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분야 경력만 24년 베테랑, 박만제 대표
베트남인들은 대개 6개월에 한번 미용실을 찾는다. 한국 사람들이 한 달에 한번 미용실을 이용하는 추세라면 매우 적은 횟수이다. 베트남인들은 돈을 모아 미용실을 찾는다. 하루 1000여 명이 찾는 미용실이 베트남에 있다.
3군에 위치한 ‘아트헤어(Art Hair)’ 미용실이다. 이 미용실은 일단 매장 규모부터 베트남 최대다. 지상 4층에 연면적만 1200㎡(약 360평). 웬만한 한국의 동네 미용실 10여 개를 합쳐 놓은 것보다 크다. 하루 고객은 평균 1000여 명이고, 거의 베트남인이다. 바쁠 땐 하루 1500명이 찾는다. 개점시간(오전 7시30분~오후 10시)을 감안하면 시간당 100명 이상이 찾는 셈이다.
입구에 서있는 박만제 대표
미용 경력 24년 순수 미술 전공한 아티스트
이 미용실의 박만제 대표는 미용분야 경력으로만 24년 베테랑이었다. 태국에서 미용사업을 시작한 경험이 있었고, 베트남에선 6년 전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 미용실은 단일 매장으로 베트남 최대 규모다”라고 말했다. 손님 머리를 직접 만지는 미용사와 보조 직원까지 합치면 한창때엔 300명에 달했다. 직원은 한국인 매니저 1명을 빼고 모두 베트남인이다.
이 미용실은 외관부터 다른 미용실과 차이를 보였다. 4층 전체를 통유리로 처리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베트남에선 간판만 미용실로 내걸고 영세하게 운영하는 미용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차별화 조치였다.
도로에서 바라본 헤어아트 미용
베트남은 여성파워가 막강, 가능성이 많은 나라
박 대표는 “이 미용실의 투자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이다”고 투자규모를 강조했다. 그러나 커트 가격은 결코 비싸게 매기지 않았다. 평균 4만 동 정도로 다른 미용실과 비슷했다. “베트남은 가능성이 매우 많은 나라다. 미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면서 “피부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가능성만 보고 “베트남 투자를 서둘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수 백 명의 직원들을 관리하면서 숱하게 시행착오를 했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종업원들이 처음엔 인센티브 제도를 도무지 이해 못했다. 외국인이면 무조건 돈이 많을 거란 이상한 생각에 너도나도 부정한 일을 서슴치 않고 자행했다. 그야말로 범죄와의 전쟁이었다. “이젠 시스템을 만들어 더 이상 부정행위를 못하게 막았다”고 큰일을 겪은 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베트남의 장점은 “부지런함이다. 개개인의 머리가 좋고 자원이 풍부하다. 과도기만 지나면 크게 성장할 나라”라고 강조했다.
수석디자이너 미스 한
기초 다진 후 미용실 체인사업 계획
처음 베트남 사업을 시작할 때 체인화를 고려했다. 그러나 그는 내실을 다지는 일이 먼저라고 판단하고 차분히 체인사업을 준비 중이다. 고급화도 필수다. 한 개 층을 개조해 귀빈을 상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른 베트남 미용실들과 달리 성과에 따라 미용사에게 인센티브 보너스를 준다”면서, “모든 디자이너는 기본급만 받고, 나머지는 성과급 형태로 차등 지급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숙련도에 따라 등급이 다르고, 같은 커트에도 다른 요금을 받는다. 고객의 지명이 늘수록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다. 따라서 고객 만족도와 커트 품질을 높이기 위한 동기 부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아트헤어 미용실도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와 미용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초기 손님에게 친절 교육을 했다. 그들에게 무료로 교육시키고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는 한 걸음 더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각종 미용 과정을 매뉴얼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같이 만난 6년차 수석 디자이너 한은 “한국의 미용기술은 뛰어나다. 바람이 있다면 기술을 더 배워 미용실을 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사람으로서 가장 세련된 머리 스타일은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이민호와 구혜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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