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지털 마케팅은) 옴니채널 속에서 고객과 접촉을 늘리며 고객의 취향 데이터를 쌓아가는 전략이 필요하며, 특히 모바일 게임을 통해 고객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활용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12월 6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내년 디지털 비즈니스 트렌드 전망과 정책 규제 개선책 마련을 위해 개최한 ‘디지털 이니셔티브 세미나’에서 나온 말이다.
내년 디지털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발표에 나선 김형택 디지털 이니셔티브그룹 대표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해 내년에는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며 구글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크롬 내에서 쿠키 제한을 시행할 예정으로 디지털 마케팅 및 광고 기업들은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방식을 고안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처럼 밝혔다.
이날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최근 세계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 경제로의 전환은 가속하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경제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일 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발전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I의 연산처리 속도와 알고리즘은 이제 사람 지능에 근접할 정도가 되었고 특히,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Multi Modal AI, 여러 채널의 자극을 동시에 학습하고 사고하는 AI)의 활용도 조만간 여러 분야에서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영국의 멀티모달 AI 기술기업 이모텍의 창업자 체시첸은 K-드라마 등 창작산업에 강한 한국이 향후 멀티모달 AI 분야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목하는 등 우리나라의 잠재력은 높다고 진단하면서도, 현실에서는 AI 전문인력 부족과 과잉 규제로 기업들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0년대 후반 일본의 많은 생명보험회사가 수익성 악화로 파산할 때 IBM의 왓슨을 도입한 후코쿠 생명은 살아남았다”며 “일본의 조사에 따르면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 증가 시 고용은 2.2% 증가했고, 스페인에서도 1998년∼2016년 기간 중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 기업의 고용은 50% 증가했지만, 미도입 기업은 2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결국 로봇 활용 등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고객수요에 대한 1대1 맞춤형 대응으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경쟁력 악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AI와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장동인 AIBB랩 대표는 “인공지능은 스마트한 엑셀이며, 데이터가 있는 곳에 인공지능이 있다”며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콜센터 AI모델 도입 등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중요하며, 같은 산업 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잘 벤치마킹하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업 내 축적된 데이터의 효과적인 연결과 활용, 기존 직원과의 협업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보다 내부직원을 교육하여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낫다”고도 덧붙였다.
양희원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원은 ‘디지털 기반 ESG를 통한 지속 경영’ 발표에서 “과거에는 기업의 재무적 리스크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최근에는 환경·사회 등 비재무적 요소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모건스탠리 MSCI 자료에 따르면, ESG 관리 수준이 높은 기업은 관리 수준이 낮은 기업에 비해 기업 고유위험과 조직적 위험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기업들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ESG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최근 기업들은 ESG와 디지털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으나, 이 두 가지를 별도의 과제로 인식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어 전사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중복으로 시행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ESG 활동에 디지털 전환을 활용하면, ESG 활동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축적되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며 “과거에는 데이터 축적이 어려워 불가능했던 ESG 활동도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및 AI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