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교수

kimswed 2009.07.26 08:16 조회 수 : 1468 추천:365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을 대표하는 행동하는 지식인, 살아있는 양심으로 통하는 교육학계의 거목 손봉호 교수가 사이공 연합교회 초청으로 지난 6월 27~30일 베트남 땅을 밟았다.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전쟁기념관과 그밖에 역사기념관들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는 손 교수, 그는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해 본지와의 인터뷰에도 흔쾌히 응해주었다.

손봉호 교수, 그는 일평생 철학자로, 교육자로, 시민운동가로, 기독교인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샘물호스피스와 밀알학교, KBS 강태원복지재단,(사)푸른아시아 이사장, 나눔과기쁨, 서울문화포럼 상임대표, 고신대, 서울대 교수 등 숨가쁘게 넘어가는 그의 이력을 보면 ‘한 사람이 이 모든 일을 소화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라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 언행이 일치하는 21세기 선비
일찍부터 사회적 문제에 촉각을 세웠던 손 교수는 1962년 미국 웨스트 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 석사, 네덜란드 자유대학교로 건너가 신학·철학·윤리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후 사회전반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73년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교수로 교단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10년 후 서울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교수, 2003년에는 동덕여대 총장을 역임, 현재는 70이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명예교수 및 고신대 석좌교수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손 교수의 강점은 특히 윤리문제에 있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는 보수와 진보 모두로부터 각각 상대방 진영의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 1위로 선정된 바 있으며, 한국사회에 윤리문제만 생기면 방송사들이 그에게 달려가 ‘한 말씀’을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언행이 일치’하는 ‘21세기 현대판 선비’다. 심지어 고교와 대학입시때 주일성수문제로 신검과 서울대 수험표 수령을 거부했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당시 군대는 안가도 상관이 없었지만 자원입대, 당당하게 군복무를 마쳤다. 이런 그가 오늘 이곳 이역만리 베트남 땅에서 외치는 사회정의 (정직과 신뢰)는 남다른 힘이 있다.  

>> 성공의 문을 여는 골든키,
정직과 신용
“한국인은 세계에서 머리 좋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우수한 민족이다. 우리는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척박한 땅에서 인류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시일 내에 세계 13위 경제대국이 되었다. 휴대폰, TV, 반도체 등 세계시장 점유율 1위만 해도 121 종류나 되며, 골프, 야구, 축구, 바둑 등 웬만한 분야에서는 좀처럼 10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중 한 참 떨어지는 것이 바로 도덕성이다. 간단한 예로 작년 4월에 시행된 한중일 학생 의식조사에서 1) ‘성공은 곧 부자가 되는 것’이라는 데 찬성하는 비율이 한·중·일 각각 51, 33, 21%로 나타났고, 2)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23%, 5.5%, 13% 등 압도적인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최근 재판에 회부된 위증건수는 한·일 대비 1198 대 5명, 무고죄는 2195명 /2명 등 충격적 결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한국사회 신뢰지수는 현재 40위로 이웃나라인 일본 (20위)과 현격한 차이가 난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는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해진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신뢰지수를 0.8%만 높여도 연 1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듯이 실제로는 정직과 신뢰야말로 가장 확실한 성공의 수단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밀알복지재단과 샘물호스피스의 창설자인 손 교수는 스스로도 ‘정직과 투명성’을 생명처럼 여겨 이 두 가지를 직원들에게 항상 주지시켜왔다. 그 결과 그가 운영하는 재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복지관을 가진 단체이자, 전국 자자체가 추천하는 ‘가장 믿을만한 재단’이 되었다. 그는 정부에서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설립당시인 16년 전부터 공인회계사를 고용하여 누가 언제 얼마를 기부했고, 그 돈이 어떤 경로를 거쳐 어디에 쓰였는지 투명하게 기록, 보관해옴으로써 ‘이곳에 돈을 보내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가장 소중한 유산, 무형자산 1호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직과 신용이야 말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제일 큰 재산이다. 부정과 불의가 넘쳐나고 갖가지 불의한 수단과 방법이 난무한다 해도 ‘하늘이 무너져도 저사람 말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것보다 더 큰 재산은 단언코 없다. 이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재산을 소유한 자는 스스로 놀랄 정도로 모든 일을 수월하게 진행시켜 나갈 수 있다. 또한 정직과 신용이란 편파주의와 봐주기, 뇌물 등 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인 암적 요소들을 멀리하는 것과도 상통한다. 무엇이든 자신의 피와 땀, 즉 정당한 대가로 얻어야 한다. 특히 일확천금과 불노소득을 노리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없는 고질적인 악습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물질보다는 바로 이 무형의 자산을 물려주어야 하고, 선생들도 바로 이 점을 똑바로 가르쳐 주어야 우리나 라의 장래가 있다.”

수십년 전 장애인을 인간 이하로 취급할 때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최선봉에 섰던 손 교수, 그는 현재 정부에서조차 두손 두발 다든 에이즈 환자들을 위해 가장 위험하다는 치과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 그와 함께하는 치과자원 봉사자 3인은 전부 주사바늘에 한 두 번씩 찔려 본 경험이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희생하는 삶이야말로 이 사회를 건전하게 만드는 가장 유용한 밑거름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 목청 높여 정의를 부르짖으라
그는 교회 장로로서 지나친 교회성장주의, 세속화와 탈선으로 병든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다음과 같은 쓴 소리를 날렸다.

“윤리의 실종, 불신팽배, 안티확산 등등 현재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도덕성과 정직성 면에서 기독교는 천주교, 불교에 이어 꼴찌를 차지했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크리스챤들은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이중인격자, 이기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교회, 축복만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교회야말로 하나님 앞에 가장 먼저 회개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정의와 공평에 기초한 윤리의식을 회복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현 사회 속에서 ‘광야에서 외치는 자’가 되어  거리낌없이 목청을 높여 정의를 부르짖는 손 교수, 마지막 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필자의 손을 꼭 붙잡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십시오, 이 두 가지야말로 인간의 최소한의 본분입니다” (전도서 12장 13절)라고 당부하던  노 신사의 충고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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