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정답은 닭이라고 한다. 몇 일 전 신문기사에 난 내용으로서 달걀을 구성하는 특정 성분이 암탉의 몸에서만 생성되므로 닭이 달걀 보다 먼저라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하다. 달걀은 암탉이 만든다. 굳이 특정성분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어도 달걀을 낳는 것은 암탉이란 건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일 같은 질문을 사람에게 한다면 어떨까? 엄마가 먼저냐? 아기가 먼저냐? 이렇게 묻고 나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질문이 되고 만다. 엄마도 사람이고 아기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고 묻는 것은 다시 말해 “닭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이렇게 같은 질문을 두 번 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즉, 질문으로서 문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질문을 통해 탐구할 대상이 없는 우문愚問이 되고 만다는 소리다. 그래서 닭과 달걀의 순서를 따지는 짓은 바보 놀음이란 것이다.
정치 논리는 법 논리에 앞설까?
정권교체 직후에 수권정당의 원로 정치인이자 전직 대통령이던 분께서 하신 말씀이다.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빌리지 못한다면서 당시 서른 먹은 자식에게 청와대 집무실을 내주었던 분이고, 한 때는 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장관들이 재임 기간 동안 얼굴 한 번 뵙기가 힘들었다는 바로 그분이기도 하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하는 군사정권 시절의 발언은 민주화 투쟁을 상징하는 표어처럼 되었지만 정작 본인은 군사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기로 하고 반란 주모자들이었던 다른 전직 대통령 둘의 퇴임 이후의 안전을 보장하는 이면 계약서 까지 주고 받게 된다. 물론 이 계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12.12 반란과 5.18 민간인 학살의 주모자를 처벌하라는 시위가 연일 벌어져 어쩔 수 없이 군 장성 출신 대통령들은 감옥에 가야 했다. 정치에 관한 한 코딱지만큼이라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이야기다. 삼자가 주고 받은 이면계약서는 그 때문에 세상에 폭로되었다. 대통령 자리도 계약서에 의거 사고 팔 수 있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다. 물론 돈이 오가는 흥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치인이 하는 일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일이 바로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의사당에 모여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무슨 법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을 때린다. 그런데 정치에는 계파가 있고 계파 위에는 정당이 있다. 계파던 정당이던 당연히 자신들 입장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법을 만들기 위해 기를 쓴다. 정작 법은 국민들 지키라고 만들면서 그 법에 의한 호혜는 자기들이 다 누리겠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사당이 태권도와 유도가 난무하는 격투기장이 되는 꼴을 종종 목격한다. 다수당이 되면 다수결이 곧 민주주의라는 초등학생 만도 못한 논리를 펴기도 하다가 거꾸로 소수당이 되면 길거리로 나가 국회를 내팽개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당리당략에 목숨을 거는 수준이 되면 괴로운 건 국민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정권 말엽에 본인이 직접 사립학교를 운영하거나 또는 사학 운영자 대다수로부터 지지를 받던 야당이 사학 재단에 관련된 문제로 무려 3개월에 걸쳐 등원을 하지 않아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 민생 법안이 개수로만 무려 30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와 같이 국민이 지켜야 하는 정치인을 위한 법 가운데에 ‘공직 선거법’이란 게 있다. 이 얼마나 바보스러운 법인가 하면 그 법 조항 중에 하나가, 우리 나라는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국가이고, 그로써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은 너무도 당연한 것임에도 웃기게도 우리는 특정 시기에는 주권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야 한다는 거다. 우리를 대표해서 나랏일을 꾸려갈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등을 뽑는데 “누구 뽑자, 누구 뽑지 말자” 공공연히 떠벌리면 자칫 쇠고랑을 차게 된다. 여기서도 죄의 경중을 따져 미미하다 생각되면 벌금형이고 과하다 생각하면 콩밥형이다. 실제로 옥에 갇힌다는 이야기다. 왜? 어째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국가에서 선거철만 되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가 위법행위가 되어버렸을까? 그에 대한 핑계로서 정치인들은 선거열기 과열을 이유로 든다. 우리가 만일 동남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곳에 존재하는 신생 독립국 같은 나라였다면 선거열기 과열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선거 당일에 사망자만 수십~수백 명이 발생한다. 선거가 있는 날은 인종분규가 극으로 치닫고 종족분쟁이 절정에 이르는 나라들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프리카 사람이냔 말이다. 우리가 앙골라처럼 ‘낌분두’ 부족이나 ‘오빔분두’ 부족으로 나뉘어 있기라도 한 거냔 말이다.
선거철에 정치 이야기를 못하게 만든 것은 정치인 본인들이다. 정치인 가운데에 의인 없으란 법 없고 정치인이라고 죄다 악인과 범죄자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좀 고를 것은 골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지켜야 하는 법 가운데 공직 선거법은 이러한 정치인 고르기를 못하게 하는 법이다. 속된 말로 구린 곳이 많은 정치인들, 과거에 이런 저런 비리를 잔뜩 저지르고 사람들 눈 밖에 난 정치인들, 민주주의 하랬더니 왕 노릇 하려 들던 기피 대상 영순위 정치인들… 등등, 이런 올바르지 못한 정치인들이 어떻게든 선거철에 여론으로부터의 불이익을 피해보겠다고 만든 법이 바로 지금 우리 나라 공직 선거법이란 이야기다. 즉, 정치와 법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봐도 그렇게 틀린 말이 아니란 것이다. 정치가 법이고 법이 정치라면 어느 때에는 정치 논리가 법 논리에 앞서기도 하지만 어느 때에는 법 논리가 정치 논리에 앞설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군사 반란을 일으켜 친구들 둘이서 사이 좋게 대한민국을 십 수 년을 통치하고도 앞서 언급한 동향 출신 정치인에게 권좌를 물려 주려 했던 철권 통치의 장본인들도 종국에는 콩밥을 드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
이제는 공동 생산도 않고 공동 분배도 않으므로 중국을 두고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지 않을 것이기에 한 마디 거들어 본다. 우리가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배운 중국의 공산화 과정은 ‘마오쩌둥’의 교묘한 술책에 의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당시 한 5억쯤 되던 중국 인민들은 ‘마오쩌둥’에게 기만 당했기 때문에 공산화를 겪어 나라 전체가 빈곤의 나락에 빠져들었다고 아마도 대다수가 이와 같이 배운 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 유명한 대장정도 사실은 정복하러 다닌 것이 아니라 ‘장제스’가 이끌던 국민당 군대에 쫓겨 다녔던 것이 내막이자 진실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쫓겨 가는 곳 마다 식량을 보태주고 자식들을 군인으로 쓰라고 내어주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마오쩌둥’의 붉은 군대가 오히려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를 압도하게 되어 국민당군은 패퇴를 거듭하다가 대만으로 쫓겨 간 것이다. 이 과정을 모른다면 어떻게 그 허접스런 거지 군대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군사원조를 받던 국민당 군대를 이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답을 얻지 못한다. 물론 모두가 아는 것처럼 중국과 대만은 이제 더 이상 대결하는 사이가 아니게 되었다. 양안(중국과 대만을 자국에서는 이렇게 부름) 사이에 군대가 서로 대치하고 경계는 하고 있어도 경제적으로 대만과 중국은 이제 단일 경제권으로 묶여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은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이고 누구의 선택에 의한 것일까? 답은 바로 누구도 아닌 중국 인민들의 선택이자 결단이란 것이다. 비록 남의 나라 일이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민심은 천심이라 하는 것이다. 정치는 민심으로 다스려지는 것이지 결코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란 소리다. 그러니 정치 논리가 법 논리에 앞선다는 말은 “정치 논리가 정치 논리에 앞선다”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우문과 본질 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인 yiin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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