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담당영사

kimswed 2009.01.05 08:06 조회 수 : 3155 추천:839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없애고자 동분서주
총영사관 홍보·NGO 단체 활동 지원도 맡아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아쉬움 반, 기대 반. 오는 13일 1년여의 파견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남복현(사진) 주호치민총영사관 국제결혼 담당 영사의 지금 심정이다.

지난해 이맘 때 낯선 땅에 대한 두려움 반, 기대 반 이었던 심정이 1년 만에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일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 문제로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던 지난해 12월,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베트남 땅을 밟은 남영사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시키고자 동분서주했다. 한국이 파견한 ‘국제결혼이민관 1호’라는 이름표를 달고서다.

남영사는 베트남에 도착하자마자 국제결혼을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의 ‘여성동맹’의 문틀이 닳도록 드나들며 한국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관련 세미나와 학회가 있는 곳은 몇 시간을 달려서라도 반드시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결혼 업무 외 총영사관의 홍보와 NGO단체 활동 지원 등의 역할도 맡은 터라 잠시도 쉬엄쉬엄 할 수가 없었다.

NGO활동과 국제결혼 문제 모두 베트남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상적인 활동이 힘든 민감한 분야다. 특히 미국 유학 시절 취득한 NGO관련 석사 학위는 베트남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공관의 지원이 이뤄지자 베트남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한국 NGO 단체들의 활동에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달에는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NGO단체들의 활동상을 알리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리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영사는 여전히 아쉽다. 최근 또다시 발생하고 있는 불법국제결혼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본국 송환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남영사는 “베트남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국제결혼’ 업무를 담당하며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일 수 있는 일이라는 자부심도 강했다”며 “한국에 돌아가서도 국제결혼이만관 1호라는 긍지를 가지고 다문화가정의 사회 정착과 지원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한국 교민들과 베트남 사람들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 갈 것”이라며 “짧다면 짧은 지난 1년이 인생에 커다란 교훈으로 남은 시기가 된 것 같다”고 소회했다.⊙
 
 
국제결혼이민관’ 남복현 영사

한·베 국제결혼 민원담당 전문 해결사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에 작년부터 ‘국제결혼이민관’을 파견하고, 결혼이민 당사자에게 필요한 상담과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결혼이민 당사자에게는 결혼이민에 대한 정확한 사전정보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빠른 한국생활 적응을 유도하고 양국 간의 국제결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호에는 작년 12월 ‘국제결혼이민관’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책으로 베트남에 부임하여 지난 7개월 동안 국제결혼 관련 업무를 총괄지휘해오고 있는 호찌민 총영사관의 남복현 영사를 통해 한-베 간 국제결혼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았다.



:: ‘국제결혼이민관’이란 용어가 교민들에게 다소 생소합니다. 먼저 파견동기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베트남에 계신 교민 여러분께 씬짜오베트남을 통하여 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국제결혼이민관’으로 지난해 12월말 호치민 총영사관에 부임했습니다. 한국정부에서 해외에 국제결혼과 관련하여 영사를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가 이곳에 파견된 동기는 최근에 국제결혼을 통하여 한국남성과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축복받아야 할 결혼이 상업적으로 흐르고 인권침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사례가 급증하게 되자 우리 정부에서도 불가피하게 적절한 개입을 통하여 결혼의 진정성 확인을 강화하고 위장결혼 피해자를 사전에 예방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 이민관으로 부임하신 지 벌써 7개월이 지났는데 앞으로 얼마 동안이나 근무할 예정인지, 그리고 그 동안 보람 있었던 일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국제결혼이민관은 원래 1년간 시범 실시한 이후 평가를 통하여 주재관 근무 지속여부를 결정하기로 관계부처간 협의가 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금년 말까지 근무가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평가결과에 따라 진퇴여부가 결정됩니다. 제 활동실적에 대해서 씬짜오 베트남에서도 도와주시면 도움이 되겠지요, 하하. 그 외 그 동안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금년 2월 하순 경에 베트남신부 쩐탄란 씨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현지 언론이 타살의혹을 제기하면서 편파적인 보도를 하길 래 외무부와 뚜이쩨 (Tu?i Tr?) 및 탄닌 (Thanh Ni?n) 신문사의 담당국장을 만나 사건의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도 그 성과가 있어서 더 이상 부정적인 보도가 없었던 점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이민관으로 파견 나오기 전에 담당 하시던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그리고 개인소개도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작년 말 영사로 파견 나올 때는 소속이 ‘여성가족부’였습니다만 정권교체와 더불어 정부조직 개편으로 현재는 ‘보건복지가족부’ 소속으로 되어있습니다. 파견 직전에는 기획관리실에서 기획과 국회업무를 담당했는데 당시 대통령 업무보고 등 각종 업무보고와 2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국회업무를 담당하느라 무척 바쁜 자리에 있었습니다. 잠시 제 소개를 하자면, 현재 나이는 45세이고, 동갑내기 아내와 두 자녀(아들과 딸)를 두고 있습니다. 최종학력은 미국 University of Oregon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전공은 공공정책이고 아울러 동 대학에서 NGO과정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현재 총영사관의 홍보 및 NGO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현재 영사관에서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관련 지원 프로그램이나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간략히 말씀 드리면 첫째, 국제결혼 당사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인터뷰 심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둘째, 인권침해 문제 제기 및 외교적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주재국 유관기관과의 Network를 강화하기 위해 여성연맹 및 산하기관인 결혼지원센터 담당자와도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습니다. 셋째, 중개업자 간담회 개최 등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관 민원실에서 접수대기중인 베트남 여성을 위하여 한국관련 교육용 DVD를 상영함으로써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좋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넷째, 한국사회에 조기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베트남 신부를 위한 출국 전 사전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한-베 국제결혼의 추이는 어떠하며 이와 관련한 양국 정부의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2000년도에 시작된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이 계속 증가하여 ‘07년말에 이미 2만 5천명이 넘었고, 금년 내에는 3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한국은 ’결혼중개업관리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여 결혼중개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동 법률과 관련하여 양국 간의 법리상 차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한편, 베트남에서도 국제결혼에 관한 공식적인 제도와 절차를 규정하는 법으로 ‘결혼과 가족법’(1959년 제정)이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2002년 7월, 이 법안에 ‘68호 명령’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결혼중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여성동맹만이 결혼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국제결혼 중개를 허용)을 첨가하여 시행하다가 다시 2006년 7월, ‘69호 명령’ (정신병 환자와의 결혼 불인정, 결혼등록에 필요한 제출서류 공증과 결혼당사자 양자에 대한 직접 인터뷰 의무화) 을 수정 보완하여 시행 중에 있습니다.

:: 최근 국내에서 베트남 신부와 관련된 불미스런 일로 현지에서도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베트남 국제결혼과 관련한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국제결혼의 상업화’가 가장 커다란 문제로 여겨집니다. 최근 국제결혼이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무분별한 중개업소가 난립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개업자의 경우 성혼율을 높이는 것이 비용을 줄이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사업전략이므로 결혼당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 총영사관에서 베트남 현지에 있는 한인 결혼중개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육 내용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중개업과정에서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계도하며 특히 정부의 국제결혼 정책에 대한 설명을 통한 교육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직후와 법이 시행되기 직전에 법률의 내용에 대해 설명을 실시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최소한 분기별로 법의 입법취지에 부응하고 효율적인 시행이 될 수 있도록 중개업자 및 유관 NGO와의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아직도 베트남에 한인 중개업체들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총영사관에서도 규제를 할 수 있는지요?

총영사관에서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단속이나 규제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한국정부는 국제결혼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년 6월에 시행된 결혼중개업에 관한 법률을 통하여 중개업자 관리를 위한 등록제 도입 및 처벌 근거 마련 등 법과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국제결혼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책이나 대안은 무엇입니까?

결혼은 개인적인 영역으로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닙니다만, 현실적으로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범 정부차원에서 사회통합과 다문화 사회로의 진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결혼이민자가족 사회통합 지원"을 위하여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중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아동양육 및 교육지원과 관련하여 아동양육도우미 파견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육시설 및 지역아동센터 이용시 우선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이민자 가족의 기초생활 보장 및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취업상담 및 취업을 알선해 주고 있으며 다문화 강사를 사회적 일자리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 대한 안정적인 체류지원을 위해 외국인 전용 Hotline「1366센터」를 설치하고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셋째, 결혼 초기 외국여성이 한국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정보지인 "인포메이션 키트"와 기초?초급?증급의 한국어 교재를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남성과 국제결혼을 하는 베트남 여성에게 한국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여 인권침해적인 국제결혼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넷째, "국제결혼이민관" 을 베트남에 파견, 결혼의 진정성 확인을 강화하고 위장결혼 피해자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베트남 여성뿐만 아니라 한국남성의 인권강화에도 도움이 될 제도적인 장치를 도입하여 실시 중에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교민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은 말씀은?

베트남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중개업은 불법입니다. 그 동안 일부 교민 중에 중개업과 관련하여 불미스런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는 교민 간 화합을 저해하고 교민사회 전체는 물론 나아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계화 시대에 걸 맞는 성숙한 국민으로서 현지법을 준수하고 교민 한분 한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져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국제결혼 관련 양국 당사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지금도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남복현 영사를 통해 조만간 양국간에 건전한 국제결혼문화가 정착되고 더 나아가 두 나라 간의 우호증진과 문화교류가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자가 남복현 영사를 방문한 것은 지난 7월 23일 오후 2시경, 서글서글한 눈매에 휜칠한 체격의 남 영사는 자신도 ‘씬자오베트남’의 열렬한 애독자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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