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00만불탑, 2020년 500만불탑.’
충북이 낳은 세계적인 화장품업체 뷰티화장품의 수출탑 수상 실적이다. 빠른 수출 증가율은 절대 ‘반짝’이 아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1년에도 700만불 수출탑에서 약간 부족한 성과를 냈다.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다.
뷰티화장품을 ‘세계적인’ 회사로 표현한 것은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0년 설립된 회사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분야에서 꾸준히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차별적 경쟁력으로 바이어 눈길
회사의 경쟁력은 ‘철저한 생산관리 시스템’ 그리고 ‘가격 경쟁력’에 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결집한 결과로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과 ISO22716 등의 인증을 확보했다.
뷰티화장품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차별화된 시스템을 통해 업계 최고 품질의 화장품을 생산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한선 대표의 철저한 기업가 정신과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이런 시스템이 쉽게 갖춰진 것은 아니다. 오 대표가 화장품산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네일아트 사업체를 운영하던 오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해외 바이어로부터 화장품 구매 대행을 요청받았다.
“마스크팩이 생소했던 200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해외 바이어 요청으로 국내에서 마스크팩을 수소문해 달라고 해서 어렵게 찾아 보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직감적으로 네일아트와 비교해 화장품은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고 확장성이 크다는 데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화장품 진출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2010년 뷰티화장품을 창업해 충북 음성에 사업장을 마련하고 연구 인력을 뽑았다. 오 대표의 시장을 보는 능력은 남달랐다. 그동안의 사업 경험이 큰 힘이 된 것이다. 우선 화장품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초기에는 자체 상표보다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오 대표는 “자체 상표로 사업을 하려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무엇보다 일정 규모의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당장 발로 뛰어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OEM·ODM에 집중하고 이후 물량을 소화할 자신감이 생길 때 독자 브랜드를 개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OEM·ODM 벗어나 브랜드 ‘뷰그린’ 출시
회사는 초기 OEM·ODM 사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전략이 해외 고객사의 다양한 주문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자동생산시스템 구축이다. 과감한 투자와 지원, 그리고 연구로 자동 생산시스템은 빠르게 안착했고 곧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색채, 형태, 향, 스타일을 맞춤 개발 후 이를 포장해 고객사에 전달하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며 “철저한 관리 덕분에 해외에서도 뷰티화장품의 경쟁력을 인정한다”고 소개했다.
ODM과 OEM으로 생산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즈음인 2015년부터는 독자 브랜드인 ‘뷰그린(Beauugreen)’을 내놓았다.
소문 듣고 해외 바이어 찾아와
오 대표의 철저한 생산관리 경영은 중국 등 경쟁사들이 넘보기 힘들 정도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덕분에 가격만 보고 중국 업체와 거래하던 외국 기업들이 뷰티화장품을 찾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김철호 뷰티화장품 해외사업부장은 “인체에 사용하는 화장품은 국가별로 요구하는 인증서가 다르며 무엇보다 북미와 유럽의 경우 제품의 작은 편차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바이어들이 기존 공급자의 거래 불편을 호소하며 우리를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김 부장은 “우리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는 능력을 갖췄다”며 “이것이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뷰티화장품은 세계적인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당당히 입점했다. 이는 안정적인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현재 ODM·OEM 방식과 독자 브랜드 방식을 모두 채택했다. 이 방식은 고객과의 거래에서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 예를 들어 독자 브랜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다 보면 바이어로부터 동일 제품에 대해 ODM 주문받기도 한다. 반대로 OEM 사업을 하다 보면 주문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의 화장품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해 독자 브랜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복합 판매 방식 덕분에 독자 브랜드의 신상품 기획과 고객사인 바이어들의 상품 출시 기획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 셈이다.
미국·유럽 기존 시장 공략 강화
회사는 앞으로 선진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미 진출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주력 제품군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요구하는 인증서를 확보해 신뢰도를 높이려 노력 중이다. 또한 시장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기 위해 해외영업부를 권역별로 나누고 시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바이어 관리에 있어서는 대면과 비대면 모두 철저히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비대면 마케팅도 펼친다.
회사는 2022년 화장품 OEM 플랫폼 ‘뷰티콥(Beauty Cop)’을 론칭했다. 고객이 플랫폼에 들어와 제품 컨설팅 기획부터 제조, 생산, 품질관리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존 OEM 프로세스와 비교해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인 것으로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포뮬러·패키지 정보와 개발의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뷰티화장품의 기업부설연구소, 마케팅팀, 플랫폼전담팀 등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뷰티화장품 관계자는 “10여 년 화장품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플랫폼으로 화장품 개발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을 포함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최적의 화장품 OEM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명 ‘뷰티화장품’과 관련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기독교 신자인 오한선 대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장품 회사를 잘 표현하는 회사명을 찾았으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기도를 드리는데 ‘처음부터 생각하라’는 말이 떠올랐고 그래서 뷰티화장품을 찾았다”며 “상표등록이 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확인해보니 등록돼 있지 않아 사명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2024년 1천만불 수출탑 목표
회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수출을 계속 늘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2024년 1000만불 수출탑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한 해외 공략 계획도 잡았다. 오한선 대표는 “현재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약 30개국에는 현지 총판과 함께 합작 생산회사도 구축하려고 한다”며 “우리 고유 레시피로 만든 화장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