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일어서야 가정이 일어섭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축 늘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아버지의 어깨다. 가장이란 이름으로 홀로 한국을 떠나온 이 땅의 아버지들은 더욱 그러하다.
늘어진 아버지의 어깨를 다시 추켜세우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강영훈 아버지학교 호치민 지부장도 이들 중 하나다. 나날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아버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두란노 아버지 학교’가 지난해까지 다섯 기수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동문(?)들의 수만 250여명에 이른다.
지난 2004년 1기를 시작한 아버지 학교는 그 동안 호치민 교민사회의 건전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래서 강지부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달 새 지부장으로 선출된 강지부장의 머릿속엔 온통 ‘아버지 학교’ 생각이다.
올해가 아버지 학교에 있어서 도약의 발판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호치민 아버지 학교가 종교와 국적을 초월한 건전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틀이 되는 원년이라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발판을 토대로 올해엔 한인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열린 아버지 학교는 물론 나아가 현지인을 위한 아버지 학교도 가질 계획이니까요.”
사실 아버지 학교는 그동안 교회 후원으로 진행돼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가미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종교를 떠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열린 아버지 학교는 종교적인 울타리를 넘어 일반인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된 아버지 학교입니다. 종교를 떠나 진정한 아버지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아가 건전한 가족 관계가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현지인을 위한 아버지 학교도 계획 중이다. 베트남 역시 가부장적인 사상과 최근의 경제 불황으로 아버지의 정체성이 모호해 지고 있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지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참가자 모집부터 진행 스텝의 교육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겨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 생각합니다. 5기까지 진행하며 쌓은 노하우와 한번 참가해 본 사람들이 당시의 감동을 잊지 못해 스텝으로 다시 참가하는 그 동안의 모습을 감안했을 때 아버지 학교의 내일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강지부장은 “내달 22일에는 아버지 학교 총 동문회를 열까 계획 중 입니다. 아버지 학교 참가자들이 오랜만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수료 이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돼 교민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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