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에어비앤비 사업 규제 강화
미·캐나다 위워크, 파산보호 신청
차량 공유업체 우버는 승승장구
공유경제의 대명사 격이었던 에어비엔비와 위워크가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미국, 호주, 이탈리아, 터키 등은 숙박시설 공유업체 에어비엔비가 주거난의 원흉이라며 각종 규제에 들어갔고 공유오피스의 선두주자인 위워크는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주거난 원흉” 지목 받은 에어비앤비 = 팬데믹 이후 세계 각지에서 숙박 공유 ‘공룡’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공유 숙소를 2채 이상 소유한 집주인에 대해 세금을 21%에서 26%로 인상했다.
두오모 성당으로 유명한 피렌체는 지난 6월 역사지구 내 신규 공유 숙박 시설 허가를 금지했다.
이와 별도로 밀라노 검찰은 11월 6일 에어비앤비에 대해 탈세 혐의로 7억7900만 유로(약 1조900억 원) 이상을 압류했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공유 숙박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집주인들이 수지가 좋은 숙박 공유 사업에 너나없이 뛰어들면서 정작 거주자가 월세를 살 집이 줄고 집값이 올라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 관광객이 과잉 유입돼 주민들이 소음과 쓰레기에 시달리는 등 오버 투어리즘도 문제가 됐다.
미국 뉴욕시는 지난 9월부터 자기가 거주하는 주택을 30일 미만으로 단기 임대하려는 주민은 시 당국에 신고하고 허가받도록 했다. 또 집주인이 숙박객과 함께 머물러야 하고 투숙객은 최대 2명으로 제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덴마크 코펜하겐, 말레이시아 페낭 등도 개인 주택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섰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숙박 시설에 숙박료의 최대 7.5%에 해당하는 부과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튀르키예도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며 주거난이 심화한 배경에 에어비앤비의 사업 팽창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11월 2일 관보에 개정된 ‘관광목적의 주거용 부동산 임대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을 게시했다.
법안을 추진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팬데믹의 여파로 단기 임대 행위가 주택 공급 제한, 호텔과의 불공정 경쟁, 법 집행의 어려움 가중, 세수 감소 등 문제로 임대료 인상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법은 내년 1월 1일 발효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앞으로 에어비애비와같은 플랫폼에서 주택을 100일 미만으로 단기 임대를 하려는 소유주는 ‘관광목적’으로 분류돼 문화관광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소유주는 먼저 해당 건물의 모든 거주자로부터 동의를 받는 것이 의무화된다. 또한 정부에 세금과 관련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며, 정부로부터 발급받은 표지문을 출입문 앞에 게시해야 한다.
정부는 고객 정보를 당국과 공유하지 않거나 ‘공중도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단기임대업자에게 임대주택 한 채당 10만리라(약 460만 원)의 벌금을 물리고, 관련 자격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스탄불 시 당국의 통계를 보면 2019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포함한 약 4년간 튀르키예 전국적으로 임대료가 평균 583%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캐나다 위워크의 파산 보호 신청 =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심각한 경영난 끝에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위워크는 11월 6일 미국 뉴저지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자산과 부채는 각각 약 150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와 186억 달러 규모이며, 1억 달러에 육박하는 미납 임대료 및 임대 계약 종료 수수료도 갖고 있다.
‘챕터 11'에 명시된 파산보호는 기업의 채무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국내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절차다. 위워크 데이비드 톨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채권자의 약 90%가 부채를 주식으로 출자로 전환해 약 3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청산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과거 위워크는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으며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꼽혔다. 스타트업이 붐을 이루던 시기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임대 사무공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경영난에 빠졌다. 사업 모델이 공유경제의 테크(기술)가 아닌 결국 부동산 임대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장기로 부동산 임대 계획을 맺은 것이 악재였다. 지난 6월 기준 임대료와 이자만 한 해 매출의 약 80%로 불어났다.
위워크는 올해 초 대규모 부채 구조조정 계약을 맺었지만, 곧바로 다시 위기에 빠졌다. 지난달 초에는 채권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30일간의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끌어냈지만, 이 기간에도 자금 사정이 개선되지 않아 추가 7일의 상환유예 기간을 받은 상황이었다. 상환 유예기간 모두 95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이자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가 운영 중인 사무실은 지난 6월 말 기준 39개국, 777곳에 달한다. 위워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파산 신청은 미국과 캐나다에 국한한다고 밝혔다.
톨리 CEO는 “파산 보호 신청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임대계약 50~100건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다른 모든 공간은 평소대로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위워크는 한국에서도 서울과 부산을 합쳐 모두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파산 신청은 공유경제 업체의 또 다른 몰락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차량공유 우버는 매출 증가 = 반면, 차량 공유업체 우버는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버는 지난 3분기 92억9000만 달러(12조1884억 원)의 매출과 주당 0.10달러(131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투자 지분에 대한 재평가분이 포함되긴 했지만 1년 전 0.61달러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옛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 매출은 95억2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0.12달러였다. 모빌리티 부문 매출(50억7000만 달러)이 배달(딜리버리) 부문 매출(29억3000만 달러)를 크게 앞섰다. 화물 부문 매출은 12억8천만 달러에 그쳤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이 매우 호조를 보였다”며 “총예약이 늘어나고 여행 및 월간 활성 플랫폼 소비자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소매에서 서비스로 지출을 전환함에 따라 우리 플랫폼이 지속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며 “거시 환경이 좋든 그렇지 않든 앞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분기 우버의 월간 활성 플랫폼 이용자 수는 1억42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우버는 4분기 총 예약액은 365억 달러∼375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분석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전망한 시장 예상치 365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