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찌민의 교민사회는 17년 한인사회 역사상 가장 혼란한 시절을 넘기고 있는 듯하다. 지난 9월 15일 한인회 임시총회에서 정관변조와 학력 의혹 그리고 비 민주적 회장 선거 등으로 임기 내내 정통성 논란이 끊이지 않던 제 9대 회장단의 존재를 송두리째 부인하고, 변조된 정관을 예전으로 돌리고,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여 새로운 한인회장이 선출되기까지 모든 행정을 일임한다는 3가지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그러나 이러한 총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 회장단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인사들이 이런 저런 개인의 의견을 내세우며 교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교민들은 과연 누구 말이 맞는지, 누가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복희씨를 만났다. 저간의 상황을 상세히 들어 교민들의 궁금증을 확실하게 풀어주고자 한다.
● 지난 9월 15일 임시총회에서 제 9대 한인회의 존재를 부정하고 정관을 되돌리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로 그런 충격적인 안건이 통과되었습니까?
잘 아시다시피 제 9대 호찌민 한인회장단은 그 탄생부터가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선거 자체가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졌고 회장의 자격 또한 적법하지 않다는 논란이 임기 내내 지속되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빗발치는 교민들의 해명 요구를 철저히 무시해왔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지난해 씬짜오 베트남의 홈페이지에서 처음 지적한 대로 정관이 변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한인회는 아무런 법적인 절차 없이 한인회 정관에 <이사회의 결의 만으로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는 비상식적 문구를 만들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변조된 정관을 근거로 비민주적 선거법을 만들어 자격 논란이 있는 사람을 단독후보로 내세워 투표도 없이 9대 회장으로 선출한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거쳐야 할 입후보자의 신원 조회, 입후보 자격, 학력 검증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 후 그런 회장의 자격시비가 불거지고 정관변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민들이 회장의 해명을 줄기차게 요구하였지만 그들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며 한인회장으로서의 명예만을 누려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 19일 총회가 개회된 직후 이런 의혹에 관한 해명을 요구하는 참석교민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이런 의혹에 관한 해명요구는 교민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총회 의장을 자임한 박승욱씨는 이런 교민들의 해명 요구에 아무런 응답 없이 자신의 뜻대로 일방적인 회의를 진행하려 하자 그런 자세에 분노한 교민들이 9대 회장단 불신임 안건을 상정하고 당사자가 총회 의장을 맡을 수 없으니 총회의 의장 교체를 발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의장으로 박상수 전 한인회 회장을 선출하자 박승욱씨가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해버렸습니다. 이때 한인회장단과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일부 회원들 그리고 참관을 나온 영사관의 영사 두 분도 함께 퇴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신임 총회의장의 선임 투표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선임의장에 의해 총회는 속개되었습니다. 당시 남아있던 참석자는 157명으로 총회 성회 요건인 150명을 넘은 것으로 성회가 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정관 변조를 통해 무자격 회장을 만들어 호찌민 교민사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교민사회의 분열과 사회 불의를 심어놓은 제 9대 회장단에 대한 단죄가 내려진 것입니다. ● 그 부분에 대하여 기존 회장단은 그 당시 임시 총회는 정관 개정을 위하여 회장단이 개최한 것이라 회장단이 폐회를 선언한 이상 그 이후의 절차는 합법적이지 않아 무효라는 반박인데 이에 대하여는 어떤 대응이 있으십니까?
당시 사회를 맡고 있던 박승욱씨는 자신의 불신임안이 새롭게 상정되고 새로운 총회 의장 선출이 발의되는 순간 일방적인 폐회를 선언하고 나가버렸는데 그 당시 불신임 안건의 대상으로서의 박씨는 이미 그 총회를 진행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의장에게 회의 진행에 관한 모든 권한이 있는 것입니다. 그 총회는 새로운 의장에 의해 계속 진행된 것입니다. 그리고 새 의장은 임시 총회를 요구하는 600여명의 교민들의 서명을 추가로 밝힘으로 그 총회의 의미를 높였고 성원조건이 넘는 157명의 참석자를 근거로 총회를 계속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참석한 157명의 회원들이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 600여명의 서명자가 중복이 많고 정식 한인회원이 아닌 사람이 많아 유효하지 않다는 기존 회장단의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명을 받을 때 여러 단체에서 많은 분들이 각자 서명을 받아 온 것이라 일부 중복자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중복자를 제외하더라도 총회를 요구할 수 있는 요건인 200인 이상의 서명은 차고도 넘칩니다. 그리고 한인회 정회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하여는 이미 이 서류를 한인회에 제출할 당시(총회가 열리기 약 2개월 전)에 회원 명단을 공개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한인회에 요청했지만 한인회는 한인회원 명단이 대외비라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 서류가 잘못되었다면 그 당시 정식으로 잘못된 내역을 공개하고 반박했어야 했습니다. 자신들만이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총회가 이미 열리고 난 후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이미 시효가 지난 얘기입니다. 그리고 총회의 지속은 그 서류만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새로운 안건과 새로운 의장이 선출된 상황이라 새로운 의장에 의해 속개된 총회의 합법성 여부는 재론할 가치가 없습니다. 전 회장단은 총회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 전에 600여명의 교민들과 157명의 총회참석자 전원이 그들이 회장단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총회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이미 사실상의 불신임을 받은 것입니다. 아무튼 157명의 참석자가 모두 증인이 되어 총회가 적법하게 진행되었음이 확인하였고 그 총회에서 의결사항이 나온 이상 무조건 그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입니다. 만약 그들이 이 800명에 가까운 교민들의 의사를 외면하고 여전히 총회의 적법성만을 따지겠다면 그분들 스스로 그것을 법적으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 그렇다면 총회를 통해 제 9대 한인회장단이 무효화 되었고 그를 대신 할 비상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 지금 비대위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지난 10월15일 비대위 발대식을 한인회관에서 갖고 출발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대로 현재 사무실을 차지하고 있는 전임 한인회에게 총회 결정을 알려주고 사무실 이양을 요구했으나 그들은 총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한인회 사무실을 양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비대위는 영사관에도 총회의 결정 사항을 통고하고 영사관 별관에 자리한 한인회 사무실을 비대위에 인계하라는 요청을 했습니다만 영사관으로부터 비대위가 한인회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총회 중간에 퇴장한 영사들 역시 총회의 결정 사항을 외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후 비대위는 사무실을 내어달라는 어떠한 물리적인 요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그들은 한인회 사무실을 닫아걸고 비대위가 업무방해를 해서 일을 못한다는 허위문구를 붙여 놓았는데 이것은 명백한 거짓입니다. 그들은 우리와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고 모든 주장을 영사관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주에는 영사관으로부터 전임 회장단과 합의를 하라는 듯 합의문이라는 서류가 전달되었습니다. 그 서류에는 총회의 결정을 완전히 부인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놀랐습니다. 비대위는 총회의 결의사항에 합의할 어떠한 권한이 없어 거부하였습니다.
● 왜 기존 회장단이 아니라 영사관이 그런 서류를 보냈습니까? 그것은 영사관이 작성한 것입니까?
저도 전임 회장단의 주장으로 보이는 서류를 왜 영사관에서 보냈는지 이유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영사에게 확인을 하니 영사관에서 직접 작성을 했다고 합니다. 영사관이 이미 총회의 결의에 의해 무효가 선언된 기존 회장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서류를 작성하였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를 통해 저희는 영사관에 정식으로 저희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영사관은 순수 민간단체의 운영에 대하여 주관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편향된 발언이나 행동으로 개입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그리고 현재 한인회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는 무자격 인사들을 내보내고 그 사무실을 교민들의 명을 받은 비대위에게 넘겨 줄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영사관이 총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계속 전 회장단의 입장에서 그들의 옹호한다면 사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현재의 상황을 한국의 각급 관련기관에 탄원서 형식으로 보냈습니다.
● 만약 한인회에서 계속 사무실을 인계하지 않고 영사관 역시 비대위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만약 영사관이 계속해서 총회의 결정을 무시한다면 더 이상 영사관 별관 사무실을 인수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외부에 사무실을 차려서 선거일정을 준비할 것입니다. 11월 7일 총회를 다시 열어 선거와 회원자격 등을 위한 정관개정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12월18일에 예정된 회장 선거를 실시하여 진정한 민의에 의한 새로운 한인회장을 선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영사관의 별관이란 이름으로 영사관에서 임의 사용하고 있는 한인회관을 되찾기 위한 전 교민운동을 전개 할 것입니다. 지금의 영사관 별관은 베트남전이 종전되기 전에 교민들의 손으로 건립된 교민회관으로 그 당시 사정에 의해 영사관의 이름을 빌어 등록한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 건물의 실제 주인은 우리 교민입니다. 이 사실은 이미 서류로 증명되어있습니다. 저희는 이 기회에 전체 교민의 이름으로 한국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서라도 교민회관을 교민들에게 돌려 줄 것입니다. 그 동안 사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배상 요구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법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전 교민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우리의 교민회관을 되찾는 일에 전 교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을 것을 믿습니다.
● 최근 이순흥 전임 선거위원장이 일종의 합의문과 전임 회장들의 성명서를 전단지 형식으로 각계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대위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이순흥 전임 선거위원장은 사실 현재의 교민사회의 혼란을 야기하게 된 비상식적 전임 회장 선거를 직접 주도한 당사자입니다. 그런 분이 이제 또 나서서는 안될 일입니다. 그리고 그 분은 이미 총회에서 결의된 바와 같이 전 회장단과 함께 자격을 상실 하신 분입니다. 그런 분의 어떠한 제안도 고려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분의 역할이 두 번 다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 기회를 통해 명백히 밝힙니다. 또한 전임회장 몇 분의 성명서에 대하여는 먼저 한인회의 애착을 갖고 계신 점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한인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정의입니다. 한인회가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하더라도 사회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일삼는다면 그런 조직은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인회장들은 그런 실체의 파악은 뒤로하고 스스로 총회의 권위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하신 것에 대하여 통탄해 마지 않습니다. 과연 그들은 교민들이 직접 나서서 이런 결정을 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이번 주 초에 전임 회장단의 요구로 전 한인회 간부들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그들이 총회의 결정을 인정한다는 전제를 수락하였기에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회장의 사퇴는 인정하지만 간부들의 사퇴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회장이 이미 불신임을 받았는데 그 간부들은 그대로 있겠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모르지만 저희에게는 총회의 결정을 변질시킬 권한이 없어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는 교민들의 지속적인 명이기 때문입니다.
● 여성분으로 너무 많은 짐을 홀로 지고 계신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이 일을 하시면서 이런 저런 비용이 들어갈 텐데 어떻게 충당하시고 있고 또 기타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경비는 비대위원 각자 스스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하여 요즘 모든 시간을 다 쏟으며 봉사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지만 좀 아쉬운 것은 이런 일이 정작 터지니 교민사회에서 나름대로 한 역할 하신다는 분들은 전부 나 몰라라 하십니다. 어떤 분들은 내용 파악은 뒤로한 채 그만 싸워라, 합의를 하라 하시는데 정말 그럴 때마다 서글퍼집니다. 그들 눈에는 비대위가 회장단을 상대로 싸움을 한다고 비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교민의 명에 의해 몰락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교민의 명을 외면하고 적당히 합의해서 넘어가자는 발언은 전 교민을 모욕하는 언사입니다. 비대위는 이권도 없고 감투가 걸리지 않은 일이라 그런지, 혹은 누군가의 눈치가 보느라 그러는지 모르지만, 비대위에 참석하여 교민사회의 불의를 바로 잡자고 역설하는 사람들은 그 동안 아무런 감투도 명예도 누리지 않은 순수한 교민들뿐이고 정작 힘을 써야 할 분들은 무엇이 두려운지 모두 외투 깃으로 얼굴을 감추고 있는 듯 보입니다. 입으로는 정의와 명예를 내 세우면서 정작 필요할 때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감추는 비굴한 남자들의 허상을 목격할 때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이 일을 맡은 것을 후회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교민들이 총회의 의결을 거쳐 구성된 비대위를 지지 성원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맡은 일을 성심껏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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