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시장 아프리카

admin 2025.01.25 14:23 조회 수 : 8

●반듯한 국경선… 140년 전 베를린회의 ‘상처’ = 50여개 국가가 모인 아프리카 지도에서 직선으로 뻗은 국경선을 많이 볼 수 있다. 여러 국가의 경계가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한 점이 흥미로운데, 이면에는 아프리카의 비극적 역사가 있다. 유럽 열강이 아프리카 대륙을 경쟁적으로 침탈하는 과정에서 현재 국경선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펼쳐진 아프리카 쟁탈전의 결정적 계기가 이른바 베를린회의다. 이 회의는 1884년 11월 15일부터 1885년 2월 2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됐다.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왕국, 오스만제국(튀르키예의 전신) 등 14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대륙의 운명이 정작 아프리카인들을 배제한 채 서구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셈이다.

베를린회의는 식민지를 둘러싼 열강 간 충돌을 막기 위한 자리였다. 회의를 거쳐 발표된 합의문에는 아프리카에서 토지를 실효적으로 점유할 경우 다른 열강에 이를 통보하고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때문에 서구의 ‘아프리카 땅따먹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회의를 거쳐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땅의 약 90%를 통제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서부에 미국으로 끌려갔던 흑인 노예들이 세운 라이베리아와 이탈리아의 침략을 물리친 에티오피아만 간신히 독립국으로 남을 수 있었다.

현재 아프리카 국경선은 역사, 언어, 종교 등 문화적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예컨대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족은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등 여러 국가에 흩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내전 등 분쟁의 씨앗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반도도 해방 후 미국과 옛 소련에 의한 38선 남북 분단으로 6.25 전쟁까지 이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베를린회의가 유럽의 탐욕을 그대로 보여주고 아프리카에 되돌리기 힘든 역사적 상처를 남겼다는 비판이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본토보다 넓은 사하라사막이 남북 구분 =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다카르랠리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대회명이 비롯됐다. 테러 위협 탓에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개최 장소가 바뀌기 전까지 프랑스 파리와 다카르를 왕복(1만㎞)해야 했던 이 대회가 악명을 떨친 것은 사하라 사막을 지나는 난코스가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아랍어로 사막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사하라는 세계 최대 규모로 미국 본토보다 넓다. 북아프리카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약 4800㎞에 걸쳐있고 위아래 폭은 1200∼1900㎞에 달한다. 해마다 수만㎢씩 넓어지고 있어서 그 면적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940만㎢로 본다.

모래와 자갈, 바위가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는 15∼17세기 대항해시대 이전까지 유럽의 아프리카 중남부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 역할을 했다. 사하라 사막이라는 ‘거친 대양’을 건널 수 있는 배는 낙타뿐이었다. 이런 지리적 환경 탓에 아프리카 대륙은 사하라 이북과 이남으로 나뉜다. 

정치, 문화, 종교적으로도 사하라 이북과 이남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아랍·이슬람권으로 묶이고, 사하라 이남의 나라들은 대체로 ‘검은 대륙’ 국가로 분류된다.

아프리카의 초원지대를 잠식하는 사하라 사막은 무용하기만 한 걸까? 대서양 건너편 남미의 아마존이 사하라와 공생관계인 것을 안다면 무용론이 쏙 들어갈 듯하다. 아마존이 유지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 중 인(P)은 사하라에서 공급받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본다.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먼지에 섞여 대서양을 건너는 그 인이 열대우림을 살찌우고 있다.


▲[캄팔라=AP/뉴시스] 2023년 10월 우간다 캄팔라의 오위노 시장에서 사람들이 중고 의류를 사고 있다.

●지구촌 갓난아기 3명 중 1명은 아프리카에서 태어난다  = 아프리카 인구는 2023년 기준 14억6000만 명이다. 매년 3000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으니 2025년에는 15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2050년에 세계 인구가 약 100억 명(현재 81억 명)에 이르고 이 중 4분의 1이 아프리카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프리카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은 2021년 기준 4.3명이다.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을 기록한 한국과 대비된다. 현재 지구촌 신생아 중 3분의 1을 아프리카가 차지한다. 이렇다 보니 아프리카는 중위 연령도 19세다. 이미 40세를 넘긴 한국이나 서유럽에 비해 훨씬 젊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나이지리아(2024년 2억3674만 명)다. 나이지리아 인구수는 인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6위이나 2050년이면 3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 외에 인구 1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 국가로는 에티오피아(1억1855만 명, 콩고민주공화국(1억1540만 명), 이집트(1억1124만 명)가 있다.

인구 60%가 25세 이하인 ‘젊은 대륙’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도 인구증가율 못지않게 높다. 2024년 3.7%, 2025년에는 4.2%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니제르, 세네갈, 리비아, 르완다,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 베냉, 지부티, 탄자니아, 토고, 우간다 등 11개 아프리카 국가는 2024년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에 더해 풍부한 광물자원까지 보유하다 보니 국제사회는 아프리카를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부국-최빈국 소득 격차 65배 =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별 경제력과 삶의 질의 격차는 극명하다. 54개국 가운데 가장 잘 사는 나라와 가장 못 사는 나라의 1인당 소득 격차는 65배까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세이셸의 2023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만7000달러(약 2432만 원)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높다. 아프리카 최빈국 부룬디의 2023년 기준 1인당 GDP인 262달러(약 37만 원)와 비교하면 약 65배에 달한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리는 세이셸 경제의 성공 비결은 관광 산업과 안정된 정치 체제에 있다.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 서부의 섬나라인 세이셸의 아름다운 해변과 고유의 생태계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관광 수익이 국가 GDP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또 아프리카에서 인구와 면적이 가장 작은 소규모 경제이지만 지속 가능한 어업과 환경보존 정책으로 천연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과 공공의료 서비스는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높은 생활비와 부족한 자원과 같은 도전 과제가 있지만 세이셸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경제발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반면에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국 부룬디는 아프리카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주요 산업은 농업으로 국민의 90% 이상이 종사한다. 하지만 생산성이 낮은 데다 기후변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부룬디의 경제적 어려움은 정치적 불안과 내전의 역사에 기인한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진 긴 내전이 국가의 인프라를 황폐화시켰다. 이후에도 권위주의적 정부의 비효율적 국정운영과 인구 급증, 제한된 자원 등이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교육과 의료 체계가 열악하며 국민 대부분이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한다.

세이셸과 부룬디는 아프리카 국가 간 격차의 극단적인 사례다. 아프리카 대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게 아프리카연합(AU)을 비롯한 지역 공동체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를 위해 자금지원, 기술이전, 교육기회 제공 등을 통해 빈곤국가가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국제적 협력과 공정한 자원분배, 정치적 안정도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번영을 여는 핵심 열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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