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 혁신… ICT 융복합에 중점”
 
 
‘선택’ 그리고 ‘변화’. 
 
한신자 이즈피엠피 대표가 2시간 인터뷰 내내 수없이 강조한 단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 앞서 기업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즈피엠피 설립 이듬해인 2004년 합류한 한 대표는 회사가 지금까지 지속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 즉 ‘변화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즈피엠피는 MICE업계에서 가장 발빠르게 변신하는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한신자 이즈피엠피 대표가 서울 방배동 사옥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준배 기자)
● 업계가 지켜보는 이즈피엠피의 ‘혁신’ = 이즈피엠피의 행보는 마이스업계의 큰 관심사다. 많은 기업들이 마이스 비즈니스가 ‘변해야 얼마나 변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일 때, 이즈피엠피는 도전을 이어갔다. 
 
이는 설립 초창기부터 이어왔다. ‘마이스(MICE)’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2000년대 중반 이즈피엠피는 당시 굴지의 광고대행사가 맡았던 종합행사 대행 업무를 선언했다.
 
“창업자인 황광만 대표와 의견 일치를 본 것이 이벤트의 복합·대형화였습니다. 창업하기 이전만 해도 국제회의·전시회·콘퍼런스 그리고 개막식과 같은 이벤트들이 개별적으로 기획돼 진행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행사도 회의 전문업체, 전시회 전문업체와 같이 분야별로 나누어 맡았습니다. 우리는 행사들이 계속 복합할 것으로 봤고, 그에 맞춰 조직을 꾸렸습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 전시회는 콘퍼런스·국제회의 그리고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함께 진행된다.
 
예상이 적중한 만큼 사업이 크게 번창했을까. 아니었다. 시장보다 너무 빠르게 앞서 달려나갔던 것. 시장은 변화하고 있었지만, 행사를 의뢰할 고객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종합행사대행사’의 개념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보니 행사가 복합화됐음에도 고객들은 행사를 각 전문업체에 맡겼었다.
 
한 대표는 “아마 10번쯤 공모에서 떨어졌을 것”이라며 “지금은 당연히 종합대행사에게 맡겨 통일성 있게 전체 행사를 기획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시스템 자체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언제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변화의 흐름 앞에 가 있던 회사는 서서히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 국력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행사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것을 대행할 업체를 찾기 시작했다. 바로 이즈피엠피다.
 
● 미래 예측 위해 언론과 타인의 말 경청 = 궁금했다. 누구나 시장 변화에 맞춰 미리 준비하고 싶다. 기업 가운데 그렇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럼 한 대표는 어떻게 시장 변화를 예측할까.
 
한 대표는 이 질문에 ‘신문’과 ‘대화’를 들었다. 신문은 ‘시장 변화를 가장 빠르면서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통로’라고 표현했다. 단적인 사례로 이즈피엠피의 자회사 ‘서울스피커스뷰로’를 소개했다.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미국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퇴임과 동시에 ‘워싱턴스피커스뷰로’와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워싱턴스피커스뷰로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찾아봤더니, 그린스펀 의장과 같은 거물급 인사에 대한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마치 프로스포츠 선수 매니지먼트 회사와 같은 곳이죠. 그때 ‘이제 사람이 콘텐츠인 세상’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저희도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종합행사대행사 면모에도 어울렸다. 유명 인사들을 관리하게 되면서 이들을 초청하며 행사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게 된 것. 
 
한 대표는 “저희는 경쟁 회사와 달리 우수 인력을 관리한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행사 수주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의 숨은 경쟁력인 ‘베세토 얼라이언스’도 꼽았다. 베세토는 베이징·서울·도쿄의 이니셜로 한·중·일 삼국 간 협력을 의미한다. 
 
2012년 회사가 종합 행사 대행사로 안착을 할 시점에 또 다른 도전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국제행사가 늘어나는데 맞춰 중국·일본의 동종업체와 손을 잡고 협력에 나선 것. 
 
코로나 팬데믹 발발 직전까지 매년 한 차례 대면으로, 매월 한차례 컨퍼런스콜을 하며 회의를 열었다.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대면 미팅은 올해 재개한다.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을 때 서로 상황과 대응 방안을 공유했고, 이는 3사 모두가 대안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신자 이즈피엠피 대표는 시장의 변화를 미리 보고 그에 앞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CE의 ICT융합 트렌드를 미리 보고 준비한 결과, 이즈피엠피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행사를 맡을 수 있었다. 사진은 2021년 12월에 개최된 ‘2021 열린정부파트너십 글로벌서밋’ 행사 모습으로 이즈피엠피가 기획에 참여했다. (사진 = 이즈피엠피)
▲이즈피엠피가 ICT 융복합 일환으로 기획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운영중인 어린이 디자인 놀이터 ‘디키디키’ 전경. (사진 = 이즈피엠피)
● 최근 10년 ICT와의 융복합에 집중 = 2010년대에 들어 한 대표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모색했다. 회사 주니어 직원들과 대화하다 보니 직업관에 변화를 본 것이었다. 
 
한 대표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전 세대의 경우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 거기에서 희열을 느꼈는데 당시 젊은 세대는 노력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사명감을 내세우며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한 대표는 지속 성장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해법 가운데 하나로 찾은 것이 바로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고, 그 결과물이 어린이 놀이터 ‘디키디키’와 스마트 마이스 플랫폼 ‘오투미트(O2MEET)’이다. 
 
‘디지털 키즈, 디자인 키즈’의 이니셜인 디키디키는 2017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들어선 어린이 디자인 놀이터다. 
 
숲속의 다양한 구조물에서 뛰고 구르며 즐기는 6가지의 ‘감각놀이터’를 비롯해 ‘창작스튜디오’ ‘상상오두막’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부모가 자녀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기능을 담았다. 비콘 팔찌로 어린이가 어느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이 사례를 바탕으로 테마파크·교도소 등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디키디키의 후속으로 플랫폼 O2MEET를 개발했고, 이를 실제로 적용한 것이 스마트관광 애플리케이션 ‘터치수원’이다. 
 
지난해 오픈한 앱으로 수원에 소재한 세계 유산물을 관광객이 역사 및 문화 스토리와 함께 실제와 같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관광체험앱이다. 
 
4월 중에 대구 수성, 그리고 7월에는 강원도 양양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진행한다.
 
MICE 업체로는 특이하게 이즈피엠피에는 ‘ICT융합팀’과 ‘ICT융합연구소’가 존재한다. MICE산업과 ICT의 지속적 융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13년에 참여한 세계 에너지 총회를 지켜보다 보니 앞으로 ICT융합 바람이 매우 거세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당시 총회를 지켜보면서 ‘우리도 디지털 전환을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 대응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때부터 ICT 인력을 채용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8년 ICT융합팀, 2020년에는 ICT융합연구소도 발족했다.
 
● ‘새로운 도전, 멈추지 않을 것’ = 한 대표는 ‘기업이 변화하지 않으면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는 말을 몇 차례 했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시장의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시장이 선택을 안 하면 그 회사는 사라집니다. 저희가 ICT 융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한 직후인 2020년과 2021년 25건의 온라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절대 없었을 것입니다.”
 
한 대표는 이즈피엠피의 디지털전환 작업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단초를 만든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 대표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이를 위해 올해 ‘지속 가능 마이스실’을 세웠다.
 
“모든 서비스가 플랫폼 경제에 편입되고 있습니다. 저는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마이스시장에 진출해서 함께 규모를 키우기를 바랍니다. 마이스 분야는 플랫폼화를 통해 새로운 커다란 부가가치를 충분히 창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도전을 계속할 것입니다.”
 

• 회사 설립 : 2003년 6월
• 회사명 ‘이즈피엠피(Ezpmp)’ 의미 : e들의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e는 exhibition, event, expo, convention
• 대표 행사 : 2021함양항노화산삼엑스포, 2021P4G서울정상회의, ‘터치수원’
• 모토 : Connect People for the better World with MICE Know-how & ICT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MICE 노하우와 ICT기술로 사람들을 연결하여 더 나은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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