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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I

쌍방울 울리며 세계로 간다

kimswed 2021.12.06 06:47 조회 수 : 11353

계열사별로 새 먹을거리 발굴... 쌍방울 울리며 세계로 간다
 
 
[한국무역신문 = 김보근 기자] '◯◯◯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다. 적어도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쌍방울을 모르면 간첩이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쌍방울은 옛 경영진들의 무주리조트에 대한 무리한 투자 등으로 법정관리의 시련을 겪었고 곡절 끝에 2014년 특장차업체인 광림에 인수됐다. 
 
그리고 지주회사 칼라스홀딩스를 중심으로 8개 기업이 그룹을 이뤄 새로운 ‘쌍방울그룹’이 됐다. 
 
지난 7월 이 쌍방울그룹의 새 지휘자에 양선길 회장이 취임했다. 
 
양 회장으로부터 쌍방울그룹의 현주소와 꿈에 대해 들어봤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 사진 = 한국무역신문 오건호 사진기자.
-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광림이 쌍방울을 인수했다. 그런데도 그룹명이 쌍방울그룹으로 된 이유는 무엇인가.
 
쌍방울은 굉장히 국민적인 브랜드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새로운 변화와 시작을 위해 그룹의 이름을 바꿀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광림보다는 쌍방울이 훨씬 더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라고 생각해 쌍방울그룹으로 결정했다. 
 
실제,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 당시에도 우리는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로 구성된 광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언론에서는 광림컨소시엄 대신 ‘쌍방울그룹’으로 기사가 더 많이 전파됐다. 
 
쌍방울이 대한민국 대표 국민 기업이라 그렇게 결정했다.
 
- 쌍방울, 광림, 나노스, 비비안, 미래산업, 인피니티엔티, 디모아, 아이오케이(IOK) 등 계열사가 그룹 안으로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았고 각각의 핵심사업 분야가 다르다. 쌍방울이라는 그룹의 아이덴티티를 공유하고 하나로 묶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쌍방울그룹은 현재 8개 계열사를 품은 대한민국 대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M&A를 통해 계열사가 많이 늘어났고 챙겨야 할 가족이 많아졌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계열사들이 각각의 다른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 보니 긴밀한 소통은 우리 그룹의 당면과제가 되었다. 
 
서로 더욱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또 새로운 가족들이 적극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컨트롤 타워를 구성했고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매주 1~2회 부회장 및 계열사 대표들과 회의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개개인별 소통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서 앞으로 더 좋은 일들이 많아 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최대한 계열사에 자생력과 책임감을 늘 강조하고 있다. 내가 보고를 받고 최종 결정을 하는 결정권자이지만, 각 계열사에는 대표이사들이 포진해 있고 밑으로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들 있다. 
 
각각의 기업들이 충분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으며, HQ와도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본연의 사업들을 잘 소화하고 있다.
 
- 현재 나노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데, 나노스는 기존 핵심사업(광학필터) 이외에 바이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나노스는 광학필터와 홀센서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먹을거리가 무엇일까 오랜 기간 고민한 끝에 선택한 것이 바이오다. 
 
나노스는 지난 2018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바이오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올해 2월에는 300억 원의 자금조달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국내 많은 제약사들은 수십 년간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위주의 사업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가장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던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보다는 세계적으로도 고속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기술력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비록 후발주자라 하더라도 더 나은 기술과 함께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됐다. 
 
- 구체적인 성과가 있나.
 
실제 지난 3월 독일 코든파마와 지질나노입자(LNP)와 CDMO 플랫폼의 한국 생산·독점 공급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나노스는 코든파마가 생산하는 LNP의 국내 독점 공급권을 보유하게 됐다. 코든파마는 잘 아시다시피 모더나의 mRNA 제품 생산에 필요한 지질 비산물을 독점 공급해오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사업의 추진을 위해 이미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했고, 향후 합작법인(JV)이나 투자를 통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되기 전의 회사를 발굴해 가치를 더욱 키우는 방향도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사의 개발, 생산 등 임상 계획에 맞춰 CDMO사업을 잘 안착하는 것이 목표고 올해 말 혹은 2022년 초에는 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광림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에 세간의 관심이 많다.
 
광림은 특장차 전문 기업으로, 향후 전기 및 수소 특장차 등 탄소 관련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특장차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친환경차량은 전기에 대한 충전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공해가 발생하는 에너지원을 대체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그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태양광과 풍력을 선택, 친환경에너지사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현재 시작 단계다. 해상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하려면 타당성 평가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실제로 신재생 사업으로 발전되고 전기를 발전시켜서 전기 특장차에 충전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4~6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광림은 풍력 발전 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있어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 광림이 전기특장차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광림은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의미) 에너지로 충전된 전기특장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에너지원의 하나로 풍력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림의 해상크레인을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투입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탑재한 바지선을 동원해서 육지로 수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산업자원부에 제안했다. 
 
또 300만 달러를 투자해 (육지 이동 시) ESS 탑재 트럭의 화재나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을 미국 라이드셀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 광림의 항공산업 도전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막바지 단계다. 향후에도 저가항공사 인수 기회가 온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
 
항공사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굉장히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회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 
 
의욕적으로 참여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향후 항공사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기업 인수 기회가 오면 적극 검토할 의향이 있다.
 
- 다른 계열사들의 주요 사업 현안이나 핵심 역량, 향후 계획이나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쌍방울은 현재 내의류 도소매업을 주력으로 국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59년 전통의 국내 대표 언더웨어 기업으로 1963년 설립된 쌍녕섬유공업 주식회사를 모태로 하고 있다. 
 
최근 신규 소비계층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통구조변화와 전략제품 출시 등을 통해 젊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존 쌍방울의 주력 유통 채널인 재래시장 로드샵을 통해 고정고객을 유지하고 MZ세대 타겟 기획 제품을 출시하며 폭 넓은 고객층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올해 출시한 여성 전용 이너웨어 라인 ‘하나만(HANAMA)’과 심리스 라인 ‘심프리(SEAMFREE)’, 원마일웨어 ‘홈엔(HOME&AND)’ 등의 MZ세대 전략 제품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하여 MZ세대에게 어필하고자 노력중이다. 
 
비비안은 여성용 파운데이션, 란제리, 스타킹 등을 주요 품목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쌍방울과 마찬가지로 젊은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올 한해 MZ세대 전략 기획 제품 출시와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을 진행했다. 
 
기존 비비안 브랜드에서 벗어나 아웃웨어 시장으로 진출을 알리는 애슬레틱 캐쥬얼 브랜드 ‘그라운드 브이’를 통해 속옷부터 아웃웨어 패션까지 아우르는 패션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에 브랜드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압구정로데오 메인거리에 문을 열며 MZ세대에게 다가서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유통채널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다가설 예정이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 사진 = 한국무역신문 오건호 사진기자.
 
- 이른바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서 양선길 회장 개인의 삶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 직장인으로 출발해 대기업 그룹의 회장직에 올랐으니, 입지전적 성공 신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동안의 과정을 짧게 소개해 달라.
 
엔지니어 출신이 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사실 힘든 점이 많다. 건설회사 사원부터 지금의 자리까지 오기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건설업에 종사할 당시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안전과 품질, 개발사업 등 다양한 부문을 도맡았었다. 
 
엔지니어로서 건설회사에서 25년 일하며 사원부터 임원까지 하는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힘들었다. 그곳에서 헝그리 정신을 배운 것 같다. 
 
돌이켜보면 건설 분야 경험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건설소장을 했을 때에는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항상 사망사고가 도사리고 있었으니까. 
 
건설 쪽에서 마지막에 건설 영업을 했다. 사회간접자본(SOC)나 해상풍력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다양한 경험은 이쪽 분야와 무관하지 않다. 가령 광림은 기계를 다루고, 미래산업은 반도체 장비업이고, 건설업에서 종사했던 시간은 우리 그룹을 끌고 가는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엔터테인먼트 등 항상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 현위치에 오르기까지 비결이나 핵심 역량이 있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에게는 건설 기질 같은 게 있어서 때에 따라선 불도저처럼 돌파하지만, 긴급 상황이 아닌 한 많이 들으려고 한다. 내 주변에 부회장단이나 전문가, 학자가 많이 포진해 있다. 
 
그룹의 방향에 있어서, 많이 듣고 판단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많이 받으려 한다. 
 
달라지지 않으면, 다른 삶을 살 수 없다. 난관은 자기 안에 그것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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