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023.11.18 06:55 조회 수 : 2572

샐러리맨 30년 현직 CEO가 전하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1등과 2등의 차이
 
 
요즈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글로벌 골프 경기를 보다 보면,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뿌듯하다. 체격 조건이 불리한데도 열심히 연습하여, 세계 정상에 선 젊은 선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는 고급 스포츠로서 기업들의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선수들이 1타를 두고 경쟁한다. 때문에 치열한 승부로 인해 보는 관객이나 시청자마저 가슴을 졸이게 된다. 
 
때때로 유명 골프대회에서 우승은 실력보다 운이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간발의 차이로 홀로 빨려 들어가고, 실수한 샷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전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다 지형지물의 도움을 받아 굿샷으로 변신하거나, 잘 맞은 공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정상급 선수들도 한 홀에서 순식간의 실수로 2∼3타가 날아가 순위가 널뛰기를 하기도 한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미국 프로골프(PGA)에서 시상 결과를 볼 때,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이 있다. 1위와 2위에 대한 대우 면에서 차이가 너무 크다 점이다. 당혹스러운 정도다. 다양한 혜택을 제외하고 상금만 보면 더욱 그러하다. 
 
최근 열린 PGA 게임에서 한국인 선수가 2위(2위 2명)에 오르면서 받은 상금은 575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78억 원에 육박한다. 4일간 열리는 한 대회에서 이런 부를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스타탄생을 넘어 벼락부자 반열에 오른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런 부러움도 잠시다. 곧바로 참 안 되었다는 반전이 일어난다. 1위 상금이 무려 18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243억 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1타 차이로 165억 원 이상이 날아간 셈이다. 등수 하나 차이로 상금이 3분의 1로 줄었으니, 많이 억울했을 터이다. 
 
그 경기에서 간발의 차이로 비껴간 퍼트가 수없이 많아, 필자의 뇌리에 ‘실력보다는 운이 나빴다’는 생각이 격하게 올라왔을 것이다. 그 선수도 다시 게임을 한다면 보다 나은 성적으로 제일 높은 곳에 설 수 있다고 자신했을 것이 확실하다. 다행히 그 선수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골프 경기에서도 1위와 2위 간에 상당수가 1타 차이로 등수가 갈리지만, 1위는 2위보다 통상 2배 정도 많은 상금을 챙긴다. 정규 게임에서 동일한 성적으로 연장전을 해서 1위와 2위를 가린 경우에도 여지없이 2등은 절반 정도의 상금에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로 눈을 돌려 보면, 현실은 더 냉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 세계 시장이 하나로 연결되고 정보 유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틈새시장은 거의 없어지고 있다. 특정 시장이 글로벌 마케팅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어 어정쩡한 상품이 팔리는 경우는 이제 찾기 힘들다.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 상품, 서비스가 아차 하는 실수로 하루아침에 패배자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흔하다. 골프의 상금 차이보다 더 가혹하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간의 차이로 인한 결과가 ‘승자독식(Winner's monopoly)’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같은 기술과 제품임에도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극과 극의 결과를 기업이 떠안기도 한다. 그래서 CEO 항상 자신의 회사가 최고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쓰나미가 예고 없이 해안선을 덮치듯, 전혀 인식하지 못하던 경쟁사 상품이 하루아침에 시장을 빼앗아 갈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두들 스스로 자부심을 뽐낸다. 윗사람이 조금 더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하면, 자기가 최고로 잘한다고 우쭐대기도 한다. 신입직원인 경우 내 수준에는 안 맞는 단순한 일만 시킨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더 흔한 경우는 ‘월급 받는 만큼 일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가늘고 길게 가야 한다’면서 적당한 선에서 일하기도 한다. 
 
그러나 CEO 입장에서 2등 직원은 회사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발전에 발목을 잡는 사람이으로 볼 수도 있다. 골프에서 2등은 1등의 절반이라도 받지만 직장에서는 더 냉정한 평가가 내려진다. 필요한 사람과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그것이다. 
 
이전 직장에서 ‘일을 못 하면 다른 사람 발목이라도 잡지 말고 그대로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극단적인 말이 나돌았다. 또 월급만큼 일하는 사람을 손꼽을 정도라는 말도 있었다. 골프나 직장에 1등과 2등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차이를 갖고 있다. 직원과 CEO의 성과에 대한 시각 차이는 한 없이 크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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