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한인여성합창단

kimswed 2011.05.01 08:38 조회 수 : 970 추천:183



호찌민 한인 여성 합창단장 조홍래 옹

문화의 장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바뀐다.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서는 자연히 게을러지고 사람이 많인 붐비는 도시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부지런해지기 마련이다.

베트남의 생활은 아마도 주부들에게는 낯 설긴 하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적 여유를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집안 청소나 음식 그리고 여러 가사일을 대신 할 수 있는 집안 도우미를 대부분 두고 있고 무엇보다 긴밀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각종 집안행사나 외부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친인척들이 주변에 없으니 아무래도 여유 시간이 많아진다. 그렇게 갑자기 밀어닥친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보내야 할 것인가? 또 다른 갈등이 생긴다. 특히 한국에서 직업을 갖던 주부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는 자칫 넘쳐나는 시간에 치여 정서적 공황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전업주부나 아직 가정을 안 가진 싱글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낯 설기만 이국 생활, 남편이나 자녀는 여전히 자신의 일과 공부를 찾아 매진하지만 주부들은 불현듯 닥친 공허한 시간 속에 아무런 보살핌도 없이 내 던져진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취미생활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더운 날씨에 이제 와서 남들이 한다는 골프를 나도 하며 따라 하자니 아무래도 의상에 안 어울리는 모자를 쓴 것 같기도 하고…, 이 모든 갈등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바로 시간이다.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자신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으신가? 자 여성 여러분, 여러분은 갑자기 쏟아진 그런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호찌민 한인 여성 합창단을 발족하고 그 멤버를 모집하는 조홍래 옹(72)이 호찌민의 한인 여성분들에게 던지는 화두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십니까?”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합니다. 자신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소유하려고 몸부림치며 살죠. 아마도 그런 이유로 베트남에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너무나 바쁜 시간 속에서 정신 없이 구르며 이에 묻혀 삽니다. 마치 그것이 삶의 보람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죠 그러나 정작 일이 쓸고 지나간 자리에 서면 스스로 공허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일에 치여 정서적 안정을 누리지 못한 탓입니다. 많은 것을 갖고도 정서적 안정감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마음의 풍요를 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자식에게 재산보다는 누구의 자식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남기기 위해 자신의 행실을 더욱 조심하며 살았습니다. 바로 정서적인 유산을 남기길 원한 것이죠. 물질 만능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지난 번 방영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시행된 합창단이 세간의 화제를 몰고 온 이유도 바로 현대인이 겪는 정서적 갈증의 반증입니다. 더욱이 이국의 생활은 그나마 가늘게 잡고 있던 문화 생활의 끈을 놓으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삶을 사시려는 분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저희 호찌민 한인여성 합창단은 베트남의 한인이라는 공동분모만으로 음악 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보다 풍요로운 문화적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지금 연락해보세요. 삶이 달라집니다. “


조홍래 옹이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것은 본지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호찌민 오페라단의 소프라노로 활약하고 있는 조 옹의 딸인 조혜령씨가 러시아에서 함께 음악 하던 클라리넷 주자를 부군으로 맞이하고 베트남에 정착한 것을 계기로, 옛말대로 딸자식 덕분에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에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오히려 조혜령 씨가 부친인 조홍래 옹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하고 베트남에 온 것이니 딸자식 덕에 비행기를 탄 것이 아니라 아빠 덕분에 딸자식이 세계를 누비며 노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조홍래 옹은 경희 대학교 음악대학 61학번 출신이다. 전공은 테너 조 옹은 그 후 모든 일생을 음악에 바쳤다. 젊은 시절 태너로 활약하다 곧 합창단 지휘로 바꿔 근 50여 년을 합창단을 지휘하며 현역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호찌민의 선교교회의 송년회에서 그 교회합창단을 객원 지휘한 것을 계기로 호찌민에서의 음악활동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지 지휘자가 바뀜으로 너무나 달라진 스스로의 모습에 놀란 합창 단원들이 조 옹의 지휘를 계속 부탁하자 아예 그를 기화로 호찌민 한인 여성합창단을 발족하기로 한 것이다.

타국에서 문화적 결핍을 호소하는 한인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고자 함이 주목적이라고 한다.


노래를 함께 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아무런 제한 없이 받아들인다고 하니 노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계신 여성분들에게 좋은 취미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 같다.


3월까지 구성을 마친 후 5월 가정의 날에 첫 공연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호찌민 한인 여성 합창단은 일년에 3회 이상의 정기 연주회와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화적 갈증에 허덕이는 한인사회에 문화의 단비를 내리겠다는 포부다. 연습장소는 탄빈에 위치한 선교교회의 교육관을 사용하지만 합창단 운영에 종교적 색체는 배제할 생각이라고 한다.

호찌민 한인여성 합창단이 계획대로 발족하면 현재 호찌민에서 활동 중인 한인 어린이 합창단과 청소년 관현악단(구 상록 관현악단)과 더불어 호찌민 한인사회의 3대 음악 연주단으로 등장하게 된다.

합창단 문의 : 095 312 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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