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WTO의 가입과 함께 베트남 금융시장은 역동적인 모습으로 그 면모를 달리해가고 있다. 외국계 은행은 물론이고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지 베트남 은행들의 점포들에서 그러한 발전을 느낄 수 있다.

길모퉁이나 담벼락에 설치한 ATM기들은 미구에 늘어날 고객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거래 고객들이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은행들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자료에 의하면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시민이 전체 인구의 17%에 불과하다고 하니 우리의 경험으로 볼 때 베트남의 금융시장은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트남 금융의 발전사를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베트남 금융관행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잠시 언급해보고자 한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 프랑스는 인도차이나은행을 통해 인도차이나지역(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의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으나 베트남은 1945년 8월 혁명 이후 제 1차 인도차이나전쟁(대 프랑스 항쟁기간)을 수행 중이던 시기에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통화정책과 신용정책, 화폐 발행을 위해 호치민 주석의 서명 하에 1951년 2월 베트남국가은행(중앙은행)을 설립하게 된다.
이후 대 프랑스 항쟁기를 넘어 제 2차 인도차이나전쟁(대 미국 항쟁기간), 남부 해방 이후 10년간 등 여러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는 시기에 베트남국가은행은 주로 화폐 발행, 통화정책, 국영 경제 분야 관리, 국가예산의 집행, 남부지역 국가은행과의 통합, 화폐 통일 등 중앙은행으로서의 기능에 보다 더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1978년 화폐 개혁을 통해 북부 및 남부의 구 화폐를 폐지하고 신 화폐를 발행하였으나 시장지향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은 1980년대 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86년이 매우 의미 있는 해인데 ‘도이머이(개방)’ 정책이 실시되면서 베트남국가은행의 국가관리 기능이 상업적인 신용부문과 통화정책기능으로부터 분리되었으며 1990년 5월 ‘베트남중앙은행 및 금융기관법’의 제정으로 현재와 같은 은행체계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국영은행, 민영은행을 비롯해 합작은행, 외국계 은행들의 지점들도 개방이 되어 영업을 하게 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베트남 금융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으니 민간부문은 실제로 10년의 짧은 금융 역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시스템이나 서비스의 개선 등 앞으로 난제들이 쌓여 있으나 그것도 사회 및 경제 발전 속도에 따라 발전이 될 터이므로 우리 잣대로 성급하게 폄훼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금융관련 법들도 지속적으로 진화되고 있어 1999년도에는 예금보험법의 제정으로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개인의 동화예금에 대해 금융기관별로 최고 5천만 동의 예금보험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베트남상업은행들에 대한 외국인 지분매입의 경우에도 전체 지분의 30%까지 매입을 허용하나 동일 외국금융기관의 매입한도는 최고 20% 이내에서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2007년도 베트남의 WTO 가입 이후 점차 금융개방화의 추세가 심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100% 외국지분의 현지 은행 설립도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현재 5개 은행이 인가를 받아 HSBC 은행, ANZ 은행, Standard Chartered Bank, Hong Leung Bank가 영업을 시작한 것을 비롯, 신한은행도 금년 11월 16일부터 신한베트남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하게 됨으로써 베트남 금융진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참고로 신한비나은행은 1993년도 2월에 베트남의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Vietcom Bank와 신한은행이 50:50 지분으로 설립된 합작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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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한국외국어대 불어과(78학번)
신한비나은행 부행장(2000.8~2004.1)
신한비나은행 행장(20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