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아프리카와 중남미 진출
 
중국인과 중국기업들의 아프리카와 중남미 진출은 오래 됐고 규모가 매우 크다. 중국 정부의 신흥시장에 대한 직접투자도 엄청나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자국의 노동력 이동은 일거양득이다. 하나는 중국 내 부족한 일자리를 해외에서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로 간 노동자들의 수입이 중국의 새로운 중산층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2020년 말 기준 아프리카에 있는 중국인 노동자의 수는 10만4074명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감소와 이동제한 등의 영향이다. 
 
아프리카에서 일하는 중국인은 2015년 26만3659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아프리카 내 중국인 근로자 수 상위 5개국은 알제리,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다. 이들 5개 국가에 아프리카에 있는 전체 중국인 근로자의 46%가 몰려 있다. 
 
이 중 알제리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는 전체 아프리카 중국인 근로자의 17%로 가장 많다. 이 수치는 비공식 이민자는 포함하지 않은 수이다.
 
중국-아프리카 양자 간 교역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2020년 중국-아프리카 무역액은 1760억 달러로 2019년도 1920억 달러에서 감소했다.
 
2020년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고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중국 상품의 가장 큰 구매자는 나이지리아였고 남아프리카와 이집트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투자(FDI) 상위 5개 국가들은 2020년 기준 케냐, 콩고민주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다. 참고로 미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투자는 모리셔스, 세이셸, 나이지리아, 가봉 순이다.
 
중국기업과 중국인들이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과 한국인들은 매우 적은 편이다. 
 
한국인은 아프리카 대륙과 그 주변 섬을 포함하여 아프리카 49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2005년 기준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한인은 92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거의 절반이 남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필자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출장을 갈 때마다 아프리카로 향하는 길에 중국인들이 많다는 사실과 한국인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아프리카 출장길에 필자가 탑승한 모든 비행기는 대개 중국인들로 만석을 이뤘다. 노동자들과 기업가들이 대다수이지만 여행사, 식당 등을 하면서 나름의 ‘아프리카 드림’을 이루고자 도전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 중 대다수가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탄탄한 기술과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하고 아프리카에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시장 개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부러움을 느꼈다. 
 
아프리카에는 30대 중반에 중견기업의 지사장으로 근무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할 나이지만, 이들은 500여 명의 현지 직원들은 관리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필자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아직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하루빨리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은이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중국이라는 나라, 중국기업, 중국인들의 진출이 눈에 띄는 것은 중남미에서도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의 소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 식당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나라들뿐이 아니다. 중남미 어디를 가더라도 중국 식당이 없는 곳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고급 식당부터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저렴한 식당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인기도 많다. 현지 음식보다 저렴하게 도시락처럼 간단하게 판매를 하는데, 중남미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듯하다. 
 
중남미에는 아시아계가 450만 명가량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중남미 전체인구의 1%에 해당한다. 물론 중국인이 가장 많다. 아시아계의 절반이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나라들로는 브라질(20만 명), 페루(6만 명), 베네수엘라(5만 명, 파라과이(4만 명)를 꼽을 수 있다. 
 
필자가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들과 수출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가 중국 본토와 거래를 하는데 있어 현지에 진출한 중국인들은 언어적 이점을 갖게 된다. 또 이들이 가진 자본력 역시 상당한 무기가 된다.
 
한국기업이 어떤 상품을 수출하더라도 중남미에서 중국인들을 피할 수 없다. 바이어가 되든, 경쟁자가 되든 필수적으로 모든 중남미 국가에서 그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칠레 북부 해안과 사막에 위치한 이끼께(Iquique) 자유무역지대에 삼성 광고가 눈에 띈다. [사진=필자 제공]
특히 페루에는 성공한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사업 규모도 커서 페루 경제의 일정부분을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언젠가 칠레의 자유무역지대 ‘이끼께(Iquique)’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중남미 시장의 교두보이자 물류의 거점으로 생각하고 시장조사를 하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그곳의 거의 모든 회사들이 중국회사들이었다. 예를 들면, 큰형은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고, 둘째는 이끼께에 들어와 중남미 시장에 물건을 판매한다. 
 
그러니 내가 끼어들고 경쟁할 자리가 없다는 판단이 든 것이다. 가격은 매우 저렴하고 공격적이다. 
 
중국인들은 사업을 ‘솅이(生意)’라고 한다. 살아가는 의미라는 말인데, 곧 삶이 장사라는 것이다. 그 만큼 인생을 비즈니스에 ‘올인’한다.
 
한국인들은 중남미 여러 나라에 대략 9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는 브라질(4만8000명)이며 다음이 아르헨티나(2만8000명)다. 
 
최근 한국정부에서 ‘한상’의 역할에 주목하고 지원하는 것은 매우 잘하는 일이다. 
 
중화권의 화교들을 보노라면 그들의 견고한 네트워크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 세계 화교들이 대략 5000만 명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인구수와 비슷하다. 
 
이들은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하며 대다수가 현지 상권에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 각국에서 이들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중남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프리카에서도 화교의 역사가 깊지 않으나 이미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향후 이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차이나타운(China Town)이 없는 곳이 없다. 약 5000만 명의 화교(華僑)와 화상(華商) 네트워크는 현대 중국 성장의 밑거름이며 동시에 대외에 막강한 그들의 위상을 보여준다. 
 
중국에는 “장사가 된다면 공자라도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가난한 사람이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 것은 어렵고, 돈 많은 부자가 교만하게 처신하지 않는 것은 의외로 쉽다”고 했다. 
 
중국인들의 부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게 한다. <계속>
 
▲정병도 사장은 1999년 4월 인조피혁제조 및 바닥재 수출회사인 웰마크㈜를 창업한 이후 경쟁기업들이 주목하지 않던 아프리카, 중남미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해 주목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지구 60바퀴를 돌 만큼의 비행 마일리지를 쌓으며 ‘발로 뛰는’ 해외마케팅을 실천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경기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에서 국제경영석사 과정을, 청주대학교 국제통상 박사과정에서 이문화 협상(CROSS CULTURE NEGOTIATION)을 공부했다. 저서로 ‘마지막 시장-아프리카&중남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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