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레이시아 경제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도 내부 개혁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올해는 이런 기반 위에서 기술 혁신, 지속 가능한 개발, 지역 내 무역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 낮은 링깃 환율, 세계 각국의 대선 등 불투명한 요인들이 있습니다. 이쯤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와 여러 연구기관이 발표한 내용을 기반으로 올해 말레이시아 경제를 전망하고 우리 기업의 기회 요인을 살펴볼 만합니다.
일단 세계 경제는 긴축 기조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경기 둔화가 예상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의 3%에서 올해는 2.9%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긴축 정책, 지역 경제 파편화, 금융 여건 악화 등이 꼽힙니다.
IMF는 세계 물가의 경우 작년은 6.9%, 올해는 4.0%를 전망했습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각국의 긴축 통화정책으로 물가 오름세가 완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세계 무역 성장률은 2023년의 0.8~2%를 거쳐 올해는 3.3~3.7%가 예상됩니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낮은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무역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제로 눈을 돌리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은 GDP를 2023년은 4% 전후, 올해는 4~5%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세계은행은 말레이시아의 물가 상승률을 작년은 2.5~3%, 올해는 2.6%를 제시했습니다. 비교적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였던 2022년의 기저효과와 세계 공급망 병목현상의 부분적 완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 오름세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은행은 말레이시아의 실업률에 대해 전체 인구 노동 참여율 증가와 청년 고용 개선을 들어 2023년은 3.5%, 2024년은 3.4%를 전망했습니다.
IMF와 세계은행은 말레이시아 무역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한 공급 차질, 원자재 및 금융 시장 불확실성 등을 거론하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또한 세계 경제가 내수와 보호무역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올해 내수는 전년 대비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간 지출이 경제활동을 계속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서비스 부문은 국경 재개방에 따른 해외 관광객 증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민간 소비가 전년보다 5.2% 증가했고 올해는 이보다 높은 6.1%를 제시했는데 그 이유로 노동시장 여건 개선, 정부의 지속적인 가계소득 지원 등을 꼽았습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 올해 민간 투자 증가율을 5.4%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간 투자자들이 정부의 첨단 기술 및 고부가가치 투자 유치 정책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는 산업 생산이 안정된 내수를 기반으로 반등을 기대하면서 특히 서비스산업은 전년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의 관광산업 지원과 소비자 지출 확대가 서비스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이며 도소매업이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제조업은 4.2% 증가하고 농업은 1.2%, 광업은 반등을 점쳤습니다. 특히 건설 부문은 공공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6.8%의 견고한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말레이시아 반도체협회(MSIA) 관계자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의 회복 기조를 바탕으로 전기전자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은 “올해 말레이시아 경제는 관광산업과 내수 회복으로 소비재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지정학적 긴장, 세계 각국의 선거, 불확실한 원자재 가격 같은 불확실성 요인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