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연말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158년 역사의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를 파산으로 몰고가면서 세계 경제가 나락으로 몰리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2010년 반짝 회생하는 듯하던 세계 경제는 2011년 미국과 유럽의 재정수지 적자 문제로 나타나면서 국제금융시장은 또다시 신용위기를 겪고 2012년 올 한해까지 세계는 경기침체를 앓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등 위기가 일상화 돼가는 요즘이다. 고전을 통하여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금융시장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워 보자.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악 고기어도 거선지],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부쟁 고무우]. - 老子 道德經 8장 易性篇에 나오는 말로, ‘가장 훌륭한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이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깝다. 낮은 데를 찾아가는 자세, 심연을 닮은 마음, 사람됨을 갖춘 사귐, 믿음직한 말, 정의로운 다스림, 힘을 다한 섬김, 때를 가린 움직임, 겨루는 일이 없으니 나무람 받을 일도 없다’. 환율, 주가, 금리, 원자재상품가격, 부동산시장 등 정부가 인위적인 정책요소를 가해 시장가격을 임의적으로 조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고 재료가 적절히 반영되는 건전한 흐름 즉 ‘上善若水’가 가장 이상적이다.  



   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 - 三國志. ‘천하대세란 나누어짐이 오래가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짐이 오래가면 반드시 나누어진다’는 문장으로 소설 '삼국지'는 시작한다. 경제도 생물이라고 했다. 금융시장도 움직이는 것[변동성]이며, 그 움직임 속에서 발전이 있고 또 투자 기회가 있다.


   天下有大勇者, 卒然臨之而不驚, 無故加之而不怒. 此其所挾持者甚大, 而其志甚遠也.[천하유대용자, 졸연임지이불경, 무고가지이불노. 차기소협지자심대, 이기지심원야]. - 蘇軾[蘇東坡]의 留侯論에 나오는 글로, 한나라 개국공신 한신의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아래 치욕)' 고사 중에서 ‘천하에 큰 용기가 있는 자는 갑자기 어떤 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으며, 까닭 없이 해를 당해도 화를 내지 않는다. 이는 그의 마음에 품은 바가 크고, 뜻이 심히 원대하기 때문이다’.


   不是一香 寒徹骨 爭得梅花 撲鼻香.[부시일향 한철골 쟁득매화 박비향] – 唐나라 高僧 黃 檗 禪師의 시구로, ‘뼈를 깍는 추위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들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었으리오!’


   人無遠慮 必有近憂.[인무원려 필유근우] - 論語 衛靈公篇에 나오는 말로,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바가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데서 근심이 생긴다’.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요] - 論語 子罕篇에 나오는 말로, ‘아는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제는 원래 부침이 심하다. 환율이나 주가, 금리, 원자재상품, 부동산 등 금융시장도 시시각각 변한다. 그런데 잘 돌아보고 시간을 좀 더 확장해보면 지표들이 제자리인 경우도 많다. 시장 전망은 멀리 널리 그리고 깊이 있게 볼 필요가 있다.  



   能而示之不能, 用而示之不用.[능이시지불능, 용이시지불용] – 孫子兵法 始計篇에 나오는 말로, ‘手不釋卷 刮目相對[수불석권 괄목상대]’ 즉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면 눈을 닦고 다시봐야 한다’는 손권과 관우를 죽인 여몽과 육손 사이의 고사로서 관우를 잡기 위한 계책으로 손자가 말한 ‘내가 능력이 있어도 상대방에게는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전쟁을 할 의도가 있어도 없는 것 처럼 보이게 한다’는 의미로,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하나의 처세술이 될 수 있다.

   老馬之智, 老馬識途, 老馬知道.[노마지지 노마식도 노마지도] - 管仲의 고사에 ‘늙은 말을 풀어 길을 찾는다’는 의미로, ‘어려울 때일수록 경륜 있는 사람[전문가]들이 필요하며, 이들의 조언도 듣는다’. 참고로, 三國志를 통해서 본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형은 제갈공명의 총명한 머리, 조조의 임기응변의 눈, 장비의 담대한 입, 유비의 관용적인 귀, 관우의 자존감 넘치는 수염이라고 한다.



   恭寬信敏惠[공관신민혜] - 論語 陽貨篇에 나오는 말로, ‘공손하고 너그러우며 신의가 있고 민첩한 사람, 더불어 은혜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인생이나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 갖출만한 덕목도 생각해 보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 論語 雍也篇에 나오는 얘기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알면 좋고, 좋으면 즐겁고, 즐거워야 행복하다. 무엇보다 즐겨야 오래하고, 오래해야 전문가 경지에 이를 수 있다.


   隧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 臨濟 禪師의 말로서, ‘모든일에 주인으로서 행동하면, 그것이 곧 진리에 이르는 길이다(프로다)’.


   命由我作 福自己求.[명유아작 복자기구] - 詩經에 나오는 글로서, ‘운명은 스스로 결정짓고, 복은 자기에게서 구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志之立 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지지립 지지명 행지독 게재아이] - 擊蒙要訣 立志章에 나오는 말로, ‘뜻을 세우고, 지식을 깨우치고, 행실을 독실하게 하는 것은 모두 나에게 달렸다’.


   모두 다 나 스스로 하기 나름이다.



   내가 지금껏 살면서 또는 오랜 동안 외환딜러 일을 해오면서 금융시장을 통하여 배운 삶의 지혜이며, 답을 구하거나 어렵고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늘 꺼내보던 소중한 글귀들이다. 여러모로 쉽지않은 세상이다. 하지만 자신과 용기를 갖고 또 자기만의 중심을 딱 잡고 세상을 밝고, 넓고, 깊게, 그리고 더 멀리 볼 필요가 있다. 2012년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2013년 밝은 한 해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부산은행 호찌민 사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