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에이저(Teenager)’가 아니고 ‘트윈에이저(Tweenager)’. 미국에서 어린이나 아동이라고 하기엔 약간 성숙하고 완전한 청소년이라고 하기엔 조금 미숙한 9세에서 12세 사이 연령대를 지칭하는 단어다. ‘트윈(Tween)’으로 줄여 부르는 이 연령대는 이제 막 여드름이 올라오는 예민하고 앳된 피부를 가져 이들을 위한 스킨케어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 지금껏 간과되던 새로운 소비층
다양한 소비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아기나 유아, 어린이 연령대의 제품은 구분이 명확하고 관련 상품도 다양하다.
이들 연령은 특성이 명확하며 구매행위뿐만 아니라 구매 의사결정까지도 상품의 실제 사용자가 아닌 부모나 타인이 대신한다는 특수성도 있어 베이비 혹은 키즈 관련 소비 분야들은 비교적 독립적인 시장을 갖춘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윈 연령대는 다수의 소비 분야에서 독립된 소비자층으로서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 연령대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 과도기적인 시기에 걸쳐 있어 의류, 스킨케어, 퍼스널 케어 등 다양한 시장에서 어디에도 완전히 포함되지 않는 애매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미국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시장에서 ‘영유아 전용 제품’(Baby and Child-specific Products)은 별도로 명확히 구분되지만 트윈 또는 틴에이저용 제품에 대한 분류는 따로 없다.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소비시장에서 점차 트윈 연령 소비자의 존재감과 잠재성을 파악하고 이들을 위한 상품을 제공하려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는데 스킨케어 분야가 대표적이다.
본격적인 사춘기로 진입하기 직전의 트윈 연령대는 여드름 등 트러블 없는 건강한 피부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시기이며 적절한스킨케어 습관을 처음 길러주기에도 적합한 연령이라는 것이 피부과 의사 등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트윈 연령 아이들이 피부에 맞지 않는 성인용 스킨케어 제품이나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잘못 접할 경우 피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트윈 시기부터 피부에 맞는 적절한 스킨케어 루틴을 만들어주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트윈 스킨케어 시장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2. 떠오르는 트윈 스킨케어 브랜드
최근 미 뷰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트윈 스킨케어로는 라일, 그릿, 서티원스테이트, 베터그린, 플로렌스바이밀스, JB스크럽 키드스킨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중반 시장에 처음 선보인 라일은 핵심 소비층인 Z세대 바로 다음 주자인 알파 세대를 겨냥하고 있는데 작년을 기준으로 13세까지를 지칭하는 알파 세대에는 트윈 연령이 포함된다.
라일은 기본적이고 단순한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춘 클렌저, 모이스처라이저, 립밤, 데오도란트, 샤워 폼 등 5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8~15달러 가격대의 이 스킨케어 제품들은 자신만의 제품을 원하는 예비 틴에이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라일의 설립자 켈리 애터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을 개발할 당시 자신의 세 자녀와 주변 트윈 아이들의 여러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트윈 연령대의 스킨케어 루틴 형성과 교육에 초점을 맞춘 그릿도 흥미롭다. 앞서 살펴본 라일의 제품 종류보다 더 단순한 클렌저, 모이스처라이저, 세럼으로만 구성된 그릿의 트윈 스킨케어 제품 라인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건강한 피부 습관의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브랜드의 설명이다.
그릿은 제품별 사용법과 적정 사용량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트윈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으며 웹사이트에 따로 마련된 메뉴를 통해 스킨케어 이외에도 트윈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춘기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꾸밈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릿의 미션은 ‘올바른 교육, 응원 그리고 적절한 제품을 통해 트윈 소비자가 평생 가져갈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트윈 중에서도 스킨케어나 퍼스널 케어에 관해 특히 소외돼온 남자아이들을 위한 브랜드가 JB스크럽이다. 회사를 창립한 줄리 보웬은 세 명의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 입장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깊게 다루려고 하지 않았던 소년을 핵심 타깃으로 삼았다.
같은 트윈 아이라도 남자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몸을 청결하게 씻는지, 어떻게 피부를 돌봐야 하는지를 따로 가르쳐주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이 보웬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JB스크럽은 트윈 소년들의 피부에 초점을 맞춘 단순하고 깨끗한 성분의 제품과 더불어 활발하고 직관적인 느낌의 제품 패키징에도 신경 썼다.
JB스크럽 제품에는 바디 워시, 페이스 워시, 페이스 로션, 바디 스프레이와 함께 특이하게 페이스 패드가 포함된다. 페이스 패드는 트윈 피부의 수소이온지수(pH) 밸런스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얼굴의 먼지와 유분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 우리 기업 시사점
미국의 뷰티 전문 매체 글로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약 1400억 달러에 다다른 스킨케어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다.
특히 세계 최대인 미국의 스킨케어 및 뷰티 시장은 뷰티에 대한 소비자 관심 고조와 함께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되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 트윈 스킨케어 시장이다.
아울러 트윈 연령대는 가치관이 형성되면서 자신만의 제품을 소유하길 원하는 시기이기도 해 이런 니즈와 맞물려 트윈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트윈 스킨케어 시장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 뷰티업계 종사자인 S 전문가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목받는 트윈 스킨케어 제품처럼 어린 10대만을 타깃으로 한 시장을 업계의 상술이나 마케팅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고 우려했다.
트윈 스킨케어 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Z세대보다도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알파 세대의 세상이 가까워지는 만큼 K-뷰티로 미국에서 관심을 다져온 우리 뷰티 브랜드들도 신규 소비층과 관련 시장에 주목할 만하다.
미 트윈 스킨케어 시장의 문을 두드리려는 우리 기업들은 이들 연령대 피부의 특징, 나아가 소비습관 등의 정확한 특성과 니즈를 적시에 파악하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