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가 베트남의 장기 발행 및 선순위 무담보 신용등급을 Ba3에서 Ba2로 상향하고 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강점과 개선된 정책의 효과를 나타내는 거시경제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는 무디스의 평가를 반영한다고 재무부는 말했다.
무디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베트남을 유일하게 올해 초부터 무디스 등급을 상향 조정한 전 세계 4개국 중 하나다. 같은 날 무디스는 베트남 12개 은행의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했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1390원 선을 넘어선 가운데 베트남의 동(dong)화는 달러당 2만3500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화가 금년 초 대비 14% 이상 달러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베트남 동화는 연초 달러당 2만2625동 수준 대비 3.8% 약세에 그치며 선방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에 대응하여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금년에만 210억 달러를 매각하며 89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수입액의 12주에 해당하는 안전한 임계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이 외환보유고를 조절하는 배경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무역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의 베트남 근로자들이 매년 10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송금해 오고 있고 원유 생산국으로 글로벌 고유가에도 에너지 수입에 걸리는 비용을 비교적 적게 지출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베트남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소비자의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베트남의 하반기 수출 회전율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은 2022년 1~8월 기간 39억60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고 통계청(GSO)이 발표했다. 수출은 17.3% 증가한 2508억 달러다. 미국은 777억 달러의 상품을 구매하여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한국은 7개월간 베트남으로 수출이 371억 달러이며 수입은 157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214억 달러 흑자다.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은 약 93%가 생산재로서 반도체 및 직물 등을 수입하여 완성품으로 만들어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무역구조다. 한국과 베트남은 수출에서 상호 궁합이 맞는다.
베트남에서 7월까지 100억 달러 이상 수출한 5개 품목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58.5%를 차지한다.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구매력 부족으로 재고가 증가하는 품목은 휴대폰 및 전자제품이며, 수출이 감소하는 품목은 의류 및 신발류다.
주요 4개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베트남 전체 수출 증가율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런 주요 품목에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늘어나는 주문으로 인해 기업의 인력이 부족하여 인력 모집으로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줄어드는 주문으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근무시간을 축소하고 있다.
기업의 현장에서는 줄어드는 생산은 2023년 중반까지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많은 기업에서 주문이 30~50% 감소하고 수익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맞벌이하는 가정에서 둘 중 한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 추세다.
달러의 강세 및 글로벌 물가상승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에서도 영향을 주고 있다. 관광 매출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외국인 관광객은 8개월 기간 동안 144만 명 이상 유치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13.7배 증가한 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 2019년 같은 기간의 12.7% 수준이다.
통계청(GSO)에 따르면 8월까지 상품 소매 및 서비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3679조 동(1568억 달러)으로 수년 만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업은 코로나가 해소되고 국내관광 수요가 늘어나며 48.1% 증가했다. 최근에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신규 브랜드의 진입이 늘어나고 시장이 확장되는 추세다.
기획투자부 산하 외국인투자청(FIA)에 따르면 2022년 8월 20일 기준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6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달러 강세로 인해 글로벌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나 중국에서 이동하려는 기업들에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 및 안정된 인프라로 최적의 제조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의 물가상승 및 달러 강세로 인해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지만 베트남의 내수는 활성화되고 있다. 3분기 이후 주요 수출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고용에서 불안 요인이 있으나 베트남의 활성화되는 내수시장이 한국에는 소비재 상품의 수출이 증가할 기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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