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트남 경제는 꽤나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1분기 성장률을 5.98%로 시작해 4분기에는 7.55%로 끝났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7.09% 증가해 2023년의 5.05%를 크게 앞섰습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산업 및 건설과 서비스 부문이 경제 성장에 큰 보탬이 됐습니다. 산업 및 건설 부문은 8.24% 증가하며 성장에 45.17% 기여했고 서비스 부문은 7.38%의 증가율을 바탕으로 49.96%의 기여율을 보였습니다. 농림수산업은 작년 하반기의 자연재해와 홍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3.27%를 기록했습니다.
베트남의 2024년 총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은 전년 대비 4.42% 증가한 382억2600만 달러였습니다. 신규 프로젝트가 3375건으로 1.8% 늘었고 등록 자본은 197억3000만 달러로 7.6% 줄었습니다.
신규 FDI가 가장 많은 분야는 제조업으로 전체의 68.1%를 차지했고 부동산 18.8%, 기타 13.1%였습니다. 또한 신규 투자 프로젝트를 허가받은 국가는 80개였는데 싱가포르가 62억6000만 달러, 31.7%의 비중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28억9000만 달러, 14.6%), 중국(28억4000만 달러, 14.4%), 홍콩(21억7000만 달러, 11.0%)이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베트남 제조업은 꾸준히 회복돼 전체 공업 부문의 부가가치 증가율이 8.4%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부문은 수도 공급 및 수처리로 10.7%를 나타냈고 이어 제조업이 9.6%, 전력 생산이 9.5%였습니다.
베트남의 주요 산업 생산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품목은 자동차로, 전년 대비 27.0% 증가했고 다음으로 철근 및 각철이 18.7%, TV가 18.6%, 천연섬유로 짠 직물은 16.7%였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베트남 경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최근 당초 6.5%였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베트남 국회는 지난해 11월 본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7%로 설정하는 사회·경제 발전 결의안을 처리했는데 이번 정부 조정안에서 이를 1.5%p 올린 것입니다.
조정안의 주요 내용은 ▲경제성장률 8% ▲전체 경제 규모 5000억 달러 달성 ▲1인당 소득 5000달러 ▲인플레이션 통제 목표 4.5~5% 등입니다. 목표치의 상향 조정은 2026년의 두 자릿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희망을 반영합니다.
관심이 쏠리는 동화 환율은 지난 3년간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큰 폭으로 출렁거렸습니다. 지난해 5월 동화가 연초 대비 약 5% 평가절하되자 베트남 중앙은행은 약 60억 달러를 매각해 방어에 나섰습니다.
베트남 최대의 펀드 운용사인 비나캐피털은 올해도 동화 환율이 약 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트남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이 3개월치 수입액보다 적어 환율 방어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베트남의 무역수지 흑자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통화 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환율 변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올해 베트남의 물가는 3~4.5% 범위에서 유지될 전망인데 이는 국회의 통제 목표치인 4.5%와 부합하는 수준입니다. 베트남은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을 4% 이하로 유지했으며 올해도 평균 3%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이 관건입니다.
전체적으로 2024년 베트남의 주요 경제지표는 대부분 호조세를 보였습니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포인트를 기록해 제조업 경기 확장의 기준치인 50을 넘어 제조업 경기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영국의 싱크탱크 경제비즈니스연구센터(CEBR)는 14.3%의 수출 증가율과 16.7%의 수입 증가율을 바탕으로 “베트남은 올해부터 5년간 연평균 5.8%의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ASEAN) 국가 중 일부를 경제 규모에서 앞지를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의 제조업 회복과 견고한 대외무역 성장에 기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호치민 무역관은 “베트남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기업의 생산과 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