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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영월드씨케이씨

kimswed 2024.02.27 06:18 조회 수 : 3961

금주의 무역인] 조영준 영월드씨케이씨 대표
 
30년 노하우로 영월을 ‘초콜릿 도시’로 만들다
 
 
“1990년대 초콜릿 개발자 중 현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할 것입니다.”
 
조영준 영월드씨케이씨 대표는 ‘초콜릿 장인’이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1993년 초콜릿 제과회사 개발실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초콜릿 개발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30년간 초콜릿 연구 결과는 어떨까. 조 대표는 “초콜릿 맛만 보면 배합을 안다”고 소개했다. 
 
조 대표가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초콜릿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창업한 사업체가 자리를 잡을라치면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매번 새롭게 도전에 나서야 했다. 
 
이러한 과거는 조 대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더 맛있고,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조 대표는 “초콜릿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 고객이 맛을 인정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사회 첫 발을 초콜릿 개발자로 =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조영준 대표는 초콜릿 제과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날마다 수많은 원료를 배합하며 초콜릿의 매력에 푹 빠졌다. 
 
조 대표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는 원산지, 나무의 종, 기후, 작황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카카오매스·카카오버터·카카오파우더·설탕·분유·유화재·향료 등을 하루에도 3~4번 배합해 결과(맛)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물은 매주 한차례 임원보고를 밟았다. 거르고 걸러서 1년에 4~5가지 신제품을 출시한다. 조 대표는 제과회사에서 재직한 9년 동안 출시한 초콜릿이 “캔디와 젤리를 포함해 족히 200개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9년만에 ‘초콜릿 원료를 마스터했다’고 소개했다. 어떤 의미일까. 조 대표는 “원료들을 어느정도 비중으로 섞으면 어떤 맛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고객이 특정 맛의 초콜릿을 부탁하면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배합만으로 구현한다. 심지어 시판중인 초콜릿의 원료성분만 보고 ‘배합이 적절한지 구별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수도 없이 많이 테스트를 하다 보니 초콜릿 성분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맛을 분별한다”고 소개했다.
 
●창업 그리고 시련 = 조 대표는 2001년 초콜릿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충분히 개발에 자신감이 붙어서다. 업계 지인도 많이 쌓인 것도 기회로 봤다. 
 
하지만 개발과 사업은 달랐다. 지인과 공동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심각한 의견차가 발생한 것. 급기야 몇 달 만에 갈라섰다. 
 
문제는 이미 약 50억 원어치에 달하는 초콜릿을 주문 받은 것. 급하게 사업체 등록을 하고 생산설비를 구비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조 대표는 고객과의 약속을 깰 수 없었다. 결국 수작업으로 초콜릿을 만들었다.
 
“경기도 일산에 부랴부랴 공간을 확보하고 500kg 용량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솥 8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40명을 고용해 중탕 작업을 통해 초콜릿을 생산했습니다.”
 
이것이 가능할까. 조 대표는 “수작업으로 만든다고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되물었다. 배합 기준만 정확히 맞추면 당연히 맛은 똑같이 구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작업으로 만들었어도, 어느 고객도 클레임이나 불평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수한 개발능력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만도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매번 이런 저런 사고를 겪었다. 조 대표는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세 번 크고 작은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맛 하나로 우뚝 일어서 = 조 대표는 2018년 다시 기회를 맞는다. 발렌타인데이 특판시장에 맞춰 대규모 주문을 받았다. 
 
당시 편의점과 할인매장 등에서 발렌타인데이 특판상품을 기획하면서, 지인이 조영준 대표에게 개발을 제안한 것. 굴지의 대기업 제품들과 발렌타인데이 시장에서 대결을 펼쳤는데 맛에서는 뒤쳐지지 않았다. 
 
조 대표는 “우리 제품의 퀄리티에 대해 토를 달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판시장으로 회사를 키우던 조 대표는 2020년 6월 영월드씨케이씨를 설립한다. 관광지로 육성하던 영월군과 뜻이 맞았다. 왜 영월이었을까. 
 
조 대표는 “제주도에서 왜 초콜릿을 만드느냐는 질문과 같다. 초콜릿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영월의 특산품을 배합해 우수한 초콜릿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월드씨케이시는 다래·옥수수·사과 등 영월 특산품을 활용한 초콜릿과 초코볼을 개발했다.
 
 
▲조영준 영월드씨케이씨 대표가 영월군 영월읍 본사에서 직원들과 자사의 초콜릿에 대해 회의하는 모습 [사진=영월드씨케이씨]
●영월을 초콜릿 도시로 = 영월드씨케이시는 본사가 위치한 영월에 초콜릿 체험관을 오픈했다. 누구나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오픈한 것이 아니다”며 “좋은 간식인 초콜릿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체험관이 자리를 잡자,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많이 방문한다.
 
조 대표는 초콜릿의 우수함을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영월에서만 20곳이 넘는 학교에서 관련 강의를 했다. 전교생이 4명인 학교를 찾아가 강의한 특별한 경험도 소개했다. 
 
강의는 이론과 실기로 이뤄졌는데 아이들이 ‘초콜릿’이라는 먹거리를 다시 보게 돼서 “뿌듯하다”고 밝혔다.
 
영월드씨케이씨 개발 제품의 디자인이 화려하다. 조 대표는 “초콜릿은 예로부터 ‘식품의 꽃’으로 불렸다. 왕자는 왕자 옷을 입었을 때 빛이 나듯이 초콜릿은 귀한 식품인 만큼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른 경쟁력은 ‘맛’이다. 조 대표는 “소비자는 절대 거짓말을 안 한다”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맛이 떨어지면 판매는 늘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맛’으로 해외서 인정받을 것 = 영월드씨케이씨는 지난해 처음 수출에 성공했다. 협력사를 통해 약 5000만원 어치 해외 판매가 이뤄졌다. 맛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조 대표는 중국 시장에 주목한다. 이미 중국 상하이와 웨이하이에 영업 파트너를 잡았다. 이들을 통해 현지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펼친다. 식품 가운데 가장 받기 힘들다는 FSSC22000 인증 작업도 진행중이다. 인증 후에는 미국 대형마트 진출을 추진한다.
 

 

조 대표는 “영월드씨케이씨 제품은 ‘맛있다’는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다”며 “좋은 원료를 최고의 배합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인정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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