다.
아우디(Audi) 자동차의 경우도 중국에서는 ‘떵창(灯厂)’으로 더 알려져 있다. 떵창은 ‘라이트 공장’, ‘조명 공장’이라는 뜻이다.
아우디의 차량용 LED 조명은 세계 최첨단 기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아우디 차량을 구입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LED 조명 때문에 아우디 차량을 구입한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가시도(可視度)가 뛰어난 LED 후미등을 탑재한 아우디 A4, A6 자동차의 경우는 중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떵창’이라는 전파력이 강한 회사브랜드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그림1] 아우디의 ‘떵창’(좌)과 폭스바겐의 ‘라만토우’(우) 사례
*출처: 바이두
각 차량 모델마다 다른 디자인의 조명을 장착해 어두운 밤거리에서 조명만 봐도 아우디 차량인지 알 수 있다.
중국인들이 아우디의 LED 조명을 보고, ‘야 ‘떵창’이다‘라고 한 번에 알아볼 정도로 파급력이 확대되었다.
아우디 차량을 구입한 중국 소비자들의 SNS 댓글을 보면 ‘LED 조명을 사면 차를 준다’라는 우스운 얘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해외 자동차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자. 폭스바겐이 2016년 출시한 라만도(Lamando) 차량은 중국에서 ‘매운 만두’라고 불리운다.
‘라만도’의 영문발음이 ‘매운 만두’라는 뜻의 ‘라만토우(辣馒头)’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출시 이후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라만토우’라고 불리우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그림2] BMW의 ‘비에모워’와 SMZDM의 ‘써모 짱다마’(우) 사례
*출처: 바이두
BMW의 중문 네이밍은 지난 칼럼에서 배운 대로 ‘바오마(宝马)’이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 ‘바오마’보다 중국인들에게 더 친근하게 알려진 별명이 있다. ‘나를 만지지 마세요’ 라는 뜻의 ‘비에모워(别摸我)’다.
BMW의 럭셔리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근감을 주는 별명이다.
또한 BMW의 푸른색과 흰색 로고 색상을 비유한 ‘푸른 하늘, 하얀 구름’이라는 뜻의 ‘란티엔바이윈(蓝天白云)’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2019년 선전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대표적 할인가격 비교 플랫폼인 SMZDM도 재미있고 친근한 별명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SMZDM(什么值得买)은 ‘선(S)머(M)즈(Z)더(D)마이(M)’의 중문 한어병음식 발음의 첫 글자를 따온 의미이다.
‘선머즈더마이’는 ‘무엇이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의 중국식 표현이다.
그러나 S-M-Z-D-M의 한어병음의 첫 글자를 모방해서 만든 ‘색마 장 아줌마(色魔张大妈)’ 라는 뜻의 ‘써(S)모(M)짱(Z)따(D)마(M)’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여기서 ’색마‘는 우리가 아는 부정적인 의미의 그런 뜻이 아니라 인터넷 쇼핑 중독에 빠진 소비자를 비유하는 개념으로 SMZDM 할인가격비교 플랫폼의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비유한 표현이다.
그 밖에 로렉스(Rolex) 방수시계의 경우 중국에서 ’물귀신’ 이라는 뜻의 ‘수귀(水鬼)‘ 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고, DJI가 출시한 드론 팬텀 시리즈의 경우 ’날아다니는 카메라(会飞的照相机)‘라는 별명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림3] 로렉스의 ’수귀‘(좌)와 DJI ’날아다니는 카메라‘(우) 사례
*출처: 바이두
결국 전파력이 강한 브랜드 별명을 만드는 효과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복잡한 브랜드 네이밍의 기억난이도를 낮출 수 있는 효과, 둘째 제품이나 기업로고의 색상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 셋째 중국 소비자와의 감정 교감을 더욱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