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투자 결정이다.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결정은 더욱 힘들다. 문병관 미래전람 대표는 ‘과감한 투자’에 일가견이 있다. 그가 전시 기획 분야에 몸담은 후 수년간 배운 것이 바로 ‘투자 없이, 성과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표는 투자 후 성과를 얻었다. 미래전람이 매번 새롭게 시작한 사업들이 안착하는 데 성공한 것은 과감한 투자 덕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통상적이지 않다’는 질문에 문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그의 투자는 분명 ‘계산된 투자’였다.
●투자 그리고 ‘수확’ = 전시 분야에서 13년 동안 실무자로 몸담아온 문 대표는 2011년 미래전람을 창업했다. 은행 대출을 낀 창업이었지만, 그는 시작부터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했다.
킨텍스 제2전시관 개관에 맞춰 창업한 문 대표는 첫 행사로 ‘미베 베이비엑스포’를 유치했다. 당시만 해도 킨텍스에 대한 접근성 불만이 많았다. 베이비 페어의 주 타깃층은 당연히 20~30대 여성. 악조건일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과감한 홍보’로 해결했다.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산모교실’ 그리고 온라인 ‘맘카페’에 적극 알렸다. 그만의 전략도 있었다. 접근성을 고려할 때 부부가 함께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남편을 위한 기념품’이다. 2011년에는 캠핑용 의자세트 등을 내세웠고, 2012년에는 과감하게 하루에 한 대 자동차를 경품으로 제시했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손해를 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하면 관람객을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돈을 벌기는 힘들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한 것이죠.”
투자는 확실히 효과로 나타냈다. 주변에서의 우려와 달리 킨텍스 2전시장 개관 첫 행사인 데다가 미베베이비엑스포 자체가 처음 열렸음에도 목표에 버금가는 성과를 창출했다.
●2년차에 던진 승부수 = 문 대표는 자신감이 붙었다. 다음해에 바로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 디저트 열풍에 관련 행사를 기획하던 중 ‘국제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한국에서 세계 커피대회 개최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
그는 수소문을 통해 국내 모 커피단체가 SCA측과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무조건 찾아갔다. 그리고 국제대회를 직접 진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일이 되려면 어떻게든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침 선진국에서만 행사를 열던 SCA 측이 신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새로운 나라에서 대회 개최를 추진했습니다. 당시 한국 커피산업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커피 시장의 잠재력을 적극 어필했는데, 이게 성공한 것 같습니다.”
2년차 회사. 그것도 전시회는 베이비엑스포 하나밖에 진행하지 않은 곳이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물론 커피대회 유치가 곧 성공은 아니다. 주최 측의 사전답사 지원에만 2000만 원 이상 소요됐다. 행사 유치에 실패했으면 그대로 손해를 보는 자금이었다. 여기에 행사 진행에도 1억 원가량이 들어갔다.
자금이 충분했느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어디 있겠어요.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행사는 아시아 최초의 세계 커피대회였다. 권위의 행사를 미래전람이라는 신생회사가 처음 기획한 카페&베이커리페어의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문 대표는 “이 행사로 한국의 커피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덕분에 지금까지 우리 행사가 순탄하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행사는 대호황이었다.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 속에 50개국 200명의 외국인 바리스타들이 방한했다. 심지어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들의 대결을 보기 위해 찾아오기까지 했다.
‘카페&베이커리페어’는 2012년 첫 세계 커피대회 유치 덕분에 지금까지 성황을 누리고 있다. 디저트 산업이 호황을 누린 것도 있지만 첫 행사의 파장이 그만큼 컸다. 2013년부터는 매년 세계 커피대회에 나갈 한국 국가대표 선발 대회를 겸하고 있다.
●‘펫·캣’ 시장 진출 = 2010년대 들어서는 ‘펫(Pet)’과 ‘캣(Cat)’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베이비 전시회가 출산율 저하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진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뛰어들었다.
문 대표는 2015년부터 이 분야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보다 앞서 있던 일본 등 해외 전시회를 찾아갔고, 국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수의사들도 만났다. 그리고 ‘펫’과 ‘캣’은 영역이 확연히 다르다는 판단을 가진 문 대표는 각각 행사 개최를 결심했다. 그래서 2018년과 2019년 각각 ‘펫쇼’와 ‘캣쇼’를 개최하게 됐다.
그의 과감한 투자는 이번에도 멈추지 않았다. 관람객의 흥미를 끌 아이템들을 담은 일명 ‘펫쇼 백(PetShow Bag)’을 제작해 배포했다. 전시장에서 반려동물용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도 만들었다.
문 대표는 “첫 번째 전시회가 사실상 기획 행사의 성패와 직결된다”며 “기대하고 찾아온 방문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찾아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보 예산에 대해서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문 대표는 “과거 전시기획사에서 확실히 배운 것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홍보해야 하고, 그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자금을 써야 한다”며 “직원들과 수시로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최대한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비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행 당시에는 손해라고 생각하지만, 전시회는 홍보한 만큼 피드백이 확실히 온다”고 설명했다.
●과감한 도전 이어갈 것 = 올해로 13년차인 미래전람은 베이비·디저트·펫·캣·사케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문 대표는 미래전람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하는 회사’ ‘전시회에 나가면 가치를 얻는 기획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소개했다.
앞으로의 포부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처음 시도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문 대표는 “우리 박람회들을 묶은 ‘미래전람 주간 행사’를 5년 내에 한 곳에서 열고 싶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을 도울 수 있도록 국내에서 자리 잡은 행사를 해외에서 개최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설립 : 2011년 7월
• 사명 의미 : 미래를 내다보고 한발 앞서 준비하는 기업
• 대표 행사 : 카페&베이커리페어, 서울펫쇼, 서울캣쇼, 미베 베이비엑스포, 서울사케페스티벌
• 모토 : 미래를 위해 늘 준비하는 기업이 되자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마이스산업은 모든 산업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산업이다. 산업계와 정부에서 마이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