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과 이순재 등이 출연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주희. 벽산블루밍타워 다낭의 CF모델. 전자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
그가 베트남을 다시 찾았다. 추운 날씨를 워낙 싫어해서 베트남행이 더 좋다고 했다. 음식도 입에 잘 맞아 베트남과의 인연이 숙명적이란다.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서울에서만큼 호치민과 다낭에서는 유명인이 되었다. 공연이 끝나면 그와 사진을 찍고 연주곡이 수록된 CD에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의 이번 베트남 일정은 14일부터 24일까지다. 코참골프대회와 벽산블루밍타워 다낭 고객을 위한 디너쇼, 신한베트남은행 개점 축하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하노이와 다낭, 후에 등에서 릴레이 공연을 벌였다.
한 번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오르면 짧으면 15~20분, 길게는 1시간~1시간30분 무대를 누빈다. 클래식 연주자들이 앉거나 한 자리에 서서 연주하는 것과 달리 그는 무대 전체를 활용한다. 어림짐작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많이 먹고 많이 자는 게 폭발적이고 열정적인 무대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박씨는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MBC 관현악단 출신답게 가요도 그의 주요 레퍼터리다. 김건모의 만남, 이은미의 애인있어요, 트로트 메들리 등도 들려준다. 대학 재학 때는 나훈아 콘서트에서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던 재주꾼이다. 관객이 즐거울 수 있다면 레퍼토리는 어떤 것이라도 괜찮다는 소신파이기도 하다. 클래식 전공자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항상 연구하고 연습하고 고민하는 것이 무대 아래서 볼 수 있는 박은주의 모습이다. 어제, 오늘의 연주곡이 같아도 반드시 리허설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프로다. 대기실에서도 잠시도 쉬지 않는다. 바이올린을 손질하고 소리도 점검한다.
박은주는 관객을 무대 위의 자신과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을 공연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했다. 성공한 공연이 되려면 무대와 연주자 그리고 관객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철학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의 눈빛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무대가 더 신이 난다고 한다.
관객과 언제나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전자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로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박은주. 그의 연주를 베트남에서 오래도록 들을 수 있기를 그의 팬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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