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골프실력

kimswed 2008.11.04 08:22 조회 수 : 3237 추천:747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이번 호에는 골프카페를 들린 어느 독자가 직접 쓰신 글을 올립니다. 글을 보내신 분이 익명을 원해서 실명을 밝히지 못합니다. 바로 여러분과 같은 일반 독자가 쓰신 글입니다. 좀 다른 목소리의 대화도 들어 보도록 하시죠. 오늘 카페지기는 휴가입니다.

 

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해마다 9 2일 베트남 National Day를 기념하여 투득 골프장에서 “Swing for Life”라는 제법 큰 Tournament가 있다. 주로 베트남 골퍼를 중심으로 참가하는 경기인데 한국인들의 관심이 높지는 않다. 필자는 매년 참석을 해온 탓에 올해도 가깝게 지내는 베트남 친구들과 라운딩을 마치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일급 호텔에서의 식사 겸 시상식 자리에 참석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 한 젊은 베트남 사람이 식식거리며 우리 Table에 합류했다. Mr. Ahn이라는 40살 먹은 사람인데, 골프를 친지 2년 되었다고 했다. 오늘 사실상은 자기가 Best Gross (Medalist, Champion)인데 Score Card를 잘 못 적어 제출하는 바람에 실격이 되었다고 식식거렸다. 골프를 시작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Best Gross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Handicap이 얼만지 물었더니 5라고 했다. 골프를 시작하여 2년 만에 Handicap 5를 친다니…  

그래, 어떻게 Score Card를 잘 못 적게 되었는지 물어봤다. Marker가 건네준 Card에 전반 38, 후반 38 합계 76으로 되어 있기에 자기가 친 Score와 일치하여 사인을 한 후 제출하였는데, 사실은 마지막 홀인 18번에서 Birdie를 하여 38인데, Marker가 실수를 하여 Par로 잘 못 적고 합계만 38로 적은 것이었다. Card상에 적혀 있는 매 홀의 타수를 합하면 39가 되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매 홀의 타수를 합산한 것과 합계 란에 적은 합계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는 매 홀에 기록한 타수가 인정된다. 합계 란의 타수는 참고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전반 36 후반 40 합계 76을 친 다른 사람이 Best Gross상을 타게 되었다. 만약 Score를 제대로 실수 없이 적었다면 Count Back으로 (많은 사람들이 Back Count로 잘 못 알고 있다) Mr. Ahn Best Gross가 되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 스코어 카드를 오기한 경우, 스코어를 실제 친 타수보다 적게 기록하여 제출한 경우는 실격이고, 자신의 타수보다 많은 타수를 쳤다고 적어서 제출한 경우는 제출한 그대로 인정하게 되어있다. 같은 실수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손실이 되지 않는다면 인정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실수가 아니라 명백하게 고의성이 들어난 경우, 프로라면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프로 골퍼 중에 필리핀에서 같은 경우가 있어 자격이 2년간 정지된 사례가 있었다. 아마도 아마추어의 경우는 주말 골프 썸 짜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렇게 대화가 오고 가다 양용은 YE Yang 얘기가 나오고, 태극기가 새겨진 캐디 백을 번쩍 들어 올린 세레머니 Ceremony가 정말 멋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골프를 치는 모든 한국 사람이 골프 싱글이라고 무서워(?) 했다. 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이 질문을 받고 맥주 몇 잔 먹었었는데 술이 확 깼다. 이 질문은 그저 한국인이 골프를 잘 친다는 일반적인 얘기보다 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아, 내가 베트남에서 골프를 칠 때는 그냥 ‘내’ 개인이 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인 내’가 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우리와 골프를 칠 때 아무개와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골프를 친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골프를 함께 치면서도 그 개인의 특성을 그 나라 골퍼의 특성으로 일반화하여 인식하고 있지 않는가? 예를 들어 베트남 골퍼는 플레이가 느리다던가, 일본 골퍼는 기브가 인색하다던가 중국 친구들은 골프장에서도 시끄럽다던가 하는 등의 일반화된 특성을 선입견으로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인에게 심어준 한국인 골퍼의 모습은 어떨까? 과연 존경 받을 만할까?

실상은 그리 칭찬받을 만큼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골프는 잘 치지만 매너를 별도다 하지 않을까? 너무 스코어에 집착하여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인식하지 않을까?

이런 한국인 골퍼에 대한 인식은 누가 심어 주는가?

바로 우리 개개인이 한국인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 하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타인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몇 마디 하고 싶은 얘기가 나온다 

우리는 지금 한국이 아닌 외국(베트남)에서 골프를 치고 있습니다.

옷을 단정하게 입도록 합시다. 규정에서 정한 칼라가 달린 상의를 착용하고 반드시 허리띠가 있는 바지를 입도록 합시다. 허리띠가 보이도록 상의는 하의 안으로 접어 넣는 것이 정상이겠죠. -> 한국인 골퍼는 복장이 단정하다 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내기라도 한다고 너무 Slow Play 하지 맙시다. 뒤 팀을 계속 기다리게 할 정도의 플레이라면 뒤 팀을 먼저 보내는 배려를 해 줍시다. -> 한국인은 플레이 속도를 지킨다.

이렇게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든 한국인의 일반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의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족처럼 다음의 행동 지침을 열거합니다. 잠시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듯이 한번쯤 읽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옆 홀에 지장을 주도록 '나이스 샷' 혹은 '나이스 버디'라고 너무 큰 소리를 지르지 맙시다.

·기본적인 골프 룰은 익히도록 합시다. 그리고 알았으면 속이지 맙시다.

·골프 후 식당에서 남들은 식사하는데, 신발을 벗고, 양말 벗고 발가락 긁지 맙시다.

·골프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올 때는 신발을 깨끗하게 털고 들어 옵시다.

·물병, 담배 꽁초등 쓰레기를 코스에 버리지 맙시다.

·Caddy를 너무 나무라지 맙시다. 수 억씩 받는 Tiger Woods Caddy와 비교하지 맙시다.

·맘에 드는 Caddy를 희롱할 목적으로 Booking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필드에서는 골퍼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들이 많이 사용된다. 처음에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다가도 이런 용어에 익숙해지면 골프가 점점 더 재미있어 진다. 물론 남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필드에 익숙해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용어들과 은어들을 정리해 본다. 아우디 파= 4개 홀에서 연속으로 파 세이브 했을 때 부르는 말이다. 보통 골프장에서는 파를 했을 때 스코어 카드에 ‘0’이라는 숫자로 표시하는데 동그라미 4개가 연결된 아우디자동차의 로고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사이클 버디= 파3, 파4, 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했을 때 사용한다. 순서는 관계없고 세 가지 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경우 ‘사이클 버디’라고 한다. 야구의 사이클 안타와 같은 개념이다. 정식 야구용어로 하자면 ‘사이클링 버디’다. 제주도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는 사이클 버디를 할 경우 고급 승용차를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만큼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일파만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보통 첫 홀에서 플레이어 중 한 사람이라도 파 세이브를 하면 다른 동반자 모두 ‘파’로 기록해주는 경기보조원들의 선심성 이벤트 겸 멘트다. 비슷한 표현으로 ‘천파만파’도 있다. CEO=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필드에서 만큼은 최악의 표현이다. 그린에 떨어진 볼이 핀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씨(C)∼, 이(E)것도 온(O)이냐”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OECD= 플레이어끼리 일정 금액을 걷고 이후 매 홀에서 승자가 일정금의 상금을 받는다. ‘OECD’는 본인이 냈던 돈의 본전이 되면 마치 ‘경제협력 기구’처럼 개도국의 원조에 나서게 된다. 정한 룰에 따라 벙커, 해저드, 트리플 보기, 스리퍼트, OB등에 빠지거나 기록할 경우 딴 돈의 일부를 다시 벌금으로 내는 스킨스 게임의 일종이다. 처음부터 기세를 올린다고 좋아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 홀에서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베트남에서는 이것이 변형되어 먹자마자 OECD에 가입시키고 칠거지악이라고 하여 7가지 벌금 종류가 있으며 벙커에서 2번치거나 물에 2번 빠지거나 4퍼트를 하면 한번 벌금으로 끝나지 않고 자본금 한도 내에서 모두 토해내야 한다. 그러나 자본금 이상 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게 분쟁하지 않는 이점이 있다. OECD 조폭= OECD와 같이 진행하지만 버디를 하는 골퍼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17번 홀까지 한 명의 골퍼가 상금을 독식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돈을 딴 사람은 보기를 하고 돈을 잃고 있던 다른 골퍼가 버디를 하면 그 골퍼의 돈을 모조리 뺏어 올 수 있는 게임이다. 골프도 인생도 한방이면 역전이다. 도중에 버디를 하면 돈을 많이 딴 사람의 것을 몰수하고 마지막에는 전체를 몰수한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런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돈을 먹을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을 가지게 하는 면에서 그리고 돈을 한사람에게 몰아서 비용을 물게 하는 면에서 조폭게임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골프들이 많다. USA= 그린에서 가장 먼 거리에서 첫 퍼트를 했는데도 턱없이 짧아, 두 번째 퍼트도 다른 동반자들 보다 먼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렇게 얘기한다. ‘U(You) still away’에서 따온 말이다. 그 외 택시, MBC 등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은어들도 있다. 이 정도 은어야 사용해도 서로 웃자고 하는 일이지만 실제로 골프장에서 쌍스러운 욕을 해대는 골퍼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어진다. 그런 골퍼들을 보면 입에다가 골프공을 잔뜩 박아 넣고 싶어진다. 골프가 신사의 운동이라고 하는데 비신사적 언어와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골프장에서 강력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 어글리 코리언 때문에 한국인들 전체를 입장불가하게 하는 골프장도 있다고 하니 골프장에서는 항상 예의를 갖추어야 하겠다. 세계 각국의 골퍼들이 골프장에 출입한다. 개인의 형편없는 모습이 한국의 모습을 일그러지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퍼팅할 때 홀을 훨씬 지나가게 길게 치면 “장모님이 좋아 하겠네”라고 한다. 길게 쳤으니 밤에도 자기 딸을 즐겁게 해 줄 것이라는 은어이다.  홀에 못 미치게 치면 공무원 퍼팅이라고 한다. 소신이 없게 친다는 것이다. 퍼팅의 기본은 “Never up Never in"이라는 중요한 격언이 있다. 좌우간 홀에 다다르지 못하면 절대 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진리다. 그러니 퍼팅할 때는 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일단 홀을 만지거나 지나가게 해야 한다. 홀을 핥아서 공이 들어가지 않고 나오는 경우는 ‘음부희롱 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드라이버 장타자는 별로 겁낼 필요가 없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나?” 라는 말이 이때에 해당된다. 그러나 장타이면서 매번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리는 골퍼와는 절대 큰 내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사람은 프로보다 더 무서운 골퍼다. 이런 골퍼들은 거의 매일 필드와 연습장을 드나드는 황야의 무법자 같은 골퍼들이다. 그러나 보통 장타자들은 그린 근처까지 잘 쳐놓고는 Second Shot을 퍼덕인다. “학교 옆에 산다고 공부 잘하나?” 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된다. 골프장의 홀의 직경은 108mm 이다. 센티로는 10.8cm가 된다. 이 구멍에 넣기 위해 108번뇌를 겪게 되고 십팔(10.8)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골프는 공을 십팔 개의 홀에 넣어야 끝이 난다. 그래서 영어를 쓰기를 꺼려하는 북한에서는 골프를 “십팔 구멍에 공알 넣기”라고 한다는 농담도 있다. 이런 점에서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을 살펴보자. 골프와 섹스는 홀에 집어넣는 것이 목표이고 승패는 힘보다 섬세한 테크닉에서 좌우된다. 들어갈 때 나는 소리가 플레이어를 짜릿하게 하며 주위는 부드러운 잔디로 둘러싸여 있다. 잘 안되면 기술부족을 반성하기보다 연장을 탓하며,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부드럽고 유연한 스윙의 정확도가 비거리를 보상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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