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이번 호에는 골프카페를 들린 어느 독자가 직접 쓰신 글을 올립니다. 글을 보내신 분이 익명을 원해서 실명을 밝히지 못합니다. 바로 여러분과 같은 일반 독자가 쓰신 글입니다. 좀 다른 목소리의 대화도 들어 보도록 하시죠. 오늘 카페지기는 휴가입니다.
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해마다 9월 2일 베트남 National Day를 기념하여 투득 골프장에서 “Swing for Life”라는 제법 큰 Tournament가 있다. 주로 베트남 골퍼를 중심으로 참가하는 경기인데 한국인들의 관심이 높지는 않다. 필자는 매년 참석을 해온 탓에 올해도 가깝게 지내는 베트남 친구들과 라운딩을 마치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일급 호텔에서의 식사 겸 시상식 자리에 참석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 한 젊은 베트남 사람이 식식거리며 우리 Table에 합류했다. Mr. Ahn이라는 40살 먹은 사람인데, 골프를 친지 2년 되었다고 했다. 오늘 사실상은 자기가 Best Gross (Medalist, Champion)인데 Score Card를 잘 못 적어 제출하는 바람에 실격이 되었다고 식식거렸다. 골프를 시작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Best Gross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Handicap이 얼만지 물었더니 5라고 했다. 골프를 시작하여 2년 만에 Handicap 5를 친다니…
그래, 어떻게 Score Card를 잘 못 적게 되었는지 물어봤다. Marker가 건네준 Card에 전반 38, 후반 38 합계 76으로 되어 있기에 자기가 친 Score와 일치하여 사인을 한 후 제출하였는데, 사실은 마지막 홀인 18번에서 Birdie를 하여 38인데, Marker가 실수를 하여 Par로 잘 못 적고 합계만 38로 적은 것이었다. Card상에 적혀 있는 매 홀의 타수를 합하면 39가 되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매 홀의 타수를 합산한 것과 합계 란에 적은 합계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는 매 홀에 기록한 타수가 인정된다. 합계 란의 타수는 참고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전반 36 후반 40 합계 76을 친 다른 사람이 Best Gross상을 타게 되었다. 만약 Score를 제대로 실수 없이 적었다면 Count Back으로 (많은 사람들이 Back Count로 잘 못 알고 있다) Mr. Ahn이 Best Gross가 되게 되어 있었다.
이렇게 스코어 카드를 오기한 경우, 스코어를 실제 친 타수보다 적게 기록하여 제출한 경우는 실격이고, 자신의 타수보다 많은 타수를 쳤다고 적어서 제출한 경우는 제출한 그대로 인정하게 되어있다. 같은 실수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손실이 되지 않는다면 인정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실수가 아니라 명백하게 고의성이 들어난 경우, 프로라면 심각한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프로 골퍼 중에 필리핀에서 같은 경우가 있어 자격이 2년간 정지된 사례가 있었다. 아마도 아마추어의 경우는 주말 골프 썸 짜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렇게 대화가 오고 가다 양용은 YE Yang 얘기가 나오고, 태극기가 새겨진 캐디 백을 번쩍 들어 올린 세레머니 Ceremony가 정말 멋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골프를 치는 모든 한국 사람이 골프 싱글이라고 무서워(?) 했다. 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이 질문을 받고 맥주 몇 잔 먹었었는데 술이 확 깼다. 이 질문은 그저 한국인이 골프를 잘 친다는 일반적인 얘기보다 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아, 내가 베트남에서 골프를 칠 때는 그냥 ‘내’ 개인이 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인 내’가 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우리와 골프를 칠 때 아무개와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골프를 친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개인과 골프를 함께 치면서도 그 개인의 특성을 그 나라 골퍼의 특성으로 일반화하여 인식하고 있지 않는가? 예를 들어 베트남 골퍼는 플레이가 느리다던가, 일본 골퍼는 기브가 인색하다던가 중국 친구들은 골프장에서도 시끄럽다던가 하는 등의 일반화된 특성을 선입견으로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인에게 심어준 한국인 골퍼의 모습은 어떨까? 과연 존경 받을 만할까?
실상은 그리 칭찬받을 만큼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골프는 잘 치지만 매너를 별도다 하지 않을까? 너무 스코어에 집착하여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인식하지 않을까?
이런 한국인 골퍼에 대한 인식은 누가 심어 주는가?
바로 우리 개개인이 한국인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 하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타인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몇 마디 하고 싶은 얘기가 나온다.
우리는 지금 한국이 아닌 외국(베트남)에서 골프를 치고 있습니다.
옷을 단정하게 입도록 합시다. 규정에서 정한 칼라가 달린 상의를 착용하고 반드시 허리띠가 있는 바지를 입도록 합시다. 허리띠가 보이도록 상의는 하의 안으로 접어 넣는 것이 정상이겠죠. -> 한국인 골퍼는 복장이 단정하다 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내기라도 한다고 너무 Slow Play 하지 맙시다. 뒤 팀을 계속 기다리게 할 정도의 플레이라면 뒤 팀을 먼저 보내는 배려를 해 줍시다. -> 한국인은 플레이 속도를 지킨다.
이렇게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든 한국인의 일반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의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족처럼 다음의 행동 지침을 열거합니다. 잠시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듯이 한번쯤 읽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옆 홀에 지장을 주도록 '나이스 샷' 혹은 '나이스 버디'라고 너무 큰 소리를 지르지 맙시다.
·기본적인 골프 룰은 익히도록 합시다. 그리고 알았으면 속이지 맙시다.
·골프 후 식당에서 남들은 식사하는데, 신발을 벗고, 양말 벗고 발가락 긁지 맙시다.
·골프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올 때는 신발을 깨끗하게 털고 들어 옵시다.
·물병, 담배 꽁초등 쓰레기를 코스에 버리지 맙시다.
·Caddy를 너무 나무라지 맙시다. 수 억씩 받는 Tiger Woods Caddy와 비교하지 맙시다.
·맘에 드는 Caddy를 희롱할 목적으로 Booking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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