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성공 가도를 달리고 싶어 한다.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하길 소망한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업무처리의 끝에 번갈아 다가온다.
여기에서 너무나 아쉬운 점은 많은 회사들이 성공은 환경적인 요인을 거론하며 당연한 것처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으면서, 실패는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 화살을 돌린다는 점이다.
그러나 진짜 실패는 프로젝트의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다음에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CEO가 되고 나서 꼭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이전에 모시던 회장님이 사용하던 방법인데, 지시사항에 번호를 부여하여 끝까지 추적하고 그 성과를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서 중점 지시사항이라도 관심이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현업부서는 맡은 프로젝트의 이행경과를 표기하고 관리 부서에서 번호만 잘 관리하면 지시사항이 중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없어진다. 회의가 말 잔치가 안 되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어지도록 만드는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
확실한 사후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원하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 있고 설사 이행했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실패가 성공보다 더 크게 회사와 개인에게 선물로 다가오기 위해서는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두루뭉술한 분석이 아니라 최소한 두 가지로 나누어 파헤쳐 봐야 한다.
주변 환경이 성숙되지 않아서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능력을 포함하여 계획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꼭 짚어 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버리는 카드로 만들 것인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원인분석 못지않게 실패를 귀중하게 만드는 것은 진행 과정상 경험했던 것을 진솔하게 팩트 위주로 기록하여 회사 내에 공식적(시스템)으로 보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곧바로 서류 더미로 전락해 시야에서 멀어지는데 그렇게 하면 조직의 발전을 기하기 힘들다. 담당자에게 일정한 시간을 주고 실패의 원인을 잘 정리하도록 배려하고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일을 진행하고 예산을 타내기 위해 품의라는 행정절차를 거치는데 사전에 작성한(검토한) 서류는 많은데 결과에 대한 사후보고는 없거나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가 실패한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필자는 회사 임원으로 재직 시 품의서에 붙임서류를 통해 실패한 경우 반드시 분석한 자료를 첨부하여 담당자는 물론 후임, 그리고 관련 부서에서 자유롭게 열람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진짜 실력은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의 실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패를 반면교사 할 수 있다면 개인은 물론 회사도 일취월장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 자원의 낭비를 막고 후속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사후보고서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실패한 프로젝트라는 평가절하는 조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점을 제대로 기록으로 남겼느냐, 아니면 어물쩍 넘어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회사나 개인은 하루만 사는 하루살이가 아니라 실패라는 자양분을 통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