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체커피 시장

admin 2024.08.20 07:29 조회 수 : 3916

 

미국 대체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커피의 향과 맛은 거의 같지만 다양한 종류의 허브나 버섯 등을 주원료로 만든 ‘대체커피’(coffee alternative)가 ‘원두 없는 커피’(beanless coffee)로 불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대체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1. 전통적이지 않은 커피, 전통을 깨는 기업 문화
 
‘진흙물’이라는 뜻의 머드워터(MUD/WTR)는 30대의 젊은 창업가 셰인 히스가 건강한 대체커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8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설립한 회사다. 
 
테크 회사 근무 시절, 자신과 동료들의 카페인 중독 치유와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두근거림, 초조, 불안 등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커피 창업을 시작한 그는 미국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MUD/WTR이 급성장한 데는 전통적이지 않은 회사 문화도 한몫했는데 이 기업의 독특한 문화는 비즈니스인사이더 같은 언론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대표적으론 신입 직원들에게 45분간의 웰컴 명상호흡 세션 제공, 전 직원 격주 금요일 휴무, 자유로운 근무지 선택, 피검사를 통한 코르티졸(스트레스 호르몬) 테스트 및 수면 점검 등이다.
 
웬만한 스타트업보다 팀과 복리후생 정책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히스 대표는 “숙련된 직원을 잃는 비용이 회사의 가장 큰 적자”라고 강조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들에게 많은 베네핏을 주는 것은 마치 겉보기에 비싸 보이지만 실은 건강에 정말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빡쎄다’는 고정관념과 전통을 깨야 한다”고 자주 말한다.
 
2. 업계 ‘왕좌’는 누가 차지할까?
 
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미국은 물론 명실공히 세계 1위다. 하지만 아직까지 블루오션인 대체커피 시장의 1위 자리는 미지수다.
 
대체커피 브랜드별 점유율이 공식 발표된 적은 없지만 대체커피는 2019년 스타벅스의 본고장 시애틀에서 시작된 분자커피 ‘애토모’가 먼저 이름을 알렸다. 
 
환경을 강조하면서 식품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커피 맛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애토모커피는 2019년 브랜드 런칭 후 2021년 9월 온라인으로 콜드브루 대체 커피를 제한적으로 판매했고 2022년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대체커피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기존 커피 시장 장벽을 넘기 위한 실험으로 워싱턴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타벅스커피와 애토모커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해 70%라는 압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전통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콜드브루 오트밀크라떼를 포함한 3종류의 콜드브루 캔커피만 출시한 애토모에 따르면 제품은 모두 품절된 상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생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며 업계 지형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3. 대체커피 시장의 ‘이유 있는’ 성장
 
지난해 세계 대체커피 시장 규모는 27억 달러였다. 2030년까지 5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 8.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체커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건강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크게 증가했다. 
 
커피원두 재배와 수확 추출 등에서 잔류 농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 수분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체내 무기질 균형을 깨뜨려 눈 떨림과 심장 두근거림, 근육 탈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체커피 업체들은 이런 건강상의 단점들을 보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커피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보존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애토모커피에 따르면 대체커피 콜드브루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은 전통 콜드브루 커피보다 94% 적다. 탄소 배출 감소량도 93%에 달한다. 커피나무가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성숙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애토모 대표는 “기후 변화 때문에 커피 농장은 기존의 농장을 버리고 계속해서 더 지대가 높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반 커피 원두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삼림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커피원두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도 이유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비료 가격 폭등으로 원두 재배 대신 수익성 좋은 작물로 재배 작물을 대체하면서 원두 수확량이 최근 4년 이래 가장 적을 전망이다. 
 
또한 세계 2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피해, 곳곳의 산불과 폭우 등으로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부스타 원두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커피를 구성하는 5대 요소로 불리는 커피의 바디, 색, 향, 맛은 물론 생체 활성 영양소까지 구현했다는 것이 애토모커피의 주장이다. 
 
뒤이어 등장한 버섯커피 업체 라이즈 등 경쟁 업체들도 맛과 풍미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4. 우리 기업 시사점
 
한국은 ‘커피 강국’이다. 원두 생산국이 아니지만 커피에 관심이 많은 한국에 미국의 대체커피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한때 보리를 저온에 볶아 만든 커피 등이 등장했다가 조용히 사라졌지만 세상이 변해 승산이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고 주장한다.
 
뉴욕에서 커피 전문점 세 곳을 운영 중인 K씨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대체커피 메뉴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실제로 매출도 디카페인 커피와 마차라떼 등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체커피 브랜드와 콜라보해 한시적으로 판매를 시도해보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KOTRA 무역관은 “전미커피협회(NCA)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커피를 마시고 매일 마시는 사람은 62%이며 이들의 하루 평균 소비량은 3잔”이라며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2026년까지 완만하게 증가할 전망인데 이처럼 커피 소비량이 많은 미국에서 대체커피가 대중화된다면 한국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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