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물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최저임금을 약 15% 이상 인상한데 이어 끊임없이 오르는 물가 덕분에 노동자들의 임금 추가 인상의 외침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에 비해 1.86% 상승하면서 1995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하였다. 올 한해 물가 상승률은 8.96%, 하지만 남은 12월을 감안한다면 예측치 1%를 모함하여 10%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따라 근로자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는 것이 진출 기업인들의 설명이다.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임금을 20% 인상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을 이유로 20~30%의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섬유업계는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납품가는 제자리를 겉도는 상황에서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가격 통제를 강화하자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베트남 정부는 4분기 최대 국정 과제로 물가상승 억제를 선언한 뒤 일부 기업들에 수시로 가격을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


행크 토밀슨 베트남 주재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 10월1일부터 발효한 가격통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역시 "가격통제 조치 때문에 분유, 휘발유, 철강 등 일부 공산품 제조업체들이 제시가격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업체의 행정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제품 제조업체들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및 EU 등 베트남 주재 해당국 대사들도 새로운 가격 통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은 "WTO 회원으로서 베트남의 공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며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