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 부는 ‘K-푸드’ 열풍

kimswed 2024.03.14 06:33 조회 수 : 2276

최근 쿠웨이트의 식품 소비패턴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쿠웨이트 요리는 쌀, 고기, 향신료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글로벌 트렌드에 노출되고 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외 요리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외국 음식의 주를 이루었던 이탈리안 피자 등 유럽 음식뿐 아니라 한식을 비롯한 아시아 음식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향신료, 소스, 조미료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쿠웨이트의 대형 식료품 소매점은 쿠웨이트 시티와 그 주변에 집중돼 있다. 쿠웨이트 정부가 지원하는 소비자협동조합연합이 전체 식료품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민간 유통업체들도 판매채널의 규모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쿠웨이트의 식품 유통사 인터내셔널센터포푸드스터프의 총괄 매니저 에마드 삼만은 KOTRA 쿠웨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 식품산업에서 주목할 점은 신선한 유기농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 무농약 과일과 채소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식품 시장에서 지출이 가장 큰 분야는 육류와 가금류로 전체의 1/3이 넘는다. 이 분야 지출은 2005년 33.4%였으며 2025년에는 36.9%까지 증가할 전망인데 그 뒤에는 국민들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쿠웨이트의 가구당 연평균 가처분소득은 2005년 1만8836달러에서 2025년에는 3만2500달러로 86%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3%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쿠웨이트 가구의 구매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류 및 가금류는 물론 다른 식품 소비도 활성화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주요 판매 제품은 쿠웨이트의 종교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7년 기준 쿠웨이트 인구의 74.6%가 무슬림이며 기독교인은 18.2%, 기타 7.2%였다.
 
돼지고기는 이슬람 사회에서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수입도 불법이다. 따라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육류와 가금류 중에서도 양고기 소비가 지배적이며 2025년까지 지출이 40.8%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기타 육류 및 조제품(32.1%), 소고기(18.5%), 가금류(8.7%)가 주요 품목이다.
 
양고기가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육류이지만 소고기와 다른 육류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음식 선호도의 국제화와 미국식 패스트푸드 인기 증가에 기인한다.
 
쿠웨이트의 한국 음식 수요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K-팝을 비롯한 한국 음악,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쿠웨이트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저기에 한식당이 생겨나고 있으며 한식과 쿠웨이트 음식이 통합된 퓨전 요리도 등장해 한식 소비층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한식은 신선한 채소와 발효식품 등을 사용해 건강하다는 인식이 강해 쿠웨이트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이 영양가도 높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2년 쿠웨이트에 전년 대비 45% 증가한 527만 달러의 식품을 수출했다. 작년 1~5월에는 287만 달러, 30.9%를 기록했다. 2021년 수출액도 362만 달러로 전년보다 18.4% 확대됐다. 3년 연속 높은 증가세다.
 
한국의 쿠웨이트 식품류 수출 중 1위 품목은 면류(라면)로 2022년 전체 수출의 50.2%를 차지했다. 쿠웨이트에도 매운 음식을 즐기는 식문화가 있어 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종류의 매운 라면이 인기다. 현지 대형 식료품점에서 한국 면류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2~3위 품목은 빙과류와 빵이며 4위는 연초류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된 한국 담배의 인기도 만만찮다.
 
쿠웨이트는 고온 건조한 사막 기후로 제한된 경작지와 물 공급 때문에 농업 생산이 쉽지 않아 해외 식음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걸프 지역에서 가장 빠른 식품 판매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KOTRA 무역관은 “지난 20년간 아시아와 서방 국가로부터 많은 외국인이 유입되면서 쿠웨이트의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햄버거, 치킨 같은 글로벌 음식을 많이 찾고 생소한 음식에도 개방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이는 곧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의 인기가 지속되는 지금이 우리 기업 진출에 유리한 시점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KOTRA 쿠웨이트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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