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오랜 기간 강력한 코로나19 방역정책으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역규제를 완화하는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열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인구, 가구구조, 기술 변화 등을 통해 짚어보자.
○인구구조와 소비지출의 변화=2020년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로 전년보다 4.6%p 증가했다. 고령화 비율은 점점 높아져 첸잔산업연구원은 오는 205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약 1/4, 24.4%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주 타깃으로 하는 실버 건강제품과 실버 문화, 서비스 산업이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소득 측면에서 보면 중국인들의 1인당 가처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1인당 소비지출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의식주 중심에서 교육, 문화, 의료분야 지출이 증가하는 등 소비구조가 다원화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주목받는 ‘싱글 경제’=중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016년 14.1%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1억2500만 가구(명)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4%로 5년 사이 2배가량 급증했다. 젊은이들의 독신, 비혼 추세와 이혼율 증가에 따라 향후 독신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싱글 아파트, 싱글 음식 등의 관련 산업 분야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사치품, 고급 미용 등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하는 ‘자기 사랑(悦己)’ 소비도 더불어 활력을 띠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의 꾸준한 성장=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점차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경제의 고속 발전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 정신적 피로 가중과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패턴도 반려동물 수요를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은 한번 증가하면 감소하기 쉽지 않은 특징이 있어 간식, 완구 등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 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약 6%로 미국의 68%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아 발전 가능성이 높다.
○‘어린이 경제’ 열풍 지속=어린이 경제는 14세 이하 아동을 타깃으로 하는 간식, 완구, 교육 및 오락 등의 제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2021년 중국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14세 미만 인구는 2억6000만 명으로 전체의 18%였다.
중국 정부의 자녀 정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도 어린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 중 하나다. 퀘스트모바일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지출액 중 자녀에게 쓰는 비중이 제일 크며 자녀에게 월 2000위안 이상을 쓰는 곳도 68.6%나 된다.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이 발표한 ‘2022년 어린이날 소비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어린이날(6월 1일)을 앞두고 완구, 도서, 식품 등이 인기를 끌면서 5월의 완구 판매량은 전월 대비 172% 증가했고 그림책과 아동 문학전집은 각각 242%와 168%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어린이 식품 판매량도 47% 늘었다.
어린이 경제 관련 산업이 기존의 간식이나 완구 위주에서 교육, 오락 등 서비스 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 소비와 스마트홈 시장 확대=중국연합경영협회가 지난 8월 발표한 ‘2022년 모바일 소비 톱100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모바일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4.1% 증가한 13조 위안을 기록했고 모바일 소비자는 2021년 기준 9억 명에 달해 온라인 소비는 이미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모바일 결제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져 소비의 모바일화가 심화하고 있다. 인터넷과 핸드폰의 발달로 노년층도 편리하게 모바일로 결제하면서 이들의 모바일 소비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4세대(4G) 이동통신이 모바일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온라인 콘텐츠 관련 산업을 육성했다면 5세대(5G) 이동통신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관련 기술과 함께 스마트홈 문화와 관련 산업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혁신 기업들은 이미 중국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홈 관련 통신망, 소비재, 솔루션 일체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홈 보급률은 현재 5% 이하로 미국, 유럽의 20~30%에 비해 크게 낮아 발전 잠재력이 크다.
KOTRA 시안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