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시행착오, 3년 수출 40억… 비결은 ‘전문인력’
• 회사 설립 : 2012년 6월
• 분야 : 유아용 식품 전문업체
• 회사 이름에 담긴 뜻 : 아이배냇(아이 + ‘배냇저고리’의 배냇). 부모가 아이를 위해 배냇저고리를 준비하는 자세로 식품을 만들겠다는 의미
• 사업 목표 : 동남아 마켓 리더, 한국 이유식 선두주자, 매출 1000억 달러
‘2016년 연(年) 1억~2억 원 → 2022년 월(月) 3억~4억 원.’
유아 전용 식품업체 아이배냇의 중국 수출 실적이다. 말 그대로 폭증이다. 그것도 대부분 최근 3년 사이다. 비결은 과감한 투자다. 사람에 투자했고, 마케팅을 확대했다.
2012년 설립된 아이배냇은 국내 유아 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2016년 중국 시장을 노크했다. 국내 출산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아 식품 시장도 성장성 둔화가 우려되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찾은 해법이 해외였다.
특히 출산율이 여전히 높던 중국을 1차 목표로 정했다.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식품들이어서 중국에서도 판매가 잘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한국 제품이 쉽게 통하던 시절이었다.
준비 없는 해외 진출로 초기 부진
초기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인구로 볼 때 중국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 시장이어서 대형마트 매대에 깔기만 하면 바로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중국 식품 전시회도 출품하고 현지 에이전트도 정해 시장을 뚫어보려고 했지만 반응이 미미했다.
시장을 너무 쉽게 본 것이었다. 막연히 큰 시장만 보고 세심한 투자 전략을 펼치지 못했던 것. 중국에서 한국 상품이 인기 있다는 이유로 상품 박스도 한국어 그대로 수출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봤다.
중국 마케팅 전문가도 없어 중국 판매 에이전트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중국 마케팅 자문도 받고 적용해보려 했지만, 현장에서는 도움이 되질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매출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름세는 눈에 뜨이지 않았다.
그렇게 2~3년이 지나도록 실적 개선이 보이지 않자 아이배냇 경영진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철수냐 아니면 투자 확대냐.
방향은 ‘후자’로 잡았다. 제대로 시장을 노크해보자는 결정이었다. 아이배냇이 국내 유아동 식품시장을 열었듯이 제대로 중국 특화 마케팅 전략을 펼쳐 공략해 보자는 것이었다.
전문가 영입 후 실적 ‘확’ 늘어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줬다. 우선 전문인력을 뽑았다. 중국 등 동남아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고 중국어 능통한 마케팅 인력도 채용했다.
그리고 현지화 전략을 제대로 펼쳤다. 상품 소개 자료를 중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국어로 만들고, 친근감을 주기 위한 중국어 상품 소개 동영상도 제작했다.
중국 협력 파트너와의 소통도 크게 늘렸다. 회사 고위 관계자가 수시로 중국 파트너 회사를 방문해 실적을 체크하고 개선책이 필요한지 확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대형마트에서 아이배냇 상품 시식회를 진행하고 파트너 회사 직원들의 영업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도 제공했다.
아이배냇 수출 담당자는 “파트너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서야 깨달았다”며 “현지 협력사가 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자, 우리 제품 판촉직원 수를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판매가 서서히 살아나자 어느 순간 성장세는 가파르게 올랐다.
파트너 회사도 매출이 늘자 마케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상품 관리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중국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도 펼쳤다.
유광철 아이배냇 해외영업본부 이사는 “중국도 쌀이 주식이어서 당시 국내에 판매 중인 쌀과자 마케팅 비중을 높이고 프리미엄 상품 전략 일환으로 유기농 인증을 취득해 자녀 먹거리에 민감한 중국 부모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며 “이런 노력이 상품에 대한 입소문과 함께 퍼지면서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아이배냇은 영유야 식품이 자리를 잡자, 영유아 보조식품으로 비타민이나 칼슘이 보강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열고 있다.
아이배냇은 중국에서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변국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성공방정식이 잘 통할 것으로 보이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도 적용했고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태생부터 도전의 DNA를 가졌다
초기 부진했던 중국 수출이 대폭 개선된 것은 아이배냇의 과감한 도전 DNA 덕분이다.
회사는 설립 때부터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2012년 탄생한 회사는 프리미엄 분유인 산양분야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국내에 산양분유가 판매되고 있었지만, 당시 국내에선 처음 100% 산양유를 채택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틈새인 산양분유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아이배냇은 설립 이듬해인 2013년 다시 유아용 간식 제품을 만들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없던 시장이다. 국내 유아 간식 시장은 작다고 보고 대기업들도 외면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간식이 아이배냇의 대표 제품인 동결건조 요거트 ‘핑거 요거트’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식품으로 아이들이 외부에서 요거트를 먹다 보면 손에 묻고, 흘리는 경우가 많아서 개발했다.
이 상품은 동결건조하다 보니 단가가 크게 높아졌지만, 시장 개척을 위해 최대한 가격을 낮춘 4000원대에 판매가를 잡았다.
그리고 유아 박람회에 참가하고 시식행사 등의 마케팅을 펼치자 소비자 입소문과 함께 매출실적이 올랐다.
곧 식품 대기업들이 유사 상품을 내놓았지만 아이배냇이 이미 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여서 후발 대기업들의 추격은 쉽지 않았다. 아이배냇은 유아 식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매년 10개 안팎 신상품 선보여
이런 성과는 꾸준한 연구개발(R&D)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가 한몫을 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10개 안팎의 신상품을 내놓았다. 모두 유아 대상 식품이다.
유아 식품 시장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덕에 신상품 시장 안착률이 60~70%에 이를 정도로 내놓기만 하면 반응이 좋다.
현재 아이배냇이 시장에 내놓고 판매 중인 유아용 간식류가 60종을 넘는다.
자체 투자와 함께 2016년부터 운영해온 ‘아이배냇 서포터즈’도 신제품 호응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회사는 사회공헌 사업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특정 미션을 달성한 서포터즈는 본인과 자녀 이름으로 대한사회복지회에 기부금 내는 것을 돕는다.
회사는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수출지원기관 도움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충북우수상품전이나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처럼 바이어를 직접 만날 기회가 유용하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 파트너는 무역협회로부터 소개를 받은 곳이다. 월 1억~2억 원의 꾸준한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종헌 아이배냇 해외영업팀 차장은 “무역협회 지원이 없었으면 인터넷 뒤지고 전화하고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협회에서 출장비도 지원받고 현지 사무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배냇은 수출시장을 계속 확대하고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국은 총 13개국이다.
동남아 유아 식품 리딩기업 도전
회사는 ‘마켓 리더’ ‘한국 이유식 선두주자’ ‘매출 1000억 달성’ 3가지 비전을 밝혔다.
유광철 아이배냇 이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영유아식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로 ‘아이배냇’이 동남아에서 고유명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이어 “기존 시장뿐만 아니라 신시장도 지속적으로 개척해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