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다인종, 다언어, 다종교, 다문화 국가입니다. 하나의 국가 안에 유럽만큼이나 다양한 요소가 공존합니다.
올해 4월 유엔 경제사회부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는 약 14억2575만 명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국가에 등극했습니다.
인도의 주요 도시는 뉴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첸나이이며 암다바드, 콜카타, 푸네, 자이푸르, 럭나우 등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28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에는 또한 힌디어, 칸나다어, 타밀어, 텔루구어를 비롯한 22개 언어가 공용어로 지정돼 있습니다. 연방정부는 힌디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22개 공용어 이외에도 약 1600개의 언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인끼리 비즈니스를 할 때는 영어로 소통하곤 합니다.
인도는 종교도 다양합니다. 힌두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약 80% 정도로 추정되며 이외에도 불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를 믿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는 다양성의 국가이지만 전자결제 시스템의 편리성에 대해서만큼은 생각이 같은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결제가 활성화돼 있는 것입니다.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는 인도 정부가 개발한 통합결제 인터페이스인데 올해 3월 기준 399개 은행과 연결돼 있어 은행계좌만 있으면 손쉽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 휴대폰 번호나 QR코드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합니다.
인도의 저렴한 통신비와 스마트폰 보급을 등에 업고 현금 없는 전자결제 시스템이 급성장했습니다. 길거리 노점상이나 택시비 결제, 지인 간 송금 등 UPI는 인도인들의 생활에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식료품점, 식당, 의류매장, 약국 등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활발합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약 740억 건의 거래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이며 금액은 약 1조5000억 달러로 76%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식당이나 의류매장 같은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전체 거래의 43%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P2M(Person to Machine), 즉 개인이 상점에 지불하는 돈이 전체 UPI 결제의 54%를 차지하며 평균 액수는 687루피로 우리 돈 약 1만1000원에 해당합니다.
전자결제 시스템의 확산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를 뜻합니다. 인도 전자 상거래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입습니다. 현재 약 1억9000만 명이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는 약 99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입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주로 판매되는 제품은 패션 및 의류, 식료품입니다.
스마트폰 보급 증가는 온라인 쇼핑을 이끈 주요인입니다. 대도시를 넘어 인도 전역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6년 사용자는 약 10억 명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1인당 월 데이터 소비량도 약 14기가바이트로 세계 상위권 수준입니다.
전자상거래 급증에 발맞춰 아마존, 플립카트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인도 우편번호 기준으로 약 10만 개 지역 중 2만 개를 커버할 수 있도록 물류 시스템과 창고를 확보했습니다. 현지 언어를 지원해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플랫폼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다양한 축제를 즐기기도 해서 이 기간에 매출이 급증하곤 합니다. 특히 10~11월 디왈리 시즌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세일시즌’으로 불립니다. 이 기간 중 선물 수요가 급증해 가계지출의 약 20%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친환경 트렌드는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에 따라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 국민들은 대기오염, 기후변화, 수질오염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특히 일회용 폐기물 때문에 인도 전역에 3000여 개의 쓰레기 매립지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상수, 토양, 대기 오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작년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 수입, 유통을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4월부터는 ‘E-웨이스트 룰(E-waste Rule)’을 통해 관련 기업에게 전자 폐기물 재수거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제품 구매의사를 밝히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플라스틱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종이, 진흙, 곡물이 플라스틱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으며 음료 판매 시 ‘쿨하드’라는 일회용 진흙 컵이 경제적인 친환경 재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친환경 전기차 중에서는 2륜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유지비용에 힘입어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에 따른 무역적자 축소, 제조업 육성, 대기오염 절감 등을 위해 인도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올해 4월부터 디젤차의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추가적인 배기가스 저감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경제성이 떨어지는 약 17종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단종되기도 했습니다. 인도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207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채식주의 국가로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었으나 단백질 섭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영양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밀과 쌀 위주 식단이 기장 등 영양 곡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 인도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인도는 종교적, 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주의를 선호하며 생활 전반에 동물에 대해 우호적인 문화가 깃들어 있습니다. 2014년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30%가 채식주의자로 추정됩니다.
특히 라자스탄, 하리야나 등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채식주의자의 비중이 높으며 케랄라, 오디샤, 텔랑가나주 등 남부 및 동부지역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인도 라벨링 규정상 식품에는 반드시 채식과 비채식 여부를 표시하게 돼 있습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의미하는데 인도인들은 가성비뿐만 아니라 가심비 또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인도 바이어는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편이며 할인 판매나 유연한 가격정책을 원합니다.
하지만 가심비 소비 패턴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애플 아이폰의 지속적인 판매 증가세입니다. 올해 들어 뭄바이와 뉴델리에 애플스토어 1, 2호점이 문을 연 것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저가 중국 스마트폰보다 프리미엄 아이폰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인도 국민들은 타인의 시선 또한 중요시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성비와 연비가 뛰어나지만 주로 상업용으로 사용되는 차량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프리미엄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원 출퇴근용이나 렌터카로 자주 사용되는 모델보다는 비싸더라도 다른 브랜드의 모델을 선택해 개인용이나 가정용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도인들은 외국 제품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무턱대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인도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평판을 꾸준히 쌓아야 합니다. 인도 젊은 층은 기성세대보다 구매결정이 빠르고 온라인 구매 또한 활발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부 스펙을 조사하고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결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한 브랜드보다는 제품의 가성비, 내구성,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구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방향성과 트렌드를 가진 인도에서 성공 일지를 써나가려면 무엇보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인도는 거대한 나라로 지역에 따라 인종, 언어, 종교, 기후가 다르므로 진출 지역부터 선정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마케팅 과정에서는 고유 문화에 대한 존중을 담는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주인도 한국대사관이 인도 영화 ‘RRR’에 나오는 춤을 커버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모디 총리는 ‘사랑스럽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류 확산세를 전자상거래 시장에 결합한다면 인도 시장 진출이 한결 쉬워질 수도 있습니다. 한국산 화장품, 식품, 콘텐츠가 유망 품목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중산층 비율 확대에 따른 구매력 상승으로 중고가 화장품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한국 식품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게임, 에듀테크 등 한국산 콘텐츠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인터넷 보급 확대, 뜨거운 교육열 등을 활용해 현지 콘텐츠 시장 진출도 고려할 만합니다. 플립카트 한국관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다면 전통 오프라인 유통망보다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이쪽이 비용도 덜 듭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뉴델리 무역관은 “인도는 한류 성장성이 높은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소비가 인도 내 한국 소비재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