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회 항공·호텔 예약사이트 10분 만에 구축
“국제학회 항공·호텔 예약사이트를 10분 만에 구축!”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현진 마이스링크 대표가 해냈다. 항공·호텔뿐만 아니라 렌터카, 현지 투어 예약도 가능하다.
국내 굴지의 여행사에서 10년 넘게 마이스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 대표가 국제학술회의 예약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개발했다.
●‘마이스 실시간 시스템(MRTS)’을 만들다 = MRTS는 ‘마이스 실시간 시스템(Mice Real Time system)’의 약자다. 구글링하면 이 의미로 검색이 안 된다. 마이스링크가 만든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현진 대표는 “국내는 처음이고 해외에도 우리 수준으로 모든 예약을 대행하는 시스템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MRTS는 1년에 한 차례 또는 몇 차례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기업·기관·단체들을 위한 원스톱 행사 통합지원시스템이다. 과거 사람이 예약을 받아 메모하며 챙겼던 것을 시스템화해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MRTS의 가장 큰 매력은 수요처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맞춤형 특화)이 가능하다. 덕분에 모든 행사를 위한 특화된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A학회가 개최하는 B국제회의 전용 사이트(시스템)가 생기는 것이다.
마이스링크가 시스템 플랫폼화를 통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직관적인 서비스와 다양한 선택권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사례별로 소개하자. 항공권은 항공사의 실시간 최저가 예약시스템을 적용한다. 이 경우 단체 예약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격에서 이득을 본다. 일반적으로 국내 항공권 단체 예약은 실시간 예약보다 가격이 비싸다.
이현진 대표는 “국내선 항공편을 실시간 예약으로 진행하면 단체 예약보다 최대 50%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은 그룹예약 방식을 택했다. 이는 실시간 예약보다 그룹예약을 통해서 진행할 경우 가격에서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마이스링크는 대형 행사를 전문으로 수행하다 보니 협상력을 갖게 되고, 이는 가격 인하 효과로 나타난다.
이현진 대표는 “1년에 한두 번 개최하는 학회와 1년에 수십 회 행사를 대행하는 우리의 호텔 룸 가격 협상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정 변경을 알아서 척척 = 그동안 학회 사무국은 행사 때마다 골치가 아팠다. 회원들의 일정 변경을 하나씩 모두 챙겨야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500명이 참가하는 3박4일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한 번씩만 일정을 변경한다고 생각해 보자”며 “이메일, 문자 또는 전화로 받아서 일정을 엑셀에 변경해 관리하다 보면 실수를 안 할 수가 없다. 결국은 나중에 행사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고 사무국은 비난을 받는다”고 현재 시스템의 문제를 전했다. 이 대표가 MRTS를 개발하게 된 동기이다.
MRTS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덕분에 사무국은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한다.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고객이 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실수를 범한 경우다.
이 대표는 특히 MRTS의 유연화에 집중했다. 과거 여행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깨달았다. 예를 들어 ‘호텔룸 분할결제’ 방식이다. 회사 경비로 학회에 참가하다 보면 기업 내부 비용 한도로 인해 호텔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는 담당자와 통화해서 별도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마이스링크는 이를 시스템적으로 옵션 선택을 통해 처리한다. 일부는 회사 경비, 나머지는 개인 경비로 결제한다.
이 대표는 “여행사에서 가장 번거로운 업무 가운데 하나가 행사 후 회사 제출용 서류를 챙겨주는 것”이라며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이메일 등으로 자동으로 보냄으로써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숙박 플랫폼을 보며 창업 결심 = 이 대표는 야놀자·여기어때 등 숙박 플랫폼업체들의 직관적이고 편리한 예약시스템을 보면서 MRTS 개발을 결심했다.
이 대표는 “여행사 전산시스템은 B2C 여행에 특화돼 있어 학회와 같은 특화 비즈니스에는 맞지 않았다”며 “게다가 정형화된 정책에 맞춰 고객에게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유연한 대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2021년 5월 마이스링크를 창업한 이 대표는 1년간 개발을 통해 MRTS를 내놓았다. 마이스 분야에서의 예약 과정은 이미 훤하게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개발 기획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처음으로 700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투어’에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첫 가동부터 에러 한번 발생하지 않았다”며 “20~30대부터 60대 이상 다양한 연령대가 행사에 참여했지만 한명도 불평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웹기반으로 만들어진 MRTS는 특정 행사 참가자만을 위한 폐쇄형 사이트로 UI/UX가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덕분에 시장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메이저 여행사를 비롯해 10곳 여행사 그리고 호텔 2곳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MRTS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입소문에 주최 측이 먼저 연락 = 마이스링크가 MRTS 출시 후 적용한 행사는 이미 50건에 육박한다.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편하고 경제적이라는 반응이 입소문으로 퍼진 결과다.
최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연락이 와, 아시아 콘텐츠필름마켓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제안해왔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용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학회가 1년에 5000회가 넘는다. 내년까지 모든 국내 학회에 우리 시스템을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내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은 후 내후년부터는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했다.
김준배 기자
• 설립 : 2021년 5월
• 사명 의미 : 마이스 주최자와 공급자 연결을 위한 업무 효율화
• 대표 행사 : 대한기계학회 학술대회, 인터스피치, 할리데이비슨 호그랠리
• 모토 : ‘Better? Different!!’-기존의 방식으로 잘하려 하기보다는 본질에 접근하여 효율적으로 다르게 해결하자.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현존 MICE 문제점을 IT를 결합해 해결한다면 고효율 고품질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