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산업은 내수는 물론 수출 마케팅의 효과적인 플랫폼이다. 하지만 2020년 초 지구촌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최근까지 2년 동안 이 플랫폼은 제 구실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전시회 참가를 통한 거래처 발굴 등 대면 비즈니스도 거의 불가능했다. ‘전시 암흑기’로 불리는 2년 동안 전시업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고, 또 최근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전시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전시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짚어본다. 인터뷰는 ▷전시장운영자 업계에서 김한주 코엑스 전시컨벤션사업본부장 ▷전시주최자 업계에서 강신동 (주)베페 전무 ▷해외전시회 국내 에이전시업계에서 박정미 라인메쎄 대표와 진행했다(관련기사 참조). <편집자>
산업전시회, 코로나19 이전의 80~90% 수준까지 회복
국제이동 자유로워지기까지 완전 회복은 기대난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정부의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전시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일부 전시회는 예년의 약 80~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전시회도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고 컨벤션의 경우 전시회보다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특히 항공노선이 회복되지 않은데다, 중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코로나19 방역이 여전해 완전한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2년 동안 국내 전시산업의 피해가 막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시회가 ‘올 스톱’하면서 전시장운영자, 전시주최자, 전시공사업체 및 서비스업체 등 국내 전시산업이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갔었다”는 말로 그간의 어려움을 전했다.
A 전시주최사 관계자는 “예년이면 이 기간 중 4차례의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텐데, 3차례는 취소하고 1차례만 반토막 이하로 겨우 개최했다”며 “한 번은 전시회 개막 몇 시간 전에, 전시부스 인테리어 공사까지 거의 마친 상태에서 집합금지 명령을 받아 지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4월 말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포함해 방역규제가 대부분 풀리자 전시업계도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수영 코엑스 홍보실장은 “코엑스의 경우 5월 전시장 가동률이 코로나19 이전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코엑스가 주최하는 전시회도 대부분 예년 수준의 80% 이상으로 회복됐다.
오 실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F+AW)의 경우 내년도 전시회에 웨이팅(대기)이 걸릴 정도로 재참가 예약이 많다”며 “향후 전시산업 회복의 좋은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페 베이비페어의 주최사인 (주)베페의 강신동 전무는 “임신·출산·육아용품 업계의 특성상 방역규제 완화가 전시회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있다”며 “오는 9월 전시회는 예년의 60~70%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전시회는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빨리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미 (주)라인메쎄 대표는 “독일의 경우 작년 8월부터 전시회가 거의 정상적으로 개최 중”이라며 “현재 독일은 해외 입국자에게 자가격리를 요청하지 않고 전시장 내 규제도 모두 해제된 상태”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독일에서 개최된 ‘프로바인’의 경우 참관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40% 이상 늘었다”며 “수출기업들이 대면 마케팅 재개에 적극 나설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100% 내국기업과 내국인 참관객만 참가하는 국내 이벤트가 아닌 이상, 전시회가 제대로 회복되려면 국제간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 선행돼야 한다.
세계의 시장이 된 중국이 여전히 코로나19 규제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 방역증명서 제출이나 호텔 격리 등을 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아직 국제 항공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 미치고 있고, 항공료나 유류할증료도 계속 오르는 상태여서 전시회 활성화에 제한을 받고 있다.
김석경·김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