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는 유엔 지정 최빈국에 시장도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많이 작아 경제적으로 좀처럼 이목을 끌기 어려운 국가입니다. 그러나 광물자원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021년 라오스의 광물 수출액은 2억9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38.1%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본에서 광업 분야의 비중이 58.1%나 됩니다. 한마디로 라오스 경제에서 광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라오스는 국토의 약 70%가 산악지대이고 베트남 국경을 따라 안남산맥이 있는데, 이곳에 다양한 광물이 매장돼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불거지면서 라오스의 광물자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말 라오스 정부의 출입국 제한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의 입국이 힘들어졌음에도 광업 분야 외국인 투자자본이 2020년의 33억5000만 달러에서 2021년 112억4000만 달러로 3.4배 증가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라오스는 지질학적으로 3억6000만~2억5000만 년 전의 석탄-페름기를 거치면서 금과 구리 광상이 형성됐으며 이외에도 519개의 아연, 납, 구리, 철광석, 석탄, 칼륨, 보크사이트 등의 광물자원 산출지가 분포해 있습니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에 따르면 구리, 금, 아연, 납이 광물 매장량의 47%를 차지합니다.
라오스의 광물자원 데이터는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습니다. 2020년 기준 국토의 68.4%만 광물 탐사가 완료됐으며 베트남 전쟁 당시 뿌려진 불발탄과 열악한 도로 때문에 탐사 진행이 더딥니다. 라오스 정부는 ‘2021~25 국가 사회경제 개발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지질광물 탐사율을 국토의 99.9%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라오스의 2020년 광물 생산량은 10억6000만 달러였으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51.3% 증가한 1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지역사회 보호 및 자원 보존을 이유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광산 운영을 중단했지만 작년부터 외화 유입 증대 및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신규 광산에 대한 투자 허가를 재개하면서 광물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라오스 정부 또한 2021~25년 광물 생산량을 2016~20년의 4%, 광물 판매액은 3%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 시대를 맞아 원자재 공급선의 대안으로 라오스를 고려할 만합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대란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재정 문제가 불거진 라오스 정부가 광물 분야 투자 촉진으로 재정수입 증대를 꾀하면서 광물 개발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라오스-중국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라오스-베트남 철도의 착공시기가 연내로 가시화되면서 광물 수출에 따른 운송 문제도 개선돼 우리가 라오스 광물 수입에 드는 비용도 점차 낮아질 전망입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비엔티안 무역관 “다만 직접적인 라오스 광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광산 투자의 경우 개발자는 라오스 정부와의 양허계약 체결, 환경영향 평가 실시 및 승인 등 일반 투자에 비해 절차가 복잡하고 소요 기간 또한 훨씬 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캐나다 상무관실의 분석을 전했는데, 복잡하고 모호한 사업허가 취득 절차, 라오스 정부의 광업 운영 및 양허 관련 비일관적인 규정 등이 문제라는 겁니다. 또한 지질 데이터가 미흡하고 채굴 이후 정제처리도 감안해야 하는 등 제반 투자환경에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