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일일 확진 사례가 8000건에 육박하고 있으며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침 16호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장 높은 단계에서 적용 중이다. 확진 사례가 대규모로 발생한 호치민시는 격리 기간을 연장하며 방역 강도를 더욱 높였고 남부지방 전체 19개 지역이 지침 16호 통제하에 돌입했다.
북부지방도 하노이에서 7월 26일 81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감염 4번째 유행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확진 사례다. 중부지방 해안지역도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4일간 코로나19 감염이 없는 지역은 7개에 불과하다.
호치민시는 사람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간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을 금지하고 있다. 슈퍼마켓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 주간에도 필수 근무자 이외 식품 배달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소비자는 1주일에 2회 구매할 수 있는 통행증을 소지해야 한다.
16호 지침에 따라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초기의 사재기 현상은 진정되고 판매 선반에 달걀, 고기, 야채가 가득 차며 사재기 구매 행태는 점차 사라졌다. 체인형 소매점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을 2~3배로 늘렸다.
관공서는 전체 인원의 50%만 근무하고 필수 업종이 아닌 경우 이동이 통제됨에 따라 사무실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대다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수출을 위한 생산시설에는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체 내에서 근무자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을 갖춘 기업만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수많은 베트남 섬유·의류 제조업체가 근무 인원 전원에게 숙박시설을 제공할 수 없으므로 일부만을 가동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생산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시기를 알 수가 없어서 새로운 영업을 할 수 없으며 비즈니스 파트너가 베트남에서 다른 국가로 주문을 전환하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도 유사한 사례에 직면하고 있다.
생산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반가운 무역정보가 전해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베트남 통화 섹션 301 조사에서 베트남에 대해 관세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 결정을 7월 23일 발표했ㅇ다.
USTR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미 재무부와 베트남 중앙은행(SBV) 간의 합의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무역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이 통화 관행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모범을 보이겠다는 공약을 USTR은 높이 평가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2021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FDI 부문에서 2020년에 전년 대비 5계단 상승한 19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시장의 FDI는 2% 감소했지만, 다른 아세안 국가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각각 최대 21%와 22%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32.2%가 넘는 수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베트남 국회는 2021년 GDP 상승률을 6.5~7%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로 수출이 주춤하고 있으나 강력한 방역활동으로 경기를 회복하면 내수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경제청(IDEA)이 발표한 베트남 전자상거래 백서 2021에 따르면 2020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이용이 전년 52%에서 74%로 증가하고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용률은 전년 57%에서 33%로 감소했다.
사용자의 53%가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한다. 43%는 신발, 의류 및 화장품을 쇼핑한다. 그리고 33%는 가전제품을 구매한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장 크게 확산한 호치민시에서는 234개 이상의 재래시장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도매시장 3개를 포함한 125개 재래시장이 전염병으로 인해 폐쇄되었다. 재래시장의 폐쇄는 마트 및 편의점 등 현대식 유통시장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용이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베트남은 종전과 같이 주문의 증가로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 부문에서 적정한 인프라를 갖춘 국가는 베트남이며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 및 EU와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매시장에서 현대식 유통채널이 안전한 채널로 인식되어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동남아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18% 성장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와 양분되어 있던 온라인 시장이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베트남 유통시장의 바람직한 성장을 기대해 본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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