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을 로버트 레버링이 정의하는 신뢰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필자의 짧은 소견에 베트남에서 기업을 경영하시는 독자 여러분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도 꼭 필요한 내용이라 판단되어 신뢰의 3요소라 할 수 있는 ‘믿음(credibility)’, ‘존중(respect)’, ‘공정(fairness)’에 ‘자부심(pride)’과 ‘재미(fun)’를 추가해서 조금 더 현실적이고, 또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같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2회로 나눠서 알아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내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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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credibility)
믿음이란 단어를 쉽게 설명하자면 ‘나를 믿고 따르라’고 했을 때 부하들이 ‘즉시 그리고 온전히 따라올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상사나 최고 경영진이 구성원들로부터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3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서 일관된 행동과 실천을 바탕으로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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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가시성과 접근 가능성이다. 즉 ‘우리 사장은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만이 믿음을 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는 수시로 업무 현장을 방문하여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회사의 경영 현황을 진솔하게 들려주어야 한다.
용무가 있으면 언제든지 내게 오라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기회를 정례화해서 구성원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현대 기아 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현장 경영이 가시성과 접근 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 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 필자의 경우엔 7년 전 베트남에 와서 지사를 설립한 이후 어김없이 매일 아침 8시면 전체 직원들과 아침 미팅을 갖는다. 마치 한국에 있는 보험회사 영업소처럼 모두 일어나 우리가 스스로 만든 10가지 구호를 힘차게 외친 후 본사의 업무방침 및 회사 문화를 소개하며 때론 필자가 읽었던 책 내용 중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요약하여 특별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처음 2년 동안은 열 명도 채 되지 않는 직원들과 매일 아침 평균 5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서로 칭찬합시다’ 시간을 포함 미팅 및 교육을 실시하였고, 그 이후부터 제법 직원들의 숫자가 많아진 오늘까지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30분 정도 시간을 전체 직원들과의 대화와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실제로 신뢰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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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정직성이다.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반드시 정직한 성품을 지녀야 한다. 예를 들면, 작은 행동을 통해 표출되는 언행일치, 기업을 경영하는 철학이나 방침의 언행일치, 사소하지만 직원들과 했던 약속이행 같은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철학이나 방침은 상사를 통해 주로 전달되는데 구성원들로부터 최고경영자가 언행일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전달 과정에 왜곡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최고경영자의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을 통하여 의사소통 과정을 단순화 시키는 업무 프로세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그럴듯한 사훈을 정해서 아름다운 액자 속에 담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곤 한다. 가장 흔한 사훈 중 하나가 ‘정도 경영’, ‘인간 경영’, ‘사회 공헌’ 등인데 기업 내부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위 사훈들과는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내부 구성원들이 자기 회사의 숭고한 경영이념을 생각하며 실천적 의지를 갖고 있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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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이 바로 최고의 경영전략이자 경쟁력임을 잊지 말자.
셋째는 개인적인 역량이다. 상사와 경영진이 부서나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만한 역량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부하들의 입장에서는 믿음을 갖기 어렵다. 역량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 활용하는 능력에서 경영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는 분석 예측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는 상대방이 갖고 있는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힘으로부터 나오는데, 업무에 대한 해박한 노하우, 전체를 총괄하여 조율하는 능력과 판단력 그리고 과감한 추진력 등이 구성원들의 머리를 자발적으로 수그리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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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respect)
회사는 구성원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데 ‘존중’한다는 것 역시 3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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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자기계발의 지원이다. 월급만 주고 끝나는 일터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진 곳에 지나지 않는다. 상사와 최고 경영자는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의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들의 가장 큰 임무는 부하 직원들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더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데 있다. 이 같은 여건이 마련되었을 때 자발적이면서도 협력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는 참여의 보장이다.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부서나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각 구성원이 회사에 대해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참여하지 못하는 구성원은 늘 아웃사이더로 남아 불평과 불만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악성 바이러스 역할을 함으로서 조직의 부담으로 작용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제안제도는 참여를 유도하는 좋은 제도임에는 분명하나 피드백이 없는 경우엔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어 오히려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줄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셋째는 구성원 개인생활에 대한 보살핌이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되는데 ‘회사와 가정의 균형과 조화’라는 측면에서 구성원의 사적인 측면을 회사가 적극적으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서 주로 실시하고 있는 회사 내 보육시설 운영, 휴가 나누기 제도, 유연 근무제, 사내 헬스클럽 및 취미활동 지원, 사내 병원을 통한 사원가족 진료서비스 등을 포함 각 기업의 형편에 맞게 직원들의 사생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며 일의 효율과 성과는 건강하고 평안한 가정과 개인적인 삶의 질의 향상을 통해서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카스법인장 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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