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을 마치고 입사를 결정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전공이 이공계이냐, 인문계이냐를 떠나서 반드시 경제신문을 탐독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면접이라는 관문을 떠나 경제신문 읽기는 직장인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다. 최소한 해당 회사와 관련된 산업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파악하고 자신의 미래를 맡겨야 하지 않을까?
세계 경제나 국내 경기 흐름은 비록 다소 어렵더라도 회사 생활이나 개인의 삶에서 상식이니, 싫어도 경제신문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특히 하루에 최소 1개의 경제용어를 정리하여 그 의미와 파장에 날카롭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우리에게 원자재 파동으로 다가오고 있다든가, 중국과 미국 간 패권싸움의 핵심은 반도체 기술이라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종이신문을 구독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개인용 PC의 시작 화면을 경제신문으로 만들어 싫든 좋든 경제뉴스와 친해져야 한다.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최소한 신입 딱지를 뗄 때까지는 이런 습관을 붙잡아야 한다.
경제신문 읽기가 입사를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한다면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1단계 본 작업은 실력을 쌓는 것이다. 이공계는 자격증이 될 것이고, 인문계는 논술 등 필기시험이 될 것이다.
슬기로운 준비를 위해 입사하고 싶은 회사 군을 정할 필요가 있다.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할 때도 되도록 희망하는 산업군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다.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실제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하고 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과 대안들을 잘 정리해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입사 희망 기업과 유사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은 면접관의 주목을 받기 충분하다. 높은 면접 점수를 받기 위해 인턴 등에서 느낀 개선점과 대안을 나름대로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입사하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보다 면접관이 공감할 차별화된 대안 제시가 훨씬 큰 파괴력을 갖는다.
서류나 필기를 통과하고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입사 희망 기업에 대한 세밀한 조사, 특히 업무를 깐깐하게 조사하여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준비해야 한다. 회사와 내가 잘 맞는다는 것을 두루뭉술하게 말하면 안 된다. 본부나 팀별 업무를 언급하고 이를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했거나 경험했다고 말하면 두각을 보이게 된다.
실제로 부서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말하는 지원자는 드물다. 이런 과정에서 같이 스터디할 사람을 모아야 한다. 비슷한 입장의 동료와 협업하면 능률도 오르고 정보도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5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유사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찾아볼 만하다.
채용업무를 해본 사람으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면접은 현장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대기 장소에서의 언행은 면접관이 아닌 실무자가 잘 기억하고 필요하다면 기록하기도 한다. 대기 상태에서 본심이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때론 회사에 험담도 스스럼없이 하고 대기하는 자세도 불안하거나 흐트러지면 고배를 마시기 쉽다. 면접에서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오히려 대기시간이 진짜 수험생을 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실무자의 메모라도 힘을 발휘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예리한 질문은 스스로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이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공백 기간이나 특별한 경험은 반드시 숙지하고 예상 답변을 회사업무에 연관 지어 마련하면 좋다. 10여 년 전 어느 지원자가 자기가 끈기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호주에서 150km를 도보로 배낭여행 했다는 답변은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이 사람은 무언가 다르다는 여운이 남아야 한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