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인사관리(HR) 전문가가 메일로 보내온 문장이다.
나만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인 상사와 선배가 있고, 후배들은 보이지 않는 눈치와 뒷담화가 있을 때라고 말한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자리에 앉아있기 일쑤고 다들 바쁘고 중요한 일을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을 보면 한없이 낮은 수준일 때도 출근이 즐겁지 않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그 반대도 있다. 말도 되지 않는 도전적 업무와 촉박한 마감 업무를 계속 해야 할 때도 같은 마음을 품는다고 한다.
이밖에 어느 순간 구석으로 밀려 있는 책상을 볼 때, 점심시간에 혼자이고 싶고 회식도 동료와 함께하고 싶지 않을 때, 튀지 말고 주변 사람과 형평을 맞추라고 의사결정을 안 해 주는 상사를 볼 때 출근이 반갑지 않다고 말한다.
이를 한마디 결론으로 묶으면 조직에서 스스로가 외로운 섬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 출근은 즐겁지 않다.
직장인들 중 일하기를 원천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월요병이 생기고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을 가기도 한다.
이렇게도 쉽게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업무나 부서를 바꿔 달라고 하고 회사를 옮기기도 한다. 그 다음은 회사를 직접 차리는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그런데 회사를 옮기거나 창업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심지어 좋은 기술이 있어 창업을 해도 마케팅이 신통치 않아 더 큰 시련을 맞이해야 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실제 현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과정을 통해 깨달은 지혜는 회사는 원래 좋은 사람들, 더 적나라하게 말해 나와 맞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원래 힘든 곳이고 심지어 출근하는 것이 두려운 곳이다. 좀 과장하면 나를 잡아먹으려는 늑대(상사와 동료)와 나를 추월하려는 여우(후배)가 가면을 쓰고 있는 곳이다.
그럼 출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회사가 배울 것이 많고 선배와 상사로부터 좋은 코칭을 받으며 후배에게 가르칠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 스스로를 반기는 사람이 회사에 많다는 기분이 들고 업무에서 중요한 진척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과가 느껴지는 일을 담당하고 있을 때라고 말한다. 주변에서 대단하다고 인정하며 칭찬을 받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럼에도 실제로 출근병이 도지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는 팀 내에서 이 사람과는 일하고 싶은데(출근해서) 다른 사람과는 반대이고 이 업무는 성과가 좀 나는데 다른 것은 죽 쑤는 사례가 혼재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는 가기 싫어도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일요일에 예배에 가기 싫다고 어머님께 투덜거렸다. 어떤 직장인이 회사에 다니기 싫다고 아버지께 하소연하였다. 앞의 주인공이 목사이고 뒤의 주인공이 사장이다. 웃고픈 이야기다.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해도 출근은 역시 힘든 과정이다. 문득문득 오늘만이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안 될까, 한나절만이라도 쉬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답답함이 몰려오기도 하고 현안이 있을 때는 긴장하여 소화가 잘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잠시 후에 언제 그랬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마음을 가다듬고 출근하는 나를 발견한다.
출근병을 줄이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마음가짐을 새롭게 되짚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출근을 싫어한다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 힘든 가운데도 좋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적당한 최면도 필요하다.
회사가 없어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처량하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현실론을 스스로에게 설파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고도화된 치유책은 회사가 자기를 위해 만든 세트장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항상 해피엔딩이 예정된 그런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다. 동료와의 다툼은 극적 요소를 위한 양념이라고 간주한다.
월요병 치유책에 대해 좀 더 진도가 나가면, 회사를 ‘나의 성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회사는 먼저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를 통해 회사가 성장한다.
직원과 회사가 서로 키우는 것으로 선순환되면 월요병은 사라지게 된다.
민영채/W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